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프로젝트 : 18]
[Archive 018] 1997, Designed by Bertone. ⓒ Dong Jin Kim
세기말의 아시아자동차는 새로운 유형의 차량들을 고안하고 있었다. 록스타와 같은 기존 상용차 라인업으로는 판매량 증진에 한계가 있음을 자각한 것이다. 아시아는 승용시장을 개척해야만 했다. 하지만 기아자동차와의 라인업 간섭을 최대한 피해야 하는 페널티는 아시아에게 큰 장애물이 되었다. 고심 끝에 나온 결론은 '국내에는 없었던 새로운 장르의 크로스오버를 만드는 것'이었고, 그 첫 결실로 1995년 아시아는 RV와 MPV의 개념을 접목한 네오마티나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수천억의 예산을 들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일종의 '도박'은 모기업인 기아그룹의 전폭적인 재정지원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아시아는 후년에 다시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ARV를 출품하며 회사의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ARV는 미니밴과 SUV를 결합한 5인승 크로스오버 차량이다. 당시 아시아 광주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었던 기아 프라이드를 기반으로 해 연령 구분 없이 활동적인 삶을 영위하는 이들을 위한 차를 목표로 개발되었다. 당시 프로젝트의 치프 디자이너였던 조원철은 '다목적이고 콤팩트하지만 내부가 넓고 실용적인 스포츠 유틸리티 콘셉트를 원했다'라고 회고했다. 이러한 바람은 풀 폴딩이 가능한 모듈식 시트와 4 센서 4 채널 ABS 시스템, 운전석 에어백과 같은 아이디어로 구현이 되었다. 거주성을 의식한 1.5박스형 바디에는 크러새블 구조를 적용해 차체를 보호하는 기능을 접목했다.
개발 과정은 매우 순조로웠다. 'SPA'라는 내부 프로젝트로 1996년 8월 개발에 착수해 아이디어 스케치를 완료한 이후 금형 제작을 거쳐 1997년 2월 완성되었다. 약 4개월이라는 매우 짧은 기간 내에 일군 결과였는데, 그 내막에는 이탈리아의 카로체리아인 베르토네의 공이 컸다. 베르토네는 동년 9월부터 ARV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했다. ARV는 두 팀 간에서 6개의 디자인 안이 제시되었고, 그중 2개의 안을 추려 1:4 스케일 모델을 제작한 뒤 내부 품평을 통해 최종적으로 디자인을 결정했다. 더 작은 소형 차량 (KRV 프로젝트, 공개되지 않고 개발 무산됨)과 차량 1-2열 도어를 공용하는 방안을 계획하는 등 일찍이 양산화를 염두했다.
ARV는 구동계를 실제로 장착한 러닝 프로토타입으로 제작되었다. 파워트레인으로 프라이드와 아벨라에 쓰인 기아 1.3리터 B3 EGI 엔진과 3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최고출력 70마력, 최대토크 11.0 kgm/3000 rpm, 최고 속도 150km/h를 기록했다. 연비는 16.8 km/l로 경제성 역시 챙겼다. 크기는 전장 3,873 mm, 전폭 1,620 mm 전고 1,590 mm, 축거 2,395 mm로 비슷한 콘셉트를 공유한 토요타 펀카고 보다 소폭 작았다. 반면 공차 중량은 880 kg에 그쳐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펀카고의 경우 1,055kg.) 차량의 목적에 맞게 기동성에도 신경을 써 회전반경 4.5m (마티즈와 동일.) 등판능력 40%를 달성했다.
단순한 콘셉트카로 시작된 ARV 프로젝트는 이후 구체화되어 1999년 출시를 목표로 양산화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하지만 출품 이후 불과 2달 만에 기아그룹이 부도유예협약 적용대상으로 선정되면서 프로젝트는 조용히 사라지게 되었다. 하지만 아이디어는 2008년 출시된 기아 쏘울에 이르러서 간접적으로 계승되었다. 쏘울은 소형 SUV에 미니밴의 거주성을 더한 '박스카'콘셉트를 내세웠다. 물론 기아의 상품 계획 부서에서 이 차량의 존재를 미리 알았을 리는 만무하겠으나, 20년도 족히 넘은 아이디어가 아직도 시장에서 유효하다는 점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1997.04.23~1997.05.04 : 제2회 서울모터쇼 출품
현재 소재: 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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