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사례 1) Mayday와 Gunshy
오래전 일입니다. 아마 5월이었을 겁니다.
레코드점에서 구경하다 제목이 하나 눈에 띄었습니다.
메이데이(Mayday)이었습니다.
5월 1일, 노동자의 날, 옳다구나 구입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살펴보니 그 메이데이가 아니었습니다.
앨범 커버에 비행기가 추락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5월을 뜻하는 메이데이가 아니라 비행기 추락할 때 보내는 구조신호 메이데이이었습니다.
그렇게 잊힌 앨범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다른 앨범 꺼내다 메이데이 앨범을 보게 되었습니다.
메이데이, 지금도 활동하는지 궁금해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어처구니없게도 이들의 이름은 메이데이(Mayday)가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앨범 제목이라고 알고 있었던 건샤이(Gunshy)가 이들의 진짜 이름이었습니다.
‘Mayday/Gunshy’를 평소대로 밴드 이름/앨범 제목이라고 읽었던 겁니다.
그랬으니 ‘밴드 메이데이’가 검색될 리 만무이었습니다.
20여 년이 지나 메이데이의 앨범이 건샤이의 앨범으로 제자리를 찾은 셈입니다.
본의 아니게 이름을 혼동한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사례 2) ELO와 ELP
영어권 사람들도 많이 헷갈린다고 합니다.
ELO(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Electric Light Orchestra))와
ELP(에머슨, 레이크 앤 파머(Emerson, Lake & Palmer))는
영국 출신 락 밴드로
1970년 같은 해 데뷔했으며
둘 다 실험성 강한 음악을 하는 밴드입니다.
ELO와 ELP를 제시하며 구분하라고 하면 순간 멈칫하게 됩니다.
이 문제는 알파벳 하나하나 읽어 푸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오래된 숙제로 아직 명확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 EPL(English Premier League)이 붙으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집니다.
사례 3) Great White 그리고 White Lion
그레이트 화이트(Great White)와 화이트 라이언(White Lion)도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활동 시기가 비슷했고 음악도 비슷해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거기에 이름까지 흡사해 매번 곤혹입니다.
대표곡이 그나마 기억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그레이트 화이트의 대표곡은 1989년 4집 [...Twice Shy]에 있는 ‘Once Bitten, Twice Shy’입니다.
화이트 라이언은 1987년 2집 [Pride]의 ‘When The Children Cry’가 대표곡으로 꼽힙니다.
그레이트 화이트와 화이트 라이언 사이에 락 밴드 라이언(Lion)이 합세하면 구별은 더욱 오리무중이 됩니다.
그레이트 화이트와 화이트 라이언 관계에 라이언을 끌어들이는 건 자학과 다름이 없습니다.
웬만하면 라이언까지 손대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사례 4) 크리스털
크리스털 바이퍼(Crystal Viper)
크리스털 레이크(Crystal Lake)
크리스털 어비스(Crystal Abyss)
크리스털 포레스트(Crystal Forest)
크리스털 볼(Crystal Ball)
크리스털 아이즈(Crystal Eyes)
크리스털 티어즈(Crystal Tears)
크리스털 피닉스(Crystal Phoenix)
크리스털 레인(Crystal Rain)
크리스털 캐슬스(Crystal castles)
크리스털 윈즈(Crystal Winds)
크리스털 나이트(Crystal Knight)
크리스털 게일(Crystal Gayle)
크리스털 워터스(Crystal Waters)
크리스털 디스토션(Crystal Distortion)
크리스털 파이터스(Crystal Fighters)
크리스털 다크니스(Crystal Darkness)
크리스털 클리어(Crystal Clear)
크리스털 루이스(Crystal Lewis)
판도라의 상자를 건드린 모양새입니다.
사례 5) 식별
식별이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이게 저것 같고, 저게 이것 같아, 제대로 하고 싶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가수 마야, 거미 그리고 진주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체리필터와 럼블피쉬도 같은 증상입니다.
