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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현 May 11. 2022

회사가 나도 아닌데 말야

열심히 사는 것보다 잘 사는 게 중요해

너무 열심히 태어난 내가 싫다

함께하는 회의에서 “이거 합시다”, “저건 어때요?” 매번 아이디어 제안을 먼저 하는 나. 그리고 내가 먼저 말했으니, 늘 해보라고 기회를 주던 지금까지 거쳐온 작은 회사들. 이 속에서 난, 얼마만큼의 역량을 가지고 말한 것을 실현해낼 수 있는지 직접 증명하며 저울대 위를 버텨왔다.


그래서인지 주변 사람들은 날 ‘매사 적극적인 사람’, ‘젊지만 책임감 있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 ‘자기 일처럼 일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그렇지만 난 너무 열심히 사는 내가 싫다. 회사=나도 아닌데, 내가 이렇게 열정적으로 회사 일을 해서 무엇하나 떠올린다. 매달 5일이 되면 생계유지가 가능한 정도의 월급이 매일 똑같이 들어오는데, 난 왜 남들보다 더 열심히 살까? 그렇게 해서 내가 얻는 건 무엇일까. 이 고민을 스물여덟부터 했으니 벌써 3년 정도 묵은 이야기가 됐다.


열심히 하다 보면

아무것도 안될 것 같다.

이런 나의 고민을 위로하는 사람들이 있다. “열심히 하다 보면…”, “아직 어리니까, 경력 쌓는다고 생각하고…” 정말 그럴까? 아프니까 청춘이다 유행은 이미 지난 지 오래다. 이젠 절대로 아플 때까지 일할 필요가 없고, 과정이 즐겁지 않은 건 빠르게 포기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나 또한 이렇게 작은 회사에서 너무 열심히 하다 보면, 종국에는 난 아무것도 안될 것 같다. 그래서 다들 N 잡러 가 되고, 자기 브랜드나 회사를 차리나 보다. 그들의 마음이 너무 공감된다.


열심히 사는 것보다

잘 사는 게 중요하다

이유 없이, 난데없이 너무 열심히 살지 않고  살고 싶다. 나를 위해서.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서.  미래와 행복만을 위해서. 실패하더라도  일을 찾아보고 싶고, 아프지 않고 싶고,  스스로 행동하고 책임지고 싶다. 결론까진 아니고, 소결론이다. 앞자리가 2에서 3으로 바뀌면서 내가 내린 소결론이다. 회사 일에 손은 빠르지만, 정작  일은   챙기는 내가  고민에 대한 결론을 언제 내릴  있을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래도 언젠가. 더디더라도 언젠가. 열심히 살지 않고,  사는 사람이 될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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