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llica: 신보

2016년 12월 12일

by 초록 라디오

메탈리카(Metallica)가 10집 [Hardwired... To Self-Destruct]를 발표했습니다.

전작 [Death Magnetic]이 2008년 나왔으니 8년 만에 선보이는 앨범입니다.

앨범 제작 소식이 전해지면서 걱정과 기대가 일었습니다.


과연 메탈리카가 어떤 음악을 낼 것인가,
팬들의 의향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
이미 힘 빠진 메탈리카 아닌가,
[Death Magnetic]의 탄력을 무시할 수 없지 않은가,
소장할 만한 앨범을 낼 것인가,
이전 앨범과 역학관계는 어떨 것인가 등등.


포장지를 벗긴 [Hardwired... To Self-Destruct]는 CD가 두 장 들어있는 흰색 디지팩 앨범이었습니다.

같은 색의 디지팩이었던 [Death Magnetic]과 일관성을 갖고 있었습니다.

앨범을 펼쳤습니다.

3절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1.jpg


가운데와 오른쪽에 CD1, CD2가 꽂혀있습니다.

익숙한 탓에 지금껏 무심코 넘겼던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메탈리카 로고가 바뀐 겁니다.

1집 [Kill ′Em All]부터 9집 [Death Magnetic]까지 쓰던 로고가 사라지고 새로운 로고가 등장했습니다.

이 로고는 [Hardwired... To Self-Destruct] 발표 시기와 맞물려 흥미로운 현상을 낳습니다.


메탈리카가 정규앨범을 CD 2장으로 구성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전까지 2장의 LP로 발표한 앨범 [... And Justice For All]과 [Metallica]가 있기는 했지만, 2장의 CD는 없었습니다.

[... And Justice For All] 같은 경우 왜 두 장으로 나누어 냈느냐는 질문에 ‘음질’ 때문이라고 답했고, 그럴 수도 있겠다 받아들였습니다.

CD는 접근방식이 다릅니다.

디지털로 저장되는 매체이기 때문에 곡이 많고 적고 관계없이 규격이 동일하면 균일한 음질을 내는 장치입니다.

음질을 고수하기 위해 나눠 담았다는 말은 통하지 않습니다.

러닝 타임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일반 음악 CD는 샘플링 레이트 44.1KHz에 16bit PCM 스테레오 2 채널 규격을 갖습니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의 [교향곡 9번(Symphony No.9)] 러닝 타임에 맞춰 CD 저장 공간을 맞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것이 74분입니다.
이후 조금 늘려 최대 80분까지 늘렸다고 합니다.


이에 따르면 메탈리카의 [Hardwired... To Self-Destruct]는 경계선에 있습니다.

이 앨범의 러닝 타임이 77분 30초입니다.

74분과 80분, 77분 30초, 아슬아슬하게 걸리는 러닝 타임입니다.

최대 80분 가능한 CD 한 장으로 가능했는데, 두 장으로 제작한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음질 때문일까?

최근 90분짜리 CD도 나온 마당에 음질 탓하는 건 통하지 않습니다.

이들의 6집 [Load]가 78분 59초입니다.

CD 한 장으로 말입니다.

[Load]는 용량을 꽉 채워 완성한 겁니다.

[Hardwired... To Self-Destruct]가 두 장으로 나온 이유에 대해 설명이 필요했습니다.



1. 특이점

1) 레이블

메탈리카는 2012년 후반 독립 레이블인 블랙큰드(Blackened Recordings)를 설립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레이블을 만들면서 이전 회사인 워너 레코드(Warner Bros. Records)에서 정규앨범에 대한 권리를 승계받았습니다.

이것은 창작자가 1차, 2차 저작권을 갖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건이 갖춰지자 메탈리카는 주저 없이 앨범 재발표를 추진했습니다.

2012년 라이브 앨범 [Quebec Magnetic]을 시작으로 2016년 11월 라이브 앨범 [Live Metallica: Webster Hall In New York, NY]까지 블랙큰드를 활용해 내놓았습니다.

영화관에서 상영되었던 [Through The Never] 역시 블랙큰드 이름 아래 나온 앨범입니다.


이번 앨범 [Hardwired... To Self-Destruct]도 블랙큰드에서 발표되었습니다.

[Hardwired... To Self-Destruct]는 블랙큰드에서 나온 메탈리카 첫 번째 앨범입니다.

거대 음반사 눈치 보지 않고 자신들의 회사에서 낸 첫 번째 정규앨범입니다.

이 점을 눈여겨봐야 할 겁니다.

거대 음반사와 자기 회사의 차이는 방향성을 둘러싼 갈등, 상업성을 대하는 태도 등 여러 요소가 있을 수 있습니다.

헛된 일인지 알고 있지만 [Death Magnetic]이 블랙큰드에서 나왔으면 어땠을까 생각합니다.

어느 선에서 치고 올라가지 못한 채 머뭇하던 [Death Magnetic]가 안쓰러웠기에 하는 이렇게 되물었습니다.

한 발자국 더 나갔으면 아쉬움이 남는 앨범이었습니다.


