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2016년 미국의 한 법원에서 판결한 내용입니다.
락밴드 스피릿(Spirit) 측이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을 표절 혐의로 고소한 재판이었습니다.
레드 제플린이 ‘Stairway To Heaven’ 인트로에 스피릿의 곡 ‘Taurus’의 일부를 차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배심원은 만장일치로 저작권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립니다.
이에 대해 스피릿 측은 상고를 신청했고, 레드 제플린은 배심원의 양심적인 판결에 기쁘며 팬들의 지지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스피릿의 ‘Taurus’가 1968년, 레드 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은 1971년에 나왔으니 아주 오래 묵은 문제이었습니다.
어느 한쪽은 판결에 만족하며 안도하고 다른 한쪽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다시 법정싸움을 준비하고, 음악계도 일반인이 사는 사회와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레드 제플린이 원고 측에 재판비용을 청구하겠다며 으름장을 놓는가 하면, 스피릿은 정작 당사자인 저작권자가 고인이 된 탓에 대리인들이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등 지저분한 진흙탕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레드 제플린 표절 사건에 가수 전인권의 표절 문제가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그의 노래 '걱정말아요'를 두고 독일 락밴드 블랙 푀스(Black Fooss)의 ‘Drink doch eine met’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전인권은 2017년 4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면서도 표절한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표절 의혹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걱정말아요’와 ‘Drink doch eine met’은 전인권의 주장과 달리 유사점이 많습니다.
곡의 앞부분도 의심이 되지만 코러스에서 비슷한 진행이 나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설명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최근 표절이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되었습니다.
표절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슬기롭게 처리하는 방법은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 해결해야 한다는 겁니다.
‘표절’은 법률 용어로 ‘저작권 침해’입니다.
현행법상 저작권 침해에 대한 책임은 형사와 민사로 갈라진다고 합니다.
만약 의도적인 행위이었다면 형사법에 따라야 하고, 의도 없이 실수로 한 표절일 경우에는 민사로 다루어집니다.
표절 사건의 대부분은 형사를 피해 민사로 치러집니다.
민사로 처리 가능한 문제를 굳이 형사로 가서 일을 크게 벌일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고의성을 입증해야 하는 문제도 형사의 걸림돌 중 하나입니다.
외국 사례를 살펴보면 억울하지만 빨리 끝내기 위해 민사로 처리하는 경우와 법을 거치지 않고 당사자 간의 합의를 통해 문제를 무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사나 합의나 표절 문제 해결에는 배상금과 저작권 분할이 뒤따릅니다.
라디오헤드(Radiohead)는 ‘Creep’이 홀리스(The Hollies)의 ‘The Air That I Breathe’를 표절했다는 의혹에 법정다툼 선택했고, 결국 저작권을 분할하며 사건을 마무리했습니다.
레드 제플린은 ‘Whole Lotta Love’로도 고초를 겪었습니다.
문제 제기한 음악인을 공동작곡자 명단에 올리는 것으로 해결을 보았습니다.
콜드플레이(Clodplay)도 표절에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미국의 기타리스트 조 새트리아니(Joe Satriani)는 어느 날 팬들이 누군가 당신의 음악을 표절해 쓰고 있다는 말을 듣습니다.
조 새트리아니는 콜드플레이 측에 ‘Viva la Vida’가 ‘If I Could Fly’를 표절했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처음 콜트플레이의 반응은 그런 일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조 새트리아니는 법정으로 문제를 가져가겠다며 강수를 놓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법원은 양쪽 합의로 사건을 마무리되었다며 기각 처분을 내렸습니다.
어떤 조건이 오고 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여기서도 합의가 해결책으로 나옵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표절을 뜻하는 ‘Plagiarism’을 치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결과가 나옵니다.
어느새 표절은 우리 사회의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국내도 예외가 아닙니다.
음악 프로듀서 프라이머리의 표절 의혹이 한때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무한도전에서 발표한 ‘I Got C’를 두고 프라이머리 측과 표절당했다는 카로 에메랄드(Caro Emerald) 측의 공방이 있었습니다.
임재범의 ‘이 밤이 지나면’도 미국 가수 폴 영(Paul Young)의 ‘Everytime You Go Away’를 표절한 것으로 결론이 난 바가 있습니다.
표절 문제는 계속 불거질 것으로 보입니다.
법에서 표절을 의식적인 행위, 무의식적인 행위로 나눠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과연 창작물을 제3자가 의식과 무의식으로 가릴 수 있을지가 의문이고, 그렇다고 양보를 하더라도 그것의 입증이 가능한가도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지루한 법정 다툼 역시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을 제쳐놓고 합의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언급했듯이 두둑한 돈뭉치와 저작권 인정이라는 떡이 있어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레드 제플린의 표절 문제가 어떻게 결론이 날지, 전인권이 표절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지켜보면 갑갑할 따름입니다.
(참고자료)
BBC, Plagiarism
연합뉴스, 2017년 4월 26일 기사
Wikipedia, Plagiar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