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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드카 아카이브 Aug 07. 2024

베이비 체어맨,
쌍용 V카 프로젝트

[아카이브 프로젝트 : 67]

정확한 렌더링이나 사진이 없어 기반이 된 W124 사진을 대신 올린다.

SSANGYONG V-CAR

[Archive 067] 1996, Designed by Ssangyong. ⓒ Dong Jin Kim


쌍용자동차는 역사적으로 평택공장 한 곳을 거점으로 차량을 생산해 왔다. 국내에 두 곳 이상의 공장을 두고 있는 여타 브랜드와 사뭇 다른 행보인데, 이는 연간 10만 대 남짓 생산하는 회사 여건 상 추가적인 공장 부지는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 전제된 것이다. (물론 쌍용차의 만성적인 재정 적자 상태도 한 몫했다.) 물론 쌍용차도 새로운 공장의 필요성을 꾸준히 인식해 왔다. 사실 평택공장도 1979년 착공 이래로 꾸준히 시설 노후화 문제를 겪어온 것이다. 결국 KGM으로 사명이 변경된 직후인 2023년 공장 이전 계획을 발표했으나 평택시의 비협조로 끝내 무산되면서 당분간은 계속 신세를 지게 되었다.


1990년대에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다. 당시 평택공장이 수도권정비 계획법에 묶여 증설을 하지 못하게 되자 쌍용차는 1991년부터 대구광역시 달성군 구지면에 제2공장 건립을 추진해 왔다. 총 2조 700억이 투입될 예정이었던 일명 구지공장은 82만 평 규모의 부지에서 연간 35만 대를 생산할 예정이었다. 이대로라면 본 공장인 평택공장보다도 큰 규모를 갖게 되는 것이었는데, 삼성상용차와 더불어 자동차공업벨트 육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한 대구시와 벤츠와의 기술협력을 등에 업고 승용차 시장 진입을 목표한 김석원의 야망이 드러난 부분이라 볼 수 있다.


공장 착공이 시작되자 쌍용차는 어떤 차량을 생산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물망에 오른 것은 그간 쌍용이 출시한 적 없었던 세단과 소형차였다. 그중 세단은 벤츠의 W124 플랫폼을 기반으로 쌍용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고유모델이 될 예정이었다. 최종적으로 결정된 안은 1.8리터~2.0리터의 중형차와 2.2리터-3.2리터의 대형차 (체어맨)로 각각 'V-카'와 'W-카'라는 코드네임을 부여받았다. 개발은 1993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 무쏘를 통해 합을 맞춰온 켄 그린리와 벤츠의 갈리헨도르프가 디자인에 참여해 동년 6월 결정된 안을 바탕으로 클레이 모델을 제작해 독일 벤츠사로 보냈다. 소문에 의하면 켄그린리의 입김이 강하게 들어가 스포티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해지나 이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


하지만 일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당초 계획은 1995년에 W-카를, 1996년 초에 V-카를 순차적으로 출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W-카의 출시가 계속 늦어지며 V-카의 출시는 1998년으로 연기되었고 프로젝트는 설계 단계에서 답보 상태를 걷기 시작했다. 급기야 금융부채가 3조 5천억 원 규모로 불어난 쌍용차가 구지공장 계획을 전면 보류하면서 신차 개발의 당위성마저 잃어버렸다. 결국 쌍용차는 1996년 초 경 V-카 프로젝트를 잠정 중단하고 로드맵을 4륜구동 위주로 재정비했다. 다만 개발이 막바지에 다다른 상황이었던 W-카는 1997년 10월 9일 체어맨으로 출시되어 쌍용차의 황혼기를 장식할 수 있었다.


TIMELINE

현재 소재: 테스트 여부 불명


REFERENCE

한국경제 '쌍용자동차,승용차 생산 초기에 대형/중형 2개모델 생산' 1993.06.30

조선일보 '쌍용-기아 스포츠카 생산 추진' 1994.05.12

매일경제 '쌍용 달성에 승용차공장' 1994.05.31

매일경제 '쌍용차 마산에 제3공장' 1994.07.23

한국일보 '쌍용,대구 구지공장 착공/82만평에 연산 35만대규모 생산라인' 1995.11.21

매일경제 '쌍용자동차, 대구구지에 제2자동차 공장' 1995.11.29

조선일보 '쌍용차 "다목적차 4륜구동 생산 전념' 1996.02.18

매일신문 '쌍용차 구지공장, 다시 발빼나' 1997.03.17

경향신문 '“KG 모빌리티 새 둥지 찾아 이전” 평택에 부지 마련해 공장 신축' 202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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