인물 만들기의 첫 단추
이야기를 처음 시작할 때, 많은 사람들은 이런 질문부터 던진다.
“어떤 인물을 만들면 좋을까?”
“이 인물은 어떤 성격일까?”
“매력적인 캐릭터란 어떤 걸까?”
하지만 그보다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
“이 인물은 무엇을 원하는가?”
모든 이야기는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욕망이 인물을 움직이고, 인물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욕망은 서사의 원동력이자, 인물 설계의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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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 없는 인물은 움직이지 않는다
욕망이 없는 인물은 어떤 상황에서도 반응하지 않는다.
갈등이 생겨도 갈등하지 않고, 위기를 맞아도 선택하지 않는다.
욕망이 없기 때문에 어떤 일도 그에게 중요하지 않으며, 중요한 일이 없기 때문에 독자는 그의 이야기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생각해보자.
관객이 몰입하게 되는 영화나 소설 속 주인공은 언제나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그것을 얻기 위해 움직이며, 그 과정에서 상처받고, 때로는 성장하거나 무너지며, 결국 어떤 지점에 도달하는 인물이다.
욕망 없는 인물은 이야기를 만들지 않는다.
욕망이 있어야 행동이 생기고, 행동이 있어야 사건이 벌어지고, 사건이 생겨야 이야기가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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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은 갈등을 만든다
욕망이 있는 순간, 그 인물은 세계와 마찰을 빚기 시작한다.
무언가를 원하면 그것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반드시 생긴다.
그 장애물은 외부에 있을 수도 있고(예: 상황, 타인), 내부에 있을 수도 있다(예: 트라우마, 죄책감, 두려움).
이때 갈등이 발생하고, 그 갈등을 통과하는 과정이 바로 이야기다.
말하자면, 욕망은 갈등을 만들고, 갈등은 행동을 만들고, 행동은 변화를 낳는다.
이 흐름이 바로 서사의 기본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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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물 설계는 ‘욕망’부터 시작한다
그렇다면 질문을 다시 던져보자.
“당신의 인물은 무엇을 원하는가?”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욕망이 크고 선명하며 구체적일수록 이야기의 추진력이 강해진다는 점이다.
“행복해지고 싶다”는 막연한 욕망보다는
“이 도시를 떠나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식으로 보다 서사적으로 구체화된 욕망이 인물을 훨씬 선명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욕망은 반드시 현실적인 것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때로는 무리하거나 허황된 욕망이야말로 더 깊은 드라마를 만들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그 욕망이 인물에게 진짜로 중요하다는 사실, 그리고 그 욕망 때문에 인물이 흔들리고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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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 욕망’과 ‘진짜 욕망’을 구분하라
드라마틱한 인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표면적 욕망과 내면적 욕망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이 둘의 간극이 클수록, 이야기는 더 깊어진다.
• 표면적 욕망: 인물이 겉으로 표현하는 욕망. (예: 돈을 벌고 싶다, 복수하고 싶다, 사랑을 얻고 싶다)
• 내면적 욕망: 사실은 그 욕망 뒤에 숨겨진 진짜 갈망. (예: 인정받고 싶다, 죄를 씻고 싶다, 버림받지 않고 싶다)
좋은 이야기란 결국 이 두 욕망이 충돌하거나, 거짓 욕망을 버리고 진짜 욕망을 발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어떤 인물이 “권력을 쥐고 싶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무력한 자신을 증명하고 싶다”는 내면이 있다면, 독자는 그 인물에게 더 쉽게 감정이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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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의 욕망, 이렇게 설계해보자
인물의 욕망을 설계할 때 다음의 질문들이 도움이 된다.
1. 이 인물은 지금 삶에 어떤 결핍을 느끼고 있는가?
2. 그 결핍을 채우기 위해 무엇을 갈망하는가?
3. 그 욕망을 위해 어떤 행동을 취하는가?
4. 그 욕망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무엇인가?
5. 욕망을 향한 여정 속에서 이 인물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이 질문들은 단순한 캐릭터 소개를 넘어, 인물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을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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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시작은, 욕망을 부여하는 일이다
욕망을 부여하는 순간, 인물은 서사 안에서 살아 움직인다.
그리고 그 욕망이 좌절되고, 왜곡되고, 때로는 실현되는 과정을 통해 이야기는 깊어진다.
이제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단 하나다.
“이 인물은 무엇을 원하는가?”
질문을 던지고, 그 갈망을 따라가 보는 것이다.
그 길의 끝에, 당신만의 서사가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