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9)- 막걸리(5)

2017년 4월 2일

by 초록 라디오

“막걸리가 왜 몸에 좋냐 하면. 자, 봐. 쌀이 들어가잖아. 쌀이 들어가면 좋은 거 아냐? 우리 주식이 뭐야? 뭐야, 대답해봐?”

“쌀이지.”

“그래, 쌀이란 말이야. 막걸리 주성분 역시 쌀이라는 말씀. 자, 이거 봐.”

“백미(수입산) 100%.”

“백미잖아. 백미가 뭐냐 하면. 검색해 봐.”

“백미는 희게 도정한 멥쌀을 말한다고 나오네.”

“그것 봐. 쌀이라니까. 막걸리를 먹으면 밥을 먹는 셈이야.”

“일 리가 있네.”

“일 리가 있는 게 아니야. 예부터 그렇게 먹어왔어. 너, 예전 논밭에서 일할 때 어르신들이 새참 드셨잖아. 그때 뭘 들이켰어?”

“탁주.”

“그래, 탁주가 막걸리야. 새벽에 나와 새참으로 막걸리를 드셨단 말이야. 왜, 왜 막걸리를 드셨을까? 든든하거든. 배가 든든해져. 쌀이 들어있기 때문이야.”

“밀가루로 만드는 막걸리도 있던데.”

“너, 머리가 그렇게 둔해서 어쩌냐. 막걸리를 쌀로 만들었든 밀가루로 만들었든 배부른 건 마찬가지잖아. 밀가루는 영양가 없어, 배 안 불러? 솔직히 말해서 막걸리를 왜 밀가루로 만들었어? 혼분식 장려운동 때문 아니냐. 그전까지 다 쌀로 만들었잖아. 대체 재료로 막걸리를 쓴 거고 그렇다고 막걸리의 맛이나 영양분이 변했을까? 그렇지는 않을 거란 말이야. 배부른 건, 마찬가지잖아.

“그래, 큰 차이는 없으니까.”

“가게에서 파는 막걸리 사서 먹어봐. 백미로 만든 거, 밀가루로 만든 거, 백미와 밀가루 합쳐 만든 거, 맛에 차이가 거의 없어. 뭐, 민감한 사람이야 다르다고 하겠지만. 나 같은 사람은 차이를 못 느껴. 나는 막걸리를 맛으로 먹지 않거든. 나는 막걸리를 멋으로 먹어. 캬아 삼키는 멋, 목을 타고 흐르는 멋, 입안에 남는 텁텁한 멋. 이것저것 먹어봤어도 맛 거기서 거기야. 무슨 맛, 무슨 맛 치장한 게 있던 데 나한테는 안 맞아. 멋이 부족해. 꿀꺽하고 시원하게 넘어는 멋이 부족하더라고.”

“맞는 말이야. 말 나온 김에 막걸리나 한잔 하러 가자고.”

“이 시간에 밥을 먹어야지 무슨 술이야? 한국인은 밥심으로 사는 거 몰라.”

“밥 먹으면서 막걸리로 반주하면 되잖아.‘

“무슨 소리야. 밥은 밥이고 술은 술이지. 이거 술주정뱅이 구만.”

“아니, 지금까지 막걸리에 쌀에 늘어놓더니 무슨 소리야.”

“너, 아직 멀었구나. 실전은 실전, 이론은 이론이야. 구분할 줄 알아야지. 아직도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냐?”

“뭔 개떡 같은 소리야. 이 우라질 놈.”

“그러니까 니가 3류 소리를 듣는 거야. 고급은 눈빛만으로 가치를 선별할 수 있어야 해.”

“뭔 개떡 같은 소리를 계속하고 있어. 혼자 고상한 척 다 씨불이고 책임 안 지려고 뒤로 쏙 빠져.”

“이그, 안 됐다.”

“어처구니가 없네. 나, 간다.”

“....”

“막걸리만세님이 대화방을 나가셨습니다.”

“....”


“양조장아들님이 대화방을 나가셨습니다.”


(출처: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