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크눌프 8

헤르만 헤세의 소설 [크눌프]를 읽고

by 초록 라디오

2. 소설 [크눌프] (2)


1) 이른 봄 (1)

‘이른 봄’에서 크눌프는 세상을 즐깁니다.

일반적으로 연인을 만나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자식 낳고 살아가는 시기, 크눌프는 보통 사람과 다른 세상살이를 합니다.

‘이른 봄’에 그의 일상이 공개됩니다.


‘똑, 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봄이 시작합니다.

봄은 계절의 시작으로 상처의 치유, 부활, 생명, 깨어남, 기지개를 뜻합니다.

봄은 겨울의 추위를 운명으로 받아들입니다.

봄은 대지, 땅, 벌판, 초원에서 혹한을 견디며 때를 기다립니다.

동지(冬至)를 거쳐 소한(小寒), 대한(大寒)의 매서운 추위를 딛고 입춘(立春)을 맞습니다.

입춘은 1년 24절기 중 하나로 정월의 절기입니다.

보통 양력으로 2월 초순 즈음입니다.

글자 그대로 봄이 시작되는 날로 동쪽에서 바람이 일어 얼음을 녹이고 동물들의 겨울잠을 깨운다고 했습니다.

봄은 처음, 출발, 시작으로 풀이됩니다.


크눌프의 봄 역시 출발을 의미합니다.

소문으로 추정컨대 크눌프의 떠돌이 생활은 꽤 오래된 것 같이 보입니다.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친구를 만들었고, 인연을 쌓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느 곳에 발을 내딛더라도 받아주는 친구가 있습니다.

친구는 크눌프를 만나 반갑습니다.

그가 자신의 친구라는 사실에 기쁨을 나타냅니다.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는 친구를 두어 뿌듯하기까지 합니다.

마치 자신이 크눌프가 된 것 같이 어깨를 으쓱거립니다.

친구로서, 멋쟁이로서 크눌프를 극진히 대접합니다.

잠자리를 제공하고 맛있는 음식을 내고 술도 한잔 권합니다.

자기 집같이 지내라고 호통하게 웃기도 합니다.


크눌프는 친구의 씀씀이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여태 그런 대접을 받아왔기에 특별한 것도 없습니다.

고마움을 따로 표현하지 않습니다.

어딜 가든 그를 반갑게 맞아주었고, 격의 없는 친구로 대해주었습니다.

그는 친구들의 자랑이었고 부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앞에서 뒤에서 크눌프를 치켜세웠습니다.

크눌프의 출발은 순조로웠습니다.

가는 곳마다 웃음이 일고 딛는 땅마다 꽃이 피는 듯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