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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an the bear Jun 27. 2017

OnePlus

최고의 제품 + 사용자

브런치로 중국IT의 이모저모를 소개해보고자 했습니다만, 역시 게으름을 천성으로 타고난 지라 연재가 어렵네요. 오늘은 잠시 짬이 나는 오전 시간을 이용해 한 회사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아직 한국에서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 원플러스(OnePlus)입니다. 



OnePlus Brand Tagline - NEVER SETTLE

2013년 겨울 OPPO의 부사장이었던 Pete Lau와 뜻을 함께하는 몇명이 지극히 단순한 목표를 갖고 회사를 창업하였습니다. "좀 더 나은 스마트폰을 만들어보자."라는 아주 단순한 목표였습니다. NEVER SETTLE이라는 브랜드 슬로건으로, 멈추지 말고 계속해서 도전하자는 자세로 창업을 한 것입니다.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그러하듯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여러 이유로 하기 어려운 것들을 나가서 해보자는 단순한 생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창업자이자 CEO인 Pete는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현재 잘 할 수 있는 것이 스마트폰을 만드는 거지만, 스마트폰이 우리의 최종 종착지는 아니어야 해. 뭔가 가치를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그게 뭔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지만, 작은 변화와 개선으로도 생활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는 그런 일을 해야한다고 믿어. 수억명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생각하는 스마트폰의 가치가 뭔지를 생각하고 다른 제품들에서 아쉬워하고 간지러워 하는 부분을 우리가 해결해보면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상상해보자."


네 맞습니다. Pete가 매일같이 저와 동료들에게 하는 말입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회사가 바로 원플러스입니다. 제가 일하는 회사를 소개하는 게 좀 부끄럽고, 밖에서 보이는 결과가 어떨 지는 모르겠지만 진심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일하는 회사가 있다는 것을 소개해보고 싶었습니다. 제품의 스펙보다는 제품과 브랜드 이야기를 들려드려 보고자 합니다..



원플러스의 첫번 째 제품 'ONE'입니다.

OnePlus ONE

합리적인 가격으로 현재 최고 사양의 제품을 출시한다는 방향으로 기획된 제품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이정도 사양을 이런 합리적 가격으로 제공하는 회사가 많지 않았으니까요. 이와 함께 신생브랜드를 어필하기 위한 일종의 실험적인 마케팅 켐페인을 병행했습니다. 온라인에 중심을 둔 홍보 전략과 이에 따라 줄어든 마케팅 비용만큼 제품 자체의 가격을 낮출 수 있었습니다. 작은 회사가 취할 수 있는 정책이지요. 그리고 CyanogenMod의 ROM을 기본으로 하여 원플러스의 하드웨어 경쟁력과 CyanogenMod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합쳐 스마트폰의 가치를 높혀보고자 했던 제품입니다. 중국내수 모델의 경우 OPPO사의 ColorOS를 기본 ROM으로 탑재하여 출시하였습니다. 

안드로이드 팬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긍정적 평판을 얻게 해준 제품입니다.

초대장을 받은 사람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헝거마케팅에 의존한 상술이라는 비난도 있었지만, 저희의 의도는 단순히 마케팅 전략만으로 이런 방식을 택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 한 번도 제품을 출시한 적 없는 작은 신생 브랜드로서 여러자기 내, 외부적 상황에 따른 선택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원플러스의 두번 째 제품 '2'입니다.

OnePlus 2 & Flip covers

CyanogenMod와 결별 후 자체 OS인 OxygenOS(글로벌 버전)과 HydrogenOS(중국 버전)을 탑재한 첫 번째 제품이자 원플러스의 두 번 째 플래그쉽입니다. NFC미탑재로 언론과 사용자들의 원성이 대단했었던 제품입니다.  젊은 회사로서 예상하지 못했던 실수를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저 단순히 '좋은' 제품을 만들면 되는 줄 알았던 저희에게 '책임'이라는 단어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게 해준 시기였습니다.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게 시장과 소비자는 더 많은 책임을 바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Flagship Killer라는 태그라인이 부끄럽지 않은, 당시 최고사양의 제품으로 점점 더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제품 출시 국가도 많 확장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원플러스의 세번 째 제품 'X'입니다.