메탈리카는 이번 앨범을 최근 추세에 맞춰 여러 형태로 발표했습니다.
CD 2장짜리, CD 3장짜리, LP 2장짜리, LP 3장과 CD 1장짜리 그리고 디지털로 내놓았습니다.
소장용으로 LP 구매가 늘면서 앨범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을 [Hardwired... To Self-Destruct]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블랙큰드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한 사람은 메탈리카 홈페이지에서 ‘스토어’ 목록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2) 커크 해밋

[Hardwired... To Self-Destruct]가 나오기 전, 이상한 소문이 돌았습니다.

기타리스트 커크 해밋(Kirk Hammett)이 작곡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소문은 점점 확산되었습니다.

그룹 내 커크 해밋의 존재까지 거론될 지경이었습니다.

그가 인터뷰에서 소문에 답을 했습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번 앨범 작곡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해명하겠다.
생각날 때마다 기타 리프를 핸드폰에 저장해 두었는데, 공항에서 그것을 잃어버렸다.
어떻게든 찾으려 했는데 안됐다.


커크 해밋이 [Hardwired... To Self-Destruct] 작곡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없었던 이유가 밝혀졌습니다.

그가 작곡에 참여하지 않은 앨범은 하나 더 있습니다.

1집 [Kill ′Em All]입니다.

커크 해밋은 데이브 머스테인(Dave Mustaine)을 대신해 메탈리카의 기타리스트로 들어옵니다.

그때가 1983년으로 앨범에 들어갈 곡이 완성된 다음이었습니다.

[Kill ′Em All]에 데이브 머스테인 작곡, 커크 해밋 연주인 까닭은 이런 연유입니다.

핸드폰을 잃어버려 작곡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해명이 개운치 않습니다.

지금까지 보아온 메탈리카에서 커크 해밋의 위상을 생각해보자면 많이 아쉽습니다.

한 밴드에서 30년 넘게 활동한 뮤지션이 지금껏 잘 써오다가, 소재를 적어둔 노트가 없어져 공백으로 남길 수밖에 없었다.

꺼림칙합니다.


3) 싱글

2008년 전작 [Death Magnetic]과 2016년 이번 앨범 [Hardwired... To Self-Destruct] 사이에는 8년의 틈이 있습니다.

8년이 겉에서 보기에 긴 시간이었으나 메탈리카에게는 앨범과 앨범 사이에 있는 간격에 불과했습니다.


메탈리카 홈페이지에 있는 ‘타임라인’ 목록을 참고해 그동안 있었던 굵직한 사건을 적었습니다.

2008년 12월: 싱글 ‘All Nightmare Long’ 발표

2009년 2월: 그래미 2개 부문 수상(Best Recording Package, Best Metal Performance)

2009년 4월: 락앤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

2010년 6월: The Big 4 공연, 영화관에 생중계

2011년 11월: 앨범 [Lulu] 발표

2011년 12월: 메탈리카 결성 30주년 기념 공연

2011년 12월: 샌프란시스코 메탈리카의 날 선포

2012년 6월: Orion Festival 개최

2012년 12월: [Quebec Magnetic] 발표

2013년 9월: [Metallica: Through The Never] 발표

2013년 12월: 남극 공연 실현

2015년 4월: 1982년 데모 테이프 [No Life ′Til Leather] 발표


공연 일정입니다.

2008년-2010년: World Magnetic Tour

2011년: 2011 Vacation Tour

2012년: 2012 European Black Album([Metallica]) Tour

2012년: El Arsenal Completo/The Full Arsenal

2013년: Summer Tour 2013

2014년: Metallica By Request

2015년: Metallica Lords Of Summer

2016년: WorldWired Tour


2011년 베이시스트 로버트 트루질로(Robert Trujillo)가 새 앨범 곡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히면서 언제 앨범이 나올지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2013년 드러머 라스 울리히(Lars Ulrich)는 [Death Magnetic] 연장선상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서서히 신보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2014년 초 디지털 싱글 ‘Lords Of Summer’를 발표합니다.

이 곡이 도화선이 되어 논의가 본격화합니다.

현재 메탈리카의 모습인가, 새 앨범의 방향을 제시하는가, 정해진 바 없이 싱글은 싱글일 뿐이다, New Single의 의미는 무엇인가, ‘Lords Of Summer’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


앨범에 앞서 발표하는 싱글은 보통 대표성을 가집니다.
싱글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국내와 견주어 영미 권에서 싱글은 앨범 못지않은 대접을 받습니다.
싱글과 앨범 시장이 독립되어 운영되고 통계도 따로 잡힙니다.
싱글의 성공이 앨범의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지만 싱글의 판매량이 얼마이냐를 두고 앨범 성공을 가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메탈리카의 ‘Lords Of Summer’는 의문을 갖게 만드는 곡이었습니다.

라스 울리히가 말한 연장선상으로 받아들일 때 아쉬운 부분이 있었고, 싱글의 대표성으로 들었을 때 완성도가 성에 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보컬, 기타의 제임스 헷필드(James Hetfield)가 공연장에서 신곡이라며 소개했을 때, 관객들의 반응이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공연장에서 듣는 것과 앨범, 파일로 듣는 건 체감 상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Lords Of Summer’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만약 ‘Lords Of Summer’를 좋게 들었으면 메탈리카의 싱글 하며 떠들었을 겁니다.

여기저기서 치켜세웠을 겁니다.

