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구원할 노래

연극 '비평가'를 보고

by vanit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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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은 희곡 작가 스카르파가 자신의 첫 작품을 혹평했던 비평가 볼로디아의 집 문을 두드리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비평가 볼로디아는 자신을 누구보다 객관적이고, 흠 잡을 데 없이 냉정하게 작품을 비평할 수 있다 자신한다. 볼로디아는 볼로디아 대로, 스카르파는 스카르파 대로, 자신의 작업에 대한 신념이 있다. 그와 동시에 타인의 말에 끊임없이 흔들리지만 흔들리지 않는 척 자신의 중심 잡기를 욕망하고 그렇게 보이기를 원한다. 극이 결말로 치닫는 장면인 스카르파가 자신의 작품에 대한 비평을 편집자에게 전화로 이야기하는 순간을 보며, 나는 남몰래 전율했다. 스카르파! 자신의 작업에 대해 누구보다 냉정했고, 성찰할 줄 알았으며 (비록 자신의 입으로 자신을 응원했지만) 누군가가 자신의 작업을 응원해주길 바라는 소원은 결코 분에 넘치는 것이 아니었음을. 내가 대신 그녀에게 말해주고 싶다. 당신의 작업을 계속해서 응원한다고.


내가 노래할 줄 알면 나를 위로 할텐데. 누구나 노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나를 위한 노래, 나를 위로할 수 있는 노래를 할 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우리는 모두 노래를 해야 한다. 자신을 위해.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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