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사는 것보다 잘 사는 게 중요해
함께하는 회의에서 “이거 합시다”, “저건 어때요?” 매번 아이디어 제안을 먼저 하는 나. 그리고 내가 먼저 말했으니, 늘 해보라고 기회를 주던 지금까지 거쳐온 작은 회사들. 이 속에서 난, 얼마만큼의 역량을 가지고 말한 것을 실현해낼 수 있는지 직접 증명하며 저울대 위를 버텨왔다.
그래서인지 주변 사람들은 날 ‘매사 적극적인 사람’, ‘젊지만 책임감 있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 ‘자기 일처럼 일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그렇지만 난 너무 열심히 사는 내가 싫다. 회사=나도 아닌데, 내가 이렇게 열정적으로 회사 일을 해서 무엇하나 떠올린다. 매달 5일이 되면 생계유지가 가능한 정도의 월급이 매일 똑같이 들어오는데, 난 왜 남들보다 더 열심히 살까? 그렇게 해서 내가 얻는 건 무엇일까. 이 고민을 스물여덟부터 했으니 벌써 3년 정도 묵은 이야기가 됐다.
이런 나의 고민을 위로하는 사람들이 있다. “열심히 하다 보면…”, “아직 어리니까, 경력 쌓는다고 생각하고…” 정말 그럴까? 아프니까 청춘이다 유행은 이미 지난 지 오래다. 이젠 절대로 아플 때까지 일할 필요가 없고, 과정이 즐겁지 않은 건 빠르게 포기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나 또한 이렇게 작은 회사에서 너무 열심히 하다 보면, 종국에는 난 아무것도 안될 것 같다. 그래서 다들 N 잡러 가 되고, 자기 브랜드나 회사를 차리나 보다. 그들의 마음이 너무 공감된다.
별 이유 없이, 난데없이 너무 열심히 살지 않고 잘 살고 싶다. 나를 위해서.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서. 내 미래와 행복만을 위해서. 실패하더라도 내 일을 찾아보고 싶고, 아프지 않고 싶고, 내 스스로 행동하고 책임지고 싶다. 결론까진 아니고, 소결론이다. 앞자리가 2에서 3으로 바뀌면서 내가 내린 소결론이다. 회사 일에 손은 빠르지만, 정작 내 일은 잘 못 챙기는 내가 이 고민에 대한 결론을 언제 내릴 수 있을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래도 언젠가. 더디더라도 언젠가. 열심히 살지 않고, 잘 사는 사람이 될거다.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