‘Lords Of Summer’ 공개 후 반응은 미지근했습니다.

앨범으로 치면 [St. Anger] 정도,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2016년 11월 앨범 발표에 앞서 2016년 8월 메탈리카가 새로운 싱글 ‘Hardwired’를 공개했습니다.

유튜브에 올라온 ‘Hardwired’에 즉각 반응이 일었습니다.

오랜만에 맛보는 메탈리카의 공격성, 질주감에 댓글이 줄을 이었고, 새 앨범의 기대감이 높아졌습니다.

영상에 달린 댓글은 ‘좋아요’가 주를 이루었고, 후련하다는 내용이 눈에 자주 띄었습니다.

이들은 ‘Hardwired’ 공개 즈음 앨범 예약주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앨범 수록곡도 공개를 했습니다.

수록곡을 본 사람들은 ‘Hardwired’가 몇 번 곡인지를 확인했을 겁니다.

‘Hardwired’는 타이틀곡이었습니다.


메탈리카는 두 가지를 노렸을 겁니다.

‘Hardwired’로 분위기 띄워 놓고, 그 분위기로 선주문을 이끌어내는 전술이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Hardwired’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으면 실행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선발주자로 내세울 수 있었던 것이고, 얼굴마담으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메탈리카의 전술은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데이터로 증명하기는 어렵지만, ‘Hardwired’의 등장이 [Hardwired... To Self-Destruct] 성공을 이끌어냈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얼마 없을 듯합니다.

‘Hardwired’는 전술의 승리였습니다.


2016년 9월 26일 메탈리카는 두 번째 싱글 ‘Moth Into Flame’를 발표했습니다.

‘Hardwired’로 한층 달아오른 분위기가 이 곡으로 잠시 가라앉습니다.

‘Moth Into Flame’가 기대 이하이거나 ‘Hardwired’가 뜻밖의 물건으로 기준치가 높아졌기 때문일 겁니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Hardwired’가 일으킨 결과입니다.

첫 주자를 기준으로 삼는 관습 탓에 앞으로 나올 곡들은 모두 ‘Hardwired’를 통해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Moth Into Flame’는 피해자이었습니다.

순서를 잘못 뽑은 죄입니다.


충격이 무뎌질 무렵인 2016년 10월 31일 ‘Hardwired’를 능가하는 ‘Atlas, Rise!’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유튜브에 공개된 그날 확인한 댓글만 1만 개 넘을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공개된 두 개의 싱글이 새 앨범의 이미지를 그렸다면, ‘Atlas, Rise!’는 색을 칠했습니다.

[St. Anger]와 [Death Magnetic]을 거치며 성장 동력이 바닥난 게 아니냐는 평가를 받아야 했던 메탈리카가 초기작에 근접하는 음악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메탈리카는 2000년대 들어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유지하는 것이 사는 방법이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습니다.

이런저런 악조건을 이겨낸 끝에 활로를 되찾은 게 됩니다.

공개되던 날, 가슴 졸이며 들었던 ‘Atlas, Rise!’는 속을 뻥 뚫어준 곡이었습니다.

쉼 새 없이 지난 8년, 그 결과물이 무척 궁금했습니다.


4) 기타

메탈리카는 온라인 활용을 잘하는 그룹입니다.

이들은 1990년대부터 홈페이지에서 직접 회원가입을 받아 팬 관리를 했습니다.

일방적으로 주고받는 관계를 확장시켜 특권을 주고 초대하고 대접하면서 관계를 돈독히 했습니다.

동영상 이용이 많아지자 메탈리카 TV를 만들어 홍보수단으로 사용을 합니다.

크고 작은 공연을 촬영해 자신의 채널을 통해 공개를 하고 앨범으로 만들어 발표하는 기지까지 발휘합니다.

유튜브로 자리를 옮겨 적극적으로 팬들과 거리를 좁히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공연을 촬영한 다음 편집해 트는 과정을 생략하고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영상을 뿌렸습니다.


세계 어디 던 지 메탈리카는 팬과 같이 있는 것이 됩니다.
거리가 좁혀졌고, 실시간으로 반응이 나왔습니다.
거대 자본이 된 메탈리카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실시간, 직통으로 만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감안할 때 메탈리카는 팬 친화적인 밴드입니다.


메탈리카 로고가 바뀌었습니다.

정확히 언제인지 모르겠는데 [Death Magnetic]과 다른 로고를 갖고 나왔습니다.

마디마디 분절된 느낌의 로고로 이전보다 날카로운 느낌이 더합니다.

위키피디아에서 이런 식의 로고를 ‘글리치 로고(Glitch Logo)’로 적고 있습니다.

디지털 노이즈 효과도 비슷한 개념이라고 합니다.

바뀐 이들의 로고는 몇몇 사이트에서 패러디로 재탄생했습니다.



2. 사운드

1) 관심

메탈리카 새 앨범 홍보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쇼핑몰이었습니다.

선주문이 시작되자 첫 화면에 메탈리카 신보 사진을 올렸습니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 보고서에서 보듯 2014년 디지털 음원 매출이 CD에 역전한 이후, 메탈리카 같은 대형 그룹의 앨범은 시장에서 호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몇 백만 장 어렵지 않게 넘기던 그룹도 몇 십만 장 팔기 벅찬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몇 천 장에서 나눠 갖는 것보다 파이를 키워 몇 십만 장을 공략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을 겁니다.


