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음악 경험

나비 1

하트의 ‘Dog & Butterfly’

by 초록 라디오

호접지몽(胡蝶之夢)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덧없는 인생, 왜 그리 집착을 하는지
너, 나비야?
나, 나, 내가 나비야.
내가 나비라고.
왜? 나비 하고 싶어.
왜, 왜, 왜?
내가 나비야.

미국 하드락(Hard Rock) 밴드 하트(Heart)의 1978년 4집 [Dog & Butterfly] 커버에 나비가 나옵니다.
뚫고 나올 마냥 역동적인 그림입니다.
마당 한가운데서 나비를 쫓는 개의 모습이 그려있습니다.
전체적인 모양으로 보았을 때 서양보다 동양 감성이 강하게 나는 그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Amazon)


우리말로 하면 ‘개와 나비’가 될 것입니다.
호접지몽(胡蝶之夢) 티를 내 보겠습니다.
개가 나비인가, 나비가 개인가.
덧없음은 여기나 거기나 매한가지.
하트 이들이 호접지몽을 알았던 것일까, 앨범 커버를 맡은 이가 알아서 그린 것일까?
동양의 사고 범주에서 ‘개와 나비’는 언제인지 모르지만, 어디서 인지 모르지만 언제가 한 번 보고 들어 얼핏 알고 있는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게 정확하지 않아도 관계없습니다.
대충이라도 알고 있어 의미가 통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와 나비’, 이건 호접지몽과 통하는 게 있습니다.
동양의 사고 틀에서 이 둘은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나비가 되든, 개가 되든 무관합니다.
그 자체로 뜻이 통하면 목적이 달성되는 것입니다.
동양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말입니다.


앨범 [Dog & Butterfly] 커버의 느낌은 동양에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이들이 호접지몽을 알고 의도한 것이냐고 물었던 것입니다.
가끔 동양 문화에 심취해 앨범이나 곡으로 그때 심정을 남기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주변을 살펴보았을 때 하트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듯합니다.
무엇이 이들에게 이런 영감을 주었을까.
앨범 [Dog & Butterfly]과 노래 ‘Dog & Butterfly’는 우연의 결과일까.
몇 번을 들여다보아도 예전 민화(民話) 느낌이 드는 건 편견 때문일까.
하트라는 밴드를 어떨 때 그저 그렇다가 어떨 때는 대단하다 느끼는 게 이런 불확실한 인식 탓이 아닌가 하고 되묻게 됩니다.
서양인이 부르는 ‘Dog & Butterfly’, ‘개와 나비’ 그리고 가끔 ‘호접지몽’이라고 읽는 노래가 낯설지 않다는 건 기분 탓이 아닐 것입니다.
흥미로운 앨범이고 흥미로운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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