OnePlus X

국내 업체를 비롯한 많은 제조사들이 디스플레이 크기를 늘려가는 동안 저희가 발견한 또 다른 시장의 요구 사항은 '한 손으로 조작이 가능한 5인치이하의 스마트폰'이었습니다. 이에 X라는 제품명으로 사양보다는 라이프스타일과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제품을 출시하게 됩니다. 유리 소재에 금속 테두리를 둘러 스타일을 살린 디자인을 채택했습니다. 한정수량으로 세라믹 제질의 제품도 함께 출시를 했었습니다. 제품의 평가도 좋았고, 원플러스의 사용자 층을 넓혀주기도 했습니다만... 이후 저희는 X시리즈를 더 이상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판매량이나 다른 이유가 아닌 더 중요한 이유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바로 '집중'입니다. 저희 같이 작은 스타트업에게 있어 생존을 위한 무리한 투자나 확장은 더 큰 리스크를 불러옵니다. 무엇보다 제일 잘하는 것을 최대한으로 집중해서 했을 때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확인을 하게된 시기입니다. 패셔너블한 제품보다는 강력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사용자에게 더 큰 이익을 주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원플러스의 초심이자 가장 잘하는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원플러스의 네번 째 제품 '3'입니다.

OnePlus 3

'Back to the basic'이라는 내부 모토를 두고 최대한의 집중으로 탄생된 제품입니다. 더 이상 Flagship Killer라는 태그라인도 사용하지 않고 좀 더 겸손하게 사용자의 목소리와 저희의 강점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이전까지 이어져 오던 초대장 방식의 판매를 하지 않고 오픈세일 방식으로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희 스스로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큰 반향을 일으켰고 한동안 생산량이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국내 몇몇 커뮤니티나 미디어에서도 원플러스3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던 시기입니다. 당시 너무너무 피곤하게 일했지만 제품 출시 후 행복하게 잘 수 있었던 게 생각이 나네요. 아울러 원플러스3 출시 후 소프트웨어 부분도 많이 개선되게 됩니다. 이 때부터 Beta Program을 시작하며 더 많은 사용자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채널도 늘어나게 됩니다.



원플러스의 다섯 번 째 제품 '3T'입니다.

OnePlus 3T

원플러스3와 동일한 디자인에 내부 프로세서와 카메라 등을 업그레이드하여 출시하게 된 제품입니다. 혹자들은 3와 별 차이 없는데 왜 굳이 새 제품을 출시하는 지 의문을 가지셨는데, 간단한 이유입니다. 3에 사용한 프로세서, 카메라 모듈보다 업그레이드 된 부품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나왔는데,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브랜드 태그라인인 'NEVER SETTLE'처럼 현재보다 나은 것이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저희제품의 자세입니다. 역시 많은 유저들의 호응과 좋은 평가를 받은 제품입니다. 개인 적으로도 가장 좋아하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원플러스3 이후로 지속된 Beta Program과 지속적인 최적화 작업으로 많은 미디어로부터 안드로이드 OEM의 올바른 예로 원플러스의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한 것도 자랑스러운 점 중에 하나 입니다.



원플러스의 여섯 번 째 제품 '5'입니다.

카피캣 논란의 OnePlus 5 디자인

지난 3년의 배움을 통해 야심차게 출시하였으나, 출시 전 제품 이미지가 유출되면서 iPhone7 Plus 카피캣논란이 일게 됩니다. 제품 런칭이벤트에서도 언급하였지만, 2D로 보는 사진에서는 iPhone7 Plus와 유사하게 보이지만 실제 손에 쥐고 봤을 때는 상당히 다른 느낌입니다. 

후면 굴곡과 옆면 엣지그립이 iPhone과는 많이 다릅니다.

오히려 원플러스3, 3T 디자인의 연장선에 있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고사양 프로세스, 듀얼 카메라 모듈, 고용량 배터리, 안정적인 안테나 위치 등을 고려할 경우 카메라 위치에 대한 선택지는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다른 위치에 놓을 경우 제품이 두꺼워져 손에 쥐었을 때의 그립감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됩니다. 원플러스3 출시에도 HTC 제품 디자인과의 유사성이 재기되었지만, 실제 제품을 손에 쥐고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그러한 목소리도 사그라들었던 바, 이번 원플러스5도 실제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록 카피캣 논란은 적어지리라 예상해봅니다. 이제 막 출시한 제품이라 성공이냐 실패냐를 논할 수는 없지만 원플러스에서 출시한 모든 제품들 가운데 출시 후 최 단기간 최대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제가 다니는 회사 자랑을 하는 이유는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 중에도 저희 같은 회사가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오로지 제품과 사용자만 생각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닙니다. 활성화된 포럼을 통해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저희가 옳다고 믿는 방향으로 묵묵히 걸어 간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지 이전에는 몰랐습니다. 항상 화려하고 탄성을 지르게 하는 제품보다는 사용하면 할 수록 가장 근본적인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개선된 제품을 만들고자 합니다. 3일 내에 잊혀지는 혁신보다는 3년이 가는 경험을 제공해드리고자 하는 것이 저와 원플러스 멤버들의 바람입니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꾹꾹 참아가며 안하는 것이 더 많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아쉽게도 한국에는 정식 출시가 되지 않지만 언젠가는 제가 만든 제품이 한국에서도 사용자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NEVER SET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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