거의 두 달에 걸쳐 [Hardwired... To Self-Destruct]를 노출시켰습니다.
크든 작든 CD를 파는 사이트가 비슷한 전략을 세웠습니다.
이름값이 시장의 투지를 불러일으켰다 볼 수 있습니다.
요즘 대세인 볼비트(Volbeat), 얼터 브리지(Alter Bridge), 어벤지드 세븐폴드(Avenged Sevenfold)도 이런 대접을 받지 못했습니다.


[Hardwired... To Self-Destruct]이 발표되는 2016년 11월 18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즐겨찾기로 저장해둔 음악 사이트 블래버마우스(Blabbermouth)와 라우드와이어(Loudwire)에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앞서 메탈리카의 로고가 바뀌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방문자 수가 꽤 되는 걸로 알고 있는 헤비메탈 전문 뉴스 사이트 블래버마우스와 락 전문 잡지 라우드와이어가 자신들의 로고를 메탈리카의 바뀐 로고 모양으로 만들어 화면에 걸어놓은 겁니다.

앨범이 나오기 전부터 이 두 사이트뿐 아니라 음악 관련 매체에 메탈리카 소식이 연이어 올라왔습니다.

그만큼 요주의 앨범이었습니다.

로고 패러디는 메탈리카의 영향력을 대변하는 장난, 유머였습니다.


2) 베이스

메탈리카의 베이스에는 네 개의 이름이 올라가 있습니다.

원년 멤버 론 맥고브니(Ron McGovney), 1986년 사망한 클리프 버튼(Cliff Burton), 그의 뒤를 이어 2001년까지 활동한 제이슨 뉴스테드(Jason Newsted), 2003년부터 베이스를 담당하고 있는 로버트 트루질로입니다.


음악에서 베이스는 리듬을 담당합니다.
기본적으로 멜로디와 보컬의 뒤를 받치는 역할을 합니다.
다른 악기가 솔로 연주를 할 때 음의 공백을 매우는 일도 담당합니다.
박자를 쪼개는 일도 합니다.
어떻게 박자를 나누고 강세를 주느냐에 따라 미드 템포가 될 수 있고, 재즈로 변할 수 있고, 16비트 질주 곡이 될 수 있습니다.
락음악에서 기타의 부족 부분을 베이스가 채워가며 음의 밀도, 긴장감을 유지합니다.
드럼과 놀 수 있는 판을 깔며 조율사 역도 맡아야 하는 악기입니다.


클리프 버튼은 조율사 역에 충실한 베이시스트였습니다.

메탈리카 내에서 그는 리더로 통했습니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초기 메탈리카 음악에 그의 영향력이 적지 않았습니다.

치고 달리기에 바빴던 1집 [Kill ′Em All]에서 클리프 버튼은 중재자로 활약했습니다.

그가 중심을 잡으며 차츰 메탈리카의 색깔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1집에서 2집, 2집에서 3집으로 가면서 클리프 버튼의 역할도 보조 작곡자에서 주 작곡자로 커졌습니다.

특히 2집 8곡 중 6곡에 참여한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단순 비중의 문제가 아니라, 메탈리카에서 2집은 사운드의 정립 개념을 갖습니다.

지금 이들이 있게끔 토대가 된 앨범이라는 뜻입니다.

점차 그의 역할이 많아지고 의존도가 커질 무렵 안타까운 일이 일어납니다.

1986년 투어 도중 버스 사고로 클리프 버튼이 사망을 합니다.

전성기로 가는 길목에 서있던 메탈리카에게 큰 충격이었을 겁니다.

친구이자 동료이고, 조율사인 리더를 잃게 되었습니다.


1987년 미국 스래쉬메탈(Thrash Metal) 그룹 플롯섬 앤 젯섬(Flotsam and Jetsam) 출신의 제이슨 뉴스테드를 후임으로 발표하고 EP [The $5.98 E.P.: Garage Days Re-Revisited]를 내놓습니다.

그의 가입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었습니다.

큰 축은 ‘그가 과연 클리프 버튼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인가’이었습니다.

조율 성향이 강했던 클리프 버튼에 비해 제이슨 뉴스테드의 연주는 질주 본능에 충실했습니다.


3집 [Master Of Puppets]에 있는 연주곡 ‘Orion’으로 예를 들겠습니다.
클리프 버튼의 ‘Orion’은 차분하게 진행합니다.
베이스 솔로도 감정을 자제하면서 자기 위치 이상으로 튀지 않도록 억눌렀습니다.
제이슨 뉴스테드의 ‘Orion’은 격정적인 분위기의 곡입니다.
이 곡에서만큼은 제이슨 뉴스테드가 메탈리카의 얼굴이 됩니다.
그는 전임자보다 개성이 강했고, 자아표출을 피하지 않았습니다.


제이슨 뉴스테드 가입 이후 사뭇 달라진 [The $5.98 E.P.: Garage Days Re-Revisited]로 메탈리카의 변화가 예고되었습니다.


1988년 4집 [... And Justice For All]이 제이슨 뉴스테드의 메탈리카 첫 정규앨범입니다.

