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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드카 아카이브 Jul 16. 2022

로터스가 미니밴을 만든다면,
아시아 네오 마티나.

[아카이브 프로젝트 : 10]

네오 마티나는 상용차를 넘어 승용차를 넘보는 아시아자동차의 퓨전 카이다. ⓒ Asia 

ASIA NEO MATTINA

[Archive 010] 1995, Designed by Lotus Engineering. ⓒ Dong Jin Kim

그간 군용 지프나 트럭, 버스 등의 상용차를 생산하던 아시아자동차에서 공개한 네오 마티나는 1995년 공개된 MRV 크로스오버 콘셉트카이다. 기아자동차의 영향 속에서도 승용시장에 본격적으로 재진출 하려 했던 아시아는 1990년 록스타를 이어 RV 브랜드로 향하는 두 번째 발걸음으로 이 차량을 선택했다. 아시아의 창립 30주년을 기념함과 동시에 1983년 '랜드 마스타' 이후로 오랜만에 아시아자동차에서 공개한 콘셉트카였다.

로터스는 90년대 기아와 지속적인 협력관계에 있었다.

 이 차량은 본격적인 승용시장 진출을 위해 독립된 아시아 디자인실이 영국의 로터스 디자인에 디자인 용역을 주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아시아 디자인실이 기본적인 컨셉 스타일링을 결정하면, 로터스 디자인이 콘셉트카 차체 제작과 세부 마무리를 공동으로 작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본래 개발 초기에는 악어 이빨을 연상시키는 프런트 그릴 디자인 때문에 중남미에 서식하는 악어의 이름을 딴 '카이맨 (Cayman)'으로 불렸지만, 아시아의 새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이탈리아어로 '새로운 아침'을 뜻하는 네오 마티나로 재명명되었다. 참고로 프런트 그릴에서 시작되는 6 슬롯 라인은 루프, 리어 범퍼까지 이어진다. 아시아의 조원철 디자인실장과 영국의 RCA (Royal College of Arts, 영국 왕립 예술학교) 동문인 로터스의 줄리앙 톰슨 치프 디자이너의 주도로 이뤄졌다. 

 초기에는 아시아의 자체 디자인을 씌우고 스포티지의 차대와 메커니즘을 사용하는 SUV로 가닥이 잡혔었지만, 결국 디자인과 성능에 한계를 느껴 프로토모터스에게 의뢰맡긴 클레이 모델까지 진행된 SUV 안을 버리고 당시 시장이 성장하고 있었던 MPV로 프로젝트가 선회된다.

전고가 높아져 위험해진 주행 안정성은 윤거를 늘려 해결했다.

 이후 아시아는 RV와 MPV의 개념을 합친 'MRV (Multi Purpose Vehicle)'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세운다. 이 개념의 일환으로 네오 마티나는 엔진룸이 작아 공간 활용에 유리한 1박스형 미니밴과 도시적이고 안전한 1.5박스형 미니밴 사이의 '1.25박스'형을 세계 최초로 채택했다. 이 개념은 차체 색상 선정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스타일링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시선을 분산시키는 화려한 색 대신 평범한 회색으로 결정되었다는 후문이다. MPV의 면모를 지닌 차량인 만큼 시트 배치도 조절할 수 있다. 시트는 회전식이며 기본적으로는 2:3:3 배치의 3열 8인승이지만, 캡틴 시트로 바꾸면 7인승, 5인승으로도 가능하다. 우측에 슬라이딩 도어를 적용해 실용성을 높였다.

 비록 프로젝트의 방향은 바뀌었지만 스포티지의 차대는 그대로 사용했다. 제원은 전장*4,750 전폭*1,810 전고*1,800 축거*2760 (mm)으로, 기존 대비 축거를 크게 늘려 공간성을 높였다. 차고를 높이는 한편 앞뒤 오버행을 짧게 설계해 입사각과 탈출각을 키워 오프로드 주행을 대비했다. 또한 휠을 약 60mm 마이너스 옵셋으로 설정하고 윤거를 1,560mm으로 키워 차체의 주행 안정성을 보완했다. 4WD형식에 직렬 4기통 2.5리터 터보 디젤 엔진을 적용해 105마력을 발휘했다. 또한 안전사양으로 동급 최초 ABS와 크루즈 컨트롤, 에어백이 적용되었다.

몇몇 양산 모델 부품은 아직도 특허청 기록으로 남아있다.

 네오 마티나는 실제로 양산을 준비하던 차량으로, 콘셉트카처럼 스포티지 기반의 MRV로 1998년 출시를 목표하고 있었다. 하지만 1997년 초부터 기아그룹의 사정은 급격히 나빠져 끝내 아시아자동차는 출시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네오 마티나는 러닝 프로토타입 1대가 제작된 것을 끝으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이후 아시아는 기아에 완전 통합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으며, 아시아의 열망을 담고 있었던 네오 마티나는 1996년 상파울루 모터쇼 출품을 끝으로 행방이 알려지고 있지 않다.

기아의 전폭적인 투자가 들어갔던 아시아는 훗날 기아 부도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되어 허무하게 무너졌다. ⓒ Asia

TIMELINE

1995.05.03~1995.05.10 : 제 1회 서울 모터쇼 출품

1996.10.24~1996.11.03 : 제 상파울루 모터쇼 출품

현재 소재: 미확인


REFERENCE

매일경제 '꿈의 자동차 수요자 초청' 1995.04.26

한국경제 '[95 서울모터쇼 D-5일] 아시아 네오마티나..도시형 외관' 1995.04.28

연합뉴스 '<화제> 모터쇼의 꽃 '컨셉트 카' 1995.05.02

경향신문 '미리 뽐내는 컨셉트카 경연 "자동차는 이쯤돼야"「서울 모터쇼」상용차3사 출품' 1995.05.02

매일경제 '아시아자동차 네오마티나·특장車(차) 눈길끌어' 1995.05.03

시사저널 ''야심 만만한 국산차' 서울 모터쇼 관람기' 1995.05.18

한겨래 '톡톡튀는 자동차맵시 개성시대 '활짝'' 1995.06.12

조선일보 '승용차 감각의 RV…居住性(거주성)등 무난' 1995.06.20

연합뉴스 '아시아自, 브라질모터쇼에 차량 30대 출품' 1996.10.23

서울경제 '아시아자 브라질 모터쇼 참가/타우너·토픽 등 30대 출품' 1995.10.24

중앙일보 '<단신>아시아자동차,브라질모터쇼에 30종 출품' 1996.10.24

글로벌오토뉴스 '아시아자동차회사의 첫 컨셉트 카 네오 마티나' 2005.12.16

티스토리 (cielo) '아시아자동차 네오마티나 컨셉트카 Asia Neo Mattina' 2007. 9. 29


수정내역:

2023.11.20: 프로필 사진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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