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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an the bear Apr 05. 2016

Wechat(위챗)을 통해 바라보는 중국

#1 - 위챗으로 시작해서 위챗으로 끝나는 하루

한국의 카카오톡, 일본, 대만, 동남아의 라인, 북미의 왓츠앱, 그리고 중국의 위챗. 각 지역별로 대표적인 메신저 어플들입니다. 이 중 위챗을 통해 중국인들의 생활에 대해 고찰해보려 합니다.

중국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 중 위챗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단언컨데 없습니다. 위챗이라는 어플이 중국인들의 생활 속에서 얼마만큼 깊이 자리잡고 있는 지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며칠이 걸려 설명드려도 모자를 것 같습니다. 이번 글은 위챗을 리뷰하는 글이 아닙니다. 위챗이라는 어플을 통해 바라본 중국에 대한 저의 견해를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어떻게 하나의 메신저 어플이 중국 스마트폰 유저들의 생활 깊숙히 자리잡게 된 것일까요? 위챗은 그냥 메신저 어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메신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거대한 플랫폼인 것이지요.

위챗 이야기를 하기 전에 텐센트라는 회사와 그에 관련된 이야기를 먼저 해보겠습니다. 텐센트라는 회사는 중국의 대표적인 IT기업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네이버를 운영 중인 NHN정도가 되겠네요. 물론 규모는 비할바가 못될 정도로 큽니다. 이 텐센트의 대표적인 메신저 서비스는 QQ가 있습니다. 90년대 말에 시작된 PC기반 메신저였지요. 이 QQ가 중국 전역을 휩쓸게 됩니다. 우리의 주민등록번호 처럼 모두가 QQ번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QQ번호를 하나의 아이디로 통합하여 이메일, 게임 등의 웹서비스와도 연동을 하며 중국을 대표하는 IT기업이 된 것입니다. 어마어마한 개인화 기능(이모티콘, 테마, 폰트 등) 또한 QQ의 특이점입니다. 인터넷 시대를 지나 모바일시대로 접어들 무렵 QQ 또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개발이 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모바일 메신저 어플이 시장에 진출을 하게 됩니다.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텐센트의 자회사에서 위챗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모바일 메신저를 출시한 것이지요. 왜 같은 회사에서 서로 다른 두 가지 메시징 어플을 출시했느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소문이 있습니다만, 중론으로 네이버와 라인의 스토리와 유사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삼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텐센트는 그리 계획적인 회사는 아닙니다. 미래를 바라보며 새로운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스타일의 회사는 아닙니다. 텐센트의 장점은 현재 존재하는 기술 및 서비스를 남들보다 빠른 시간에 잘 포장하여 중국 시장에 배포하는 스타일로 업계 선두를 지키고 있습니다. 가치를 창조하지는 않지만 돈을 창조하는 법을 아는 회사이지요.


이런 회사안에서 정치적, 문화적 차이에 따라 수 많은 상품들이 개발되고 없어집니다. 위챗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특별한 혁신이나 가치창출도 없었습니다. 외국의 메신저들을 벤치마킹한 평범한 메시징 어플리케이션이었습니다. 본사의 지원과 별개로 광저우의 자회사에서 개발해 내 놓은 그저 그런 어플이었던 것이지요. 제가 막 중국에 왔던 2011년만 해도 위챗 이외의 모바일 QQ등 다른 메신저들을 함께 쓰는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위챗의 시대는 아니었지요. 이 당시만 해도 PC는 QQ, 모바일은 위챗 또는 다른 메신저 어플 정도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텐센트에서 위챗과 QQ 아이디를 연동하기로 결정을 하고 QQ 아이디로 위챗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QQ에 등록되어 있던 친구들을 위챗에서 찾을 수 있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위챗의 사용자수도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지금같은 폭발적인 인기는 아니었습니다. QQ가 PC의 메신저 기능을 모바일로 옮기는 작업을 위주로 했다면, 위챗은 처음부터 모바일 경험을 기반으로 그들의 서비스를 설계해 나갑니다. LBS를 기반으로 한 내 주변 사람 찾기 등 QQ에 없는 기능들을 확장해 나가면서 QQ를 지워나가기 시작합니다.



이미 5억이 넘는 사용자가 위챗을 이용하고 있으며 중국인들에게는 대안이 없는 유일한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위챗 하나만으로도 메시징, SNS, 게임, 금융 및 여러가지 생활 편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위챗이 하나의 광고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서 B2C 플랫폼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위챗으로 시작해 위챗으로 끝나는 하루가 중국인들의 일상이 된 것입니다.


그럼 이제 위챗을 통해 중국인들의 생활을 엿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새롭게 만나게 되는 사람이 있다면 중국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위챗 추가하자."라고 하며 자신의 위챗 QR코드를 내밉니다. 상대방은 자연스럽게 위챗에 있는 QR코드 스캔을 통해 서로 친구 추가를 합니다. 한국이나 다른 국가의 경우 상대적으로 개인 프라이버시를 중요시 하기 때문에 충분히 친분이 쌓이지 않은 경우 서로 친구추가를 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이들은 마치 이름을 물어보는 정도로 위챗아이디를 묻곤 합니다. 서로 이름은 기억 못해도 위챗에서는 친구로 남게 됩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모멘트(카카오스토리와 유사)를 통해 친구들의 일상을 확인합니다. 밤새 확인하지 못한 대화가 있다면 답장을 하며 아침식사를 합니다. 출근을 위해 위챗에 있는 우버와 같은 서비스이용, 출근차량을 부릅니다. 차량에 올라타 저녁에 관람할 영화표를 싼 가격에 예매합니다. 업무 중에도 위챗을 통해 중요한 사항들을 확인하고 파일들을 전송합니다. 물론 쉬는 시간 마다 모멘트를 통해 친구들의 일상을 엿봅니다. 퇴근 후 영화 관람 전 저녁식사를 합니다. 위챗을 통해 계산을 하는 것은 이제 기본입니다.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와 밀린 공과금을 내고 온라인 쇼핑을 합니다. 물론 마지막 결제는 위챗으로 합니다. 이 모든 일상이 위챗이라는 어플리케이션 하나로 충분합니다.


메시징, SNS 뿐만 아니라 금융 서비스까지 탑제하는 데 5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혹자는 중국의 경우 한국보다 규제가 느슨하기에 가능하다고 합니다. 물론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미국이나 다른 국가의 경우에도 위챗만큼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생활 속에 자리 잡은 예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혹자는 다른 나라의 서비스들을 벤치마킹하여 조잡하게 묶어 놓은 것 뿐이라고 비난합니다. 시작은 그러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위챗은 단순 서비스만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생활 전반에 걸친 플랫폼이 되어 있습니다. 세계 그 어디에서도 이런 어플리케이션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어플리케이션입니다. 하드웨어나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여 개발하려는 인공지능이 아닙니다. 헨드폰이 바뀌어도 위챗만 있으면 자신의 생활 패턴이 바뀔 일은 없습니다. 회사에서 농담처럼 하는 말로 위챗만 잘 돌아가도 반은 성공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처음 중국으로 오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제일 먼저 하실 일이 위챗을 깔고 은행카드를 등록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 어플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중국 생활이 굉장히 편해 지기 때문이지요. 오늘은 중국인들의 생활 속에서의 위챗에 대해 간단히 공유해봤습니다. 다음편에서는 UX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위챗의 이야기가 계속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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