이 앨범으로 메탈리카는 정상의 자리에 오르는 감격을 누립니다.

미국에서만 8백만의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승승장구를 이어가게 됩니다.

이 앨범에서 메탈리카는 무겁고 엄숙했던 자신들의 기운을 내려놓았습니다.

대신 친숙하고 흥겹고 즐길 수 있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클리프 버튼의 부재가 메탈리카에 미친 결과였습니다.

그를 대신해서 라스 울리히와 제임스 헷필드가 그룹을 이끌며 노선에 변화를 준 것입니다.

제이슨 뉴스테드도 여기에 한몫을 합니다.

그의 연주는 기본 리듬보다 기타를 보조하는 비중이 더 큰 듯합니다.

곡의 구조를 그린다기보다 곡의 진행에 신경을 떠 쓰는 느낌을 받습니다.

제이슨 뉴스테드의 메탈리카 행은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다음 앨범에서 변화의 정도가 더 세집니다.

5집 [Metallica], 6집 [Load], 7집 [Reload]를 거치며 메탈리카의 음악세계는 큰 폭으로 바뀝니다.

제이슨 뉴스테드를 원인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메탈리카의 음악은 클리프 버튼의 사망 이후 변화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변화의 주축은 라스 울리히와 제임스 헷필드였습니다.
세 명이 만들던 음악에서 한 명이 빠져나가며, 그의 요소도 같이 사라집니다.
남은 두 명은 두 개의 요소로 팀을 꾸려나가야 했고, 둘의 조합은 조절이 뒤따랐습니다.
방향, 목표, 제작 등 다방면에 조절이 불가피했을 겁니다.
조절의 결과는 [The $5.98 E.P.: Garage Days Re-Revisited]로 제일 먼저 나타났습니다.


아쉬운 점은 커크 해밋의 비중입니다.

그의 작곡 비중이 높았으면 어떻게 됐을까 싶습니다.

앨범이 나올 때마다 커크 해밋의 참여를 기대하며 살펴봅니다.

기대와 달리 그의 역할이 늘지 않았고, 이번 앨범에서는 이름을 올리지도 못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커크 해밋의 적극적인 참여가 아쉽습니다.


제이슨 뉴스테드의 경우는 조금 억울합니다.

가입하면서 일어난 메탈리카의 변화를 그의 탓으로 보는 시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비이락(烏飛梨落) 심정이었을 겁니다.

연주의 특성을 문제 삼으면 수긍할 수밖에 없지만 큰 틀에서 봤을 때 4집에서 7집까지 그의 비중은 높지 않았습니다.

그가 참여한 곡은 ‘Blackened’(4집), ‘My Friend Of Misery’(5집), ‘Where The Wild Things Are’(7집), 이렇게 3곡입니다.

그에게 너무 큰 짐을 짊어지게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기에 얽힌 사연 하나 소개합니다.


제이슨 뉴스테드는 2001년 메탈리카를 떠나며 ‘나도 메탈리카에서 곡을 쓰고 싶었다. 하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며 불만 섞인 목소리를 냈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탈퇴를 이것도 원인일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메탈리카는 그의 말에 답변을 내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꽤 흘러 2012년 제이슨 뉴스테드가 뉴스테드(Newsted)를 결성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감히 나를 버려했으니 실력으로 입증하기를 바랐습니다.

2013년 1집 [Heavy Metal Music]을 내놓았습니다.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모자랐습니다.

뉴스테드 팬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음악이 메탈리카에 통했을까?


제이슨 뉴스테드가 떠난 뒤 공석상태에서 제작된 8집 [St. Anger]은 프로듀서가 대신 베이스를 맡아 처리했습니다.

2003년 베이시스트로 로버트 트루질로가 들어옵니다.

2008년 메탈리카 첫 앨범으로 [Death Magnetic]에 참여합니다.

이때 그를 두고 ‘꿔다 놓은 보릿자루’라는 표현을 많이 썼습니다.

실제로 밴드 내 존재감이 희박했습니다.

멤버들 눈에 어떻게 보였는지 모르지만 팬들에게 그는 그냥 서있는 병풍이었습니다.

의식해서인지 메탈리카는 행사 같은 곳에서 그를 맨 앞에 세우던가, 인사말을 시키며 얼굴을 알리려 애썼습니다.

좀처럼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Hardwired... To Self-Destruct]에서도 크게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묵묵히 뒤에서 팀을 보좌하는 역할에 만족할 것인가, 그러기에 그의 행동은 꽤 튀는 편입니다.

이제 메탈리카 베이시스트로 존재감을 키워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메탈리카 일원이 된 지 14년이 흘렀는데도, 이름이 낯설기만 합니다.


3) 첫 번째 느낌- 주변

[Hardwired... To Self-Destruct]를 들었습니다.


헤비메탈을 듣는 이유, 헤비메탈의 묘미가 뭘까?


한 번 더 들었습니다.

다시 한 번 더 들었습니다.

다시 생각해보았습니다.


음악에서 묘미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헤비메탈, 스래쉬메탈, 하드락. 쾌감?
쾌감이라면 어떤 식으로.
답을 찾는 게 맞는 걸까?
음악의 묘미, 하드락의 묘미,
헤비메탈의 묘미, 스래쉬메탈,
대리 만족, 통쾌, 청량감, 시원함.