가끔 강산에를 윤도현으로 들을 때가 있습니다.
체리필터와 럼블피쉬가 왜 구별되지 않는지 이상할 따름입니다.
자막에 체리필터라고 나와 있는 데도 럼블피쉬로 읽습니다.
마야, 거미, 진주는 이름 밝히지 않는 한 누가 누구인지 짐작하지 못합니다.
먹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산에와 윤도현은 핑계가 아니고 어떤 노래에서 목소리가 거의 비슷하게 나옵니다.
이거야 강산에지 했는데 윤도현이라고 해서 멋쩍었던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블라인드 테스트라는 것이 있습니다.
음료 회사에서 자주 하는 마케팅 방법입니다.
자사 음료, 타사 음료를 한 데 놓고 마시게 합니다.
눈을 가려 맛으로 판단하라고 요구합니다.
자사 음료에 손이 더 많이 올라갔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자사 음료가 더 뛰어난 제품이라는 논리를 폅니다.
오디오나 스피커 회사에서도 블라인드 테스트를 마케팅의 일원으로 활용합니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가수에 적용할 수도 있겠다 생각합니다.
TV 프로그램 ‘히든싱어’같이 말입니다.
조건이 있습니다.
참가 최대 인원은 3명입니다.
노래는 신곡이어야 합니다.
모창, 즉 상대를 흉내 내는 행위 역시 금물입니다.
밀폐된 공간에 가수를 세웁니다.
상대 가수의 노래를 듣지 못하도록 합니다.
1절은 1번 방 가수가, 2절은 2번 방 가사가 부르는 겁니다.
3명일 때는 악보 소절로 나눠 분배합니다.
특성상 2명이 적당합니다.
본인의 방식으로 노래를 해석하고 판정단이 결과를 내립니다.
사전에 가수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목소리나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알려진 인물을 섭외합니다.
블라인드 테스트로 목소리의 주인공을 맞추는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식별의 어려움이 있는 가수를 떠올리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떠올렸습니다.
재미는 그렇게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이 음료의 이름을 알고 계십니까?
미란다
아닙니다
이 음료의 이름은 놀랍게도 미린다입니다
이 포크 듀오의 이름을 알고 계십니까?
제주소년
아닙니다.
이 포크 듀오의 이름은 놀랍게도 재주소년입니다
1) 본격적인 데뷔를 위해 두 사람은 데모테이프를 각 음악 레이블에 돌렸고, 당시 문라이즈 레코드의 수장이었던 김민규가 이들을 발탁했다. 재주소년이라는 이름은 김민규가 지어준 것으로, 두 멤버 모두 제주도에 있는 대학을 다닌다는 점에 착안한 것. (출처: 나무위키)
2) 초등학교 시절부터 친구인 박경환과 유상봉은 ‘재주소년’(재주(才操)의 ‘재’와 제주(濟州)의 ‘주’)을 결성하고, 데모테이프를 통해 그들의 뛰어난 음악성을 알아본 문라이즈 레이블을 통해 2003년, 데뷔앨범 [재주소년(才洲小年)]을 내놓았다. (출처: 뮤직랜드)
여태 이들의 이름을 제주소년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앨범을 꺼내고 잠시 생각했습니다.
재주소년? 제주소년 아닌가? 다른 사람인가? 제주소년 같은데.
잘못 꺼낸 건가? 맞나? 제주소년이 아니고 재주소년이었나?
지금껏 재주소년을 제주소년이라고 알고 있었던 건가.
미린다만큼 재주소년은 충격이었습니다.
옛말에 진실은 언제가 빛을 본다 했습니다.
그런 뜻에서 감격스럽고 뭉클한 하루입니다.
재주소년의 2010년 4집 [유년에게] 잘 들었습니다.
(참고자료)
나무위키, 재주소년
뮤직랜드, 재주소년
The Metal Archives, Crystal
Maniadb, Crystal
Discogs, Cryst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