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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현 Aug 02. 2022

아침 20분 동안 명상하기

내 안을 잘 비우고, 잘 채우기  

명상을 시작한지 어느덧 1년이 됐다. 치앙마이로 여행을 다녀온 후 인센스 중독자가 된 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명상을 찾게됐다. 생각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게으른 나에게 명상은 최고의 취미였다.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 귀로 잘 담아 듣고, 복잡한 생각을 하나의 결로 만들어내는 건, 매순간이 ENFP인 나에게 너무나 필요한 과정이었다.

처음에는 유튜브에서 돌아다니는 비체계적인 콘텐츠들 사이에서, 나와 맞는 콘텐츠를 찾아 헤매기 일쑤였다. 그러다 고르고 선택하는 것을 조금 더 쉽게 하고 싶었던 나는 코끼리 어플을 구독하게 됐다. 코끼리 어플은 참 좋다. 잠이 안올 때,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울할 때, 지칠 때, 너무 흥이 넘칠 때. 감정기복이 심한 나에게 필요한 음악과 명상 콘텐츠를 적절하게 제공해준다.


명상을 시작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줄줄이 발견하게 됐다.

따뜻한 차를 우려 마신다.

코끼리 명상을 튼다.

좋아하는 향의 인센스를 피운다.

불을 끄고 잔잔한 조명을 킨다.

문을 살짝 열어둔다.

요가매트에 사뿐히 앉아 가볍게 몸을 늘린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합쳐보니 어느새 치앙마이가 되어 있다. 치앙마이를 여행하며 “좋다”고 생각했던 한 순간, 한 순간이 이렇게 돌고 돌아 나의 취미가 되어버렸다.


총 122시간의 명상 시간, 547개의 명상 수업. 91일의 방문. 내가 1년 동안 참여한 명상 기록이다. 한가지 명상에 꽂히면 하루에도 10번씩 돌려 듣고, 또 돌려 들었다. 그저 듣는 것 만으로도 나 자신을 더 사랑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동이었다. 나를 아프게 한 사람을 정당하게 미워할 수 있고, 전부는 아니더라도 싫은 기억을 깨끗히 지워볼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요즘은 저녁이 아닌 아침에 명상을 한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모두 진행했을 때, 오는 기쁨이 더 커서다. 매일 매일의 나를 채우는 명상 습관. 들이길 잘했고, 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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