메탈리카의 2집을 어떻게 들었는지 떠올렸습니다.

착착착착착, 쑤욱.

테트리스 게임을 머리에 그렸습니다.

차곡차곡 블록을 쌓습니다.

수 십 단이 쌓이고 막대 하나 들어갈 공간을 남깁니다.


다운 피킹이 긴장감의 밀도를 점점 높입니다.

기대감에 흥분도가 최고로 치솟습니다.

리프와 리프 사이, 1초도 안 되는 짧은 순간 에너지가 폭발합니다.

긴장감이 한계치를 넘어 쾌감으로 승화합니다.

흥분이 만족으로 모습을 바꿉니다.

쾌감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쾌감은 질서를 바탕으로 합니다.

무질서가 질서로 탈바꿈합니다.

회심의 한방이 질서로 통합합니다.

테트리스 게임에서 막대가 공간으로 들어가자 수십 개의 블록이 사라집니다.

막대가 또 들어갑니다.

블록이 폭발합니다.

질서가 쾌감을 만들어냅니다.

헤비메탈의 묘미는 쾌감이었습니다.

질서를 대동한 쾌감이었습니다.


메탈리카 2, 3집에 그 쾌감이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어째서 [Hardwired... To Self-Destruct]를 듣고 쾌감이 떠올랐을까?
쾌감은 의식적이었나, 무의식적이었나.
의식적이라면 보상 차원일 것이고, 무의식적이라면 그렇게 들었기 때문일 겁니다.
[Hardwired... To Self-Destruct]이 선사한 쾌감은 어느 쪽이었을까.


메탈 동인지 Metal News 48호 1990년 8월 5일 자 기사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세번째로는 TM(Thrash Metal)의 다양화이다.
Kreator의 음과 Voivod의 음이 같다고 할 수 없다.
Exodus와 King Diamond도 확실히 다르다.
하지만 초기는 거의 비슷했다.
Big 4도 초기 1st만 갖고 본다면 다르다라는 말이 나오지 못할 것이다.
Anthrax의 ’Fistful Of Metal’, Slayer ‘Show No Mercy’, Overkill ‘Feel The Fire’, Kreator ‘Endless Pain’, Metal Church ‘Metal Church’.
음 역시 사운드가 다르군! 이란 말이 나오기 힘들다.
(Part 10. Thrash Metal Future Is Now!! 에서)


동감합니다.

이글의 내용에 반론 없습니다.

1980년대 초반 스래쉬메탈 그룹들의 음악은 큰 덩어리로 뭉쳐있었습니다.

스래쉬메탈이 태동하고 형체를 갖는 시기였고, 거기서 이건 내 거고 저건 네 거야 하는 식으로 구획을 나누는 건 힘들었습니다.

밴드도 많고 앨범도 많아 제대로 구별할 수 없었습니다.

이 시기를 슬기롭게 이겨낸 그룹들은 뭉쳐있던 덩어리에서 벗어나 자기 정체성을 찾게 됩니다.

스래쉬메탈을 듣기 위한 시작점으로 2집을 고르는 것이 지름길일 수 있습니다.


지름길을 선택하겠습니다.

실질적인 메탈리카의 시작은 2집 [Ride The Lightning]로 봐야 합니다.

1집 [Kill ′Em All]에는 떠난 데이브 머스테인의 흔적이 짙게 남아 있었습니다.

거기에 담긴 음악도 위에 적은 인용문과 같이 ‘거의 비슷했습니다.’

빈약한 예산으로 배곯아가며 덴마크의 어느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마치고 메가포스(Megaforce) 레이블을 통해 내놓은 [Ride The Lightning]으로 메탈리카는 단번에 스래쉬메탈 거두로 떠오릅니다.

이들의 음악이 ‘메탈리카’ 음악으로 정립되는 시기도 이때입니다.

‘For Whom The Bell Tolls’, ‘Fade To Black’, ‘Creeping Death’ 등 이들의 정체성이 담긴 곡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앨범이 나온 뒤 메탈리카는 메이저 레이블인 엘렉트라 레코드(Elektra Records)와 계약을 맺게 됩니다.

마스터링을 새로 해 발표한 메이저 레이블 데뷔 앨범 [Ride The Lightning]은 7백만 장에 가까운 판매고를 기록합니다.

[Kill ′Em All]에서 난관을 잘 버틴 메탈리카는 [Ride The Lightning]에 자신의 끼를 확실하게 선보였습니다.


이들의 끼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3집 [Master Of Puppets]에서는 끼를 주체하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고, 걸작이라는 사고를 기어코 저지르고 맙니다.

상황만 놓고 봤을 때 메탈리카의 시작은 1집이 분명합니다.

정황 증거로 접근하면 다른 결론이 나옵니다.

2집을 실질적인 메탈리카의 시작점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앨범을 듣는 와중 어떤 그룹이 떠올랐습니다.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들의 12집 [Painkiller]입니다.

이 앨범의 수록곡은 모두 10곡입니다.

1990년 LP로 라이선스 발표되었습니다.

LP A면에 5곡, B면 5곡이 실려 있습니다.

