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18일
술이 익을 때가 되었습니다.
항아리에 씌운 츄리닝 벗겼습니다.
뚜껑도 내렸습니다.
툭, 툭, 툭.
끊는 강도가 시원치 않습니다.
지게미도 삭아서 내려앉아야 하는데 둥둥 떠있습니다.
냄새도 신통찮습니다.
나무주걱으로 휘저었습니다.
분위기가 좋은 편이 아닙니다.
맛을 보았습니다. 아이, 셔.
십니다.
식초만큼 십니다.
몸서리가 쳐집니다.
술 만들기에서 시다는 것은 실패를 뜻한다 했는데 불안합니다.
잠시 고민하다 뚜껑을 닫고 츄리닝을 입혔습니다.
조금 더 기다려볼 요량입니다.
지게미가 가라앉지 않은 것을 보면 좀 더 놔둬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십니다.
술이 익느냐, 실패하느냐가 당면 과제입니다.
며칠 지켜보겠습니다.
되면 좋은 거고, 안되면 뭐 식초 만들어 먹는다고 생각하겠습니다.
식초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항아리 반이 넘는 양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신 맛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건 너무 많은 양입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아직 안 익은 겁니다.
시간이 지나고 맛있게 익을 겁니다.
한 잔 시원하게 넘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잘 익을 겁니다.
잘 익어라.
잘 익어라.
반갑습니다.
어서 오세요.
술 익는 마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이리 앉으세요.
한 잔 받으시고요.
술 익는 마을에 잘 오셨습니다.
이거 드셔 보세요.
이놈도 잘 익었습니다.
술 익는 마을에 누구든 오실 수 있습니다.
맘껏 춤추셔도 됩니다.
시원할 때까지 울보가 되어도 좋습니다.
술 익은 마을에 차별이 없습니다.
잔 부딪히는 소리에 깹니다.
한 잔, 두 잔, 시름을 털고 가세요.
술 익는 마을이 시끌벅적합니다.
‘아버지 막걸리’라는 노래를 들었습니다.
노래를 하는 음악인에게 미안하지만 김광석 분위기가 풍깁니다.
이헌승의 2012년 싱글앨범 [아버지 막걸리]에서 ‘아버지 막걸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