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크눌프 82

헤르만 헤세의 소설 [크눌프]를 읽고

by 초록 라디오

3. 끝 (32)

⑦ 장송곡- 1

떠난 사람을 위해 장송곡(葬送曲) 한 곡 올립니다.

프랑스 작곡자 장 시벨리우스(Jean Sibelius)의 관현악 소품 ‘슬픈 왈츠 작품번호 44 제1번(Valse Triste Op.44, No.1)’입니다.

‘슬픈 왈츠’는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합니다.

¾박자 느리고 슬픈 왈츠에 슬픈 사연이 슬픔을 더합니다.

연극 음악으로 쓰려고 작곡했다가 나중에 큰 인기를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음악만큼 사연이 슬픕니다.


‘한 꼬마가 아픈 엄마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스르르 잠이 들자 어두웠던 방안이 환해집니다.

멀리서 음악이 다가옵니다.

엄마가 일어나 왈츠에 춤을 춥니다.

보이지 않는 춤꾼들이 엄마 곁으로 모입니다.

엄마가 침대에 쓰러집니다.

음악이 멈춥니다.

다시 춤을 추려는 엄마, 안간힘을 다합니다.

격정이 일고 절정에 다다릅니다.

똑똑, 그리고 방문이 열립니다.

절규, 춤꾼의 퇴장, 음악의 단절. 문지방을 건너는 죽음.’


외로움이 짙어 노래로 위안 삼습니다.

극(極)과 극(極)은 통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슬픔에 슬픔을 더해 슬픔을 가리려 합니다.

시벨리우스의 ‘슬픈 왈츠’는 죽음으로 막을 내립니다.

아이가 등장하고 병든 엄마의 모습이 비칩니다.

환해지며 음악이 나옵니다.

왈츠입니다.

엄마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춤꾼이 등장합니다.

왈츠가 힘을 얻을 즈음 엄마가 쓰러지고 정막이 찾아옵니다.

다시 일어나 춤추는 엄마, 절정에 이르기 직전 방해가 입니다.

모두 퇴장하고 죽음이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크눌프를 위한 장송곡으로 ‘슬픈 왈츠’가 제격입니다.

‘슬픈 왈츠’는 크눌프 장(葬)의 상엿소리입니다.

상엿소리는 망자를 상여에 태우고 가는 길 잘 가고 극락왕생(極樂往生)하길 바라며 부르는 노래이며, 동시에 남은 사람들의 슬픔을 달래고 위로하기 위해 부르는 노래입니다.

죽음으로 죽음을 잊고자 하는 의지와 가는 사람 붙잡지 말라는 간절함이 한데 묻어있습니다.


출처: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