5곡씩 나뉜 것은 양의 분배뿐 아니라 음악, 시대의 분배로 이어집니다.

A면에 있는 5곡은 1990년대 사운드를 대표했고, B면에 있는 5곡은 1980년대를 대표하는 음악이었습니다.

A면은 현재, 미래를 뜻했고, B면은 과거, 이전을 의미했습니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Painkiller]가 명반의 위치에 오를 수 있던 이유는 음악과 시대를 잘 조율했기 때문입니다.

LP 앞뒤 면으로 2장의 앨범을 경험하게 했습니다. [Painkiller]는 절묘했습니다.


4) 두 번째 느낌- 내부

[Hardwired... To Self-Destruct]를 여러 번 듣고 나서야 왜 2CD로 만들었는지 이해했습니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Painkiller]를 여기에 대입하면 됩니다.

CD1과 CD2의 내용물이 다르고 낯섭니다.

6곡씩 담긴 각 CD는 지향점이 다릅니다.

시대도 분리가 되어 있습니다.

앨범 발표 하루 전인 2016년 11월 17일 저녁 ‘Spit Out The Bone’이 공개되었습니다. 이로써 모두 4곡이 선 공개된 것입니다.

여기에는 숨겨진 의도가 있었습니다.

앨범을 듣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임무를 맡은 홍보부건, 메탈리카 멤버건 홍보는 성공했습니다.

계획을 잘 짰고 실행도 적시적소에 잘 이루어졌습니다.


먼저 이 앨범의 공략층은 두 개입니다.

라스 울리히가 이 앨범을 두고 [Death Magnetic]의 연장선상이라고 했습니다.

[Hardwired... To Self-Destruct]와 부합하는 말이면서 절반만 이야기한 겁니다.

[Hardwired... To Self-Destruct]는 [Painkiller]와 비슷하게 CD1과 CD2로 나뉩니다.


메탈리카는 CD의 성격을 달리 잡았습니다.
공략층, 고객층을 나눠 앨범에 담았다는 뜻입니다.
CD1은 2집 [Ride The Lightning]을 향합니다.
CD2는 6집 [Load] 이후 음악 고객층을 노렸습니다.


앨범 하나로 앨범 두 개를 만들어 동시에 두 곳을 공략한 겁니다.

라스 울리히 말을 ‘절반만 이야기한 거’라 말한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습니다.

[Painkiller]를 놓고 봐야 이 [Hardwired... To Self-Destruct]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접근 방식으로 이 앨범을 수용하기 힘들었습니다.

분리를 시켜놓고서야 CD1이 수긍이 갔고 CD2가 받아들여졌습니다.


rolling stone.jpg


CD1은 2집을 지향한다고 했습니다.

첫 번째 선공개한 싱글 ‘Hardwired’를 두고 오랜만에 시원한 곡이 나왔다는 반응이 일었습니다.

거의 30년 만에 듣는 메탈리카 음악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메탈리카가 노렸던 점도 이것이었을 겁니다.

메탈리카의 음악, 메탈리카는 건재하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새 앨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습니다.

‘Hardwired’는 CD1 첫 번째 곡으로 실립니다.

두 번째 싱글 ‘Moth Into Flame’을 온라인에 올렸습니다.

첫 번 싱글에 못 미치지만 달리는 메탈리카의 모습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조용하다 세 번째 싱글로 ‘Atlas, Rise!’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마지막으로 ‘Spit Out The Bone’이 가세합니다.

이로써 신작의 눈높이가 정해집니다.

싱글 네 개가 발표 대기 중인 [Hardwired... To Self-Destruct]의 가치를 끌어올렸습니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2집 [Ride The Lightning]이 등장해야 합니다.

[Ride The Lightning]을 정황상 메탈리카의 시작점으로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CD1의 지향점은 [Ride The Lightning]와 같은 시작점입니다.

[Ride The Lightning]은 메탈리카 음악을 정립한 앨범입니다.

CD1은 메탈리카가 헤비메탈 그룹이라는 점을 확인시켜 주었고 쾌감의 기쁨을 전해주었습니다.

쾌감이라는 점이 적지 않은 의미를 갖습니다.

메탈리카와 쾌감은 사이가 벌어진 지 오래였습니다.

메탈리카에 신선한 쾌감이 일지 못했습니다.

이들이 주었던 쾌감은 과거에 만들어놓은 정형이었을 뿐, 한동안 생산이 되지 않았습니다.


메탈리카는 이번 앨범으로, CD1로 무의식적 쾌감을 선사했습니다.
듣고 끄집어내는 쾌감이 아닌, 듣자마자 반응하는 무의식적 쾌감으로 팬들 앞에 선 것입니다.
쾌감은 초기 메탈리카 향수를 잊지 못한 이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CD1에서 손이 가는 곡은 ‘Atlas, Arise!’와 ‘Now That We′re Dead’이었습니다.

‘Atlas, Arise!’는 쾌감과 바로 맞닿는 곡입니다.

‘Hardwired’ 다음 곡으로 ‘Atlas, Arise!’의 배치는 탁월한 선택이었고 성장 동력이 왜 필요한지 몸소 입증했습니다.

세 번째 곡인 ‘Now That We′re Dead’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곡의 매력은 탄탄한 리듬과 박진감 있는 진행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했으면 합니다.

제임스 헷필드의 보컬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떨어지는 성량에 대해 푸념하자는 건 아닙니다.

반대로 그동안 하려고 노력했던 ‘노래’를 이 곡에서 들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입니다.

‘Fade To Black’, ‘Nothing Else Matters’, ‘Until It Sleeps’, ‘The Unforgiven Ⅰ, Ⅱ, Ⅲ’ 같이 노래가 가능했던 곡은 적지 않았습니다.

좀처럼 그의 노래를 듣지 못했습니다.

‘The Memory Remains’도 기회이었지만 아쉬웠습니다.

메탈리카에게 새로운 것을, 제임스 헷필드에게 없는 것을 원한 게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원 한다는 건 없는 것을 만들어내라는 것과 같습니다.

메탈리카는 이미 다 보여준 그룹이었기 때문에 바라는 건 없었습니다.

제임스 헷필드의 노래에 놀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덤으로 얻은 것입니다.

제임스 헷필드가 ‘Now That We′re Dead’에서 멜로디와 리듬을 제치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CD1은 여러 면에서 쾌감을 선사했습니다.

제임스 헷필드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cd2.jpg


CD2는 현재 메탈리카를 기준으로 만들었습니다.

[Load], [Reload], [St. Anger], [Death Magnetic]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맞춰 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CD1과 노골적으로 차별화 전략을 썼습니다.

앨범 두 개라 해도 넘어올 정도입니다.

앨범 제작에 고심을 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분리 전술도 그렇고 곡의 배치도 허투루 보이지 않습니다.

숨어있는 셔플 리듬 ‘Confusion’ 다음으로 변박 도입부의 ‘Manunkind’, ‘The Memory Remains’를 떠올리는 ‘Here Comes Revenge’, 이들이 존경해마지 않는 다이아몬드 헤드(Diamond Head)의 ‘Am I Evil?’을 오마주한 것으로 보이는 ‘Am I Savage?’가 이어져 있습니다.

드럼이 바쁜 마지막 곡 [Spit Out The Bone]으로 앨범이 마무리됩니다.


명확해졌습니다.

메탈리카는 한 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습니다.

포장도 잘 했습니다.

선공개한 곡들의 면모를 보면 CD1 성향이 강한 앨범이었습니다.

앨범의 성격을 부각하기 위한 전술이었습니다.

‘우리가 이번 앨범에 이런 음악을 실었어, 듣고 판단해.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주면 좋고.’


메탈리카는 멀어진 팬들을 끌어모으고 기존 팬들도 만족시킬 수 있는 전략을 고민했습니다.
전략을 세운 뒤 세부 전술을 짰습니다.
둘 다 만족시킬 수 있고, 쾌감과 안정감이 공존하고, 이질감을 최소화하는 앨범을 만들어냈습니다.
메탈리카는 현명했습니다.
메탈리카는 팬 지향적인 밴드였습니다.



3. 마무리

1) 경쟁

올 한 해 많은 헤비메탈 앨범이 발표되었습니다.

스래쉬메탈 동기들도 동참했습니다.


메가데스(Megadeth) - [Dystopia]

테스터먼트(Testament) - [Brotherhood Of The Snake]

앤스랙스(Anthrax) - [For All Kings]

디스트럭션(Destruction) -[Under Attack]

소돔(Sodom) - [Decision Day]

플롯섬 앤 젯섬 - [Flotsam And Jetsam]

데스 엔젤(Death Angel) -[The Evil Divide]

어틸러리(Artillery) - [Penalty By Perception]


거기에 메탈리카가 [Hardwired... To Self-Destruct]를 추가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2016년 헤비메탈 계를 대표할 수 있는 앨범이 무엇일까?

여러 쟁쟁한 후보가 있을 겁니다.

메탈리카의 [Hardwired... To Self-Destruct]를 후보 목록에 올리고 싶습니다.

충분히 그럴 만했습니다.


2) 전설

메탈리카의 신보를 즐겁게 들었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이번 앨범을 돌이켜보았습니다.

메탈리카, 이들은 이제 전설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롤링 스톤즈(Rolling Stones),

키스(Kiss),

레드 제플린(Led Zeppelin),

블랙 새버스(Black Sabbath),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그룹이 되었습니다.


동년배 그룹 중 메탈리카가 가장 성공했고, 가장 많은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며 큰 사고 없이 활동해왔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메탈리카의 날이 제정되었고, 대형 공연장을 채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락그룹이 되었고, 히트곡으로 앨범 서너 개를 너끈히 채우고 남는 밴드가 되었습니다.

전설이 되기 위해서 갖춰야 할 자격으로 존경이 있을 겁니다.

1990년대에서 2000년대를 아울러 메탈리카 영향을 받지 않는 밴드가 존재할까 싶습니다.

좋든 싫든 통과의례로 한 번은 거쳐야 할 밴드가 메탈리카이었습니다.

자격요건 중 존경은 이미 충족된 듯합니다.

전설 투표권이 있다면 1순위로 메탈리카를 뽑겠습니다.

투표지에 이렇게 적겠습니다.


고마웠습니다. 메탈리카.


(출처: 유튜브)


(출처: 유튜브)


(출처: 유튜브)


(출처: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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