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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니쉬 Apr 09. 2020

2020/04/08 수

강의 준비를 향한 하나님의 뜻 (마가복음 15:1-15)

Lectio 하나님 나라 읽기

오늘 말씀은 빌라도가 예수님을 심문하고, 예수님을 십자가형에 넘겨주는 내용이다. 빌라도는 예수님을 심문하면서 예수님께는 죄, 특히 대제사장들이 예수님을 고발한 죄목인 '반란죄'가 없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는 대제사장들이 예수를 시기하여 넘겨주었음을 알았던 것이다. (10v)


로마 황제가 임명한 대제사장들을 완전히 거스를 수는 없었던 빌라도는, 한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낸다. 바로 명절마다 갇혀있던 죄수 한명을 풀어주었던 관례를 예수님께 적용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대제사장들은 무리를 선동해서, 무리가 예수님이 아닌 열심당의 우두머리 바라바를 놓아달라고 청하게 만든다. 반로마파인 열심당은 친로마파인 대제사장, 사두개파, 온건 바리새파를 죽이기도 하는 독립운동그룹이라, 바라바는 빌라도에게도 대제사장에게도 아주 위협이 되는 인물임에도 말이다. 그리고 결국 빌라도는 사람들의 인정을 따라 행동하게 된다. 


그리하여 빌라도는 무리를 만족시켜 주려고, 바라바는 놓아주고, 예수는 채찍질한 다음에 십자가에 처형당하게 넘겨주었다. (15v)


Meditatio 하나님 나라 묵상하기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오늘 예수님과 빌라도의 모습이 확연히 대비된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나아가였고, 빌라도는 철저히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행동하였다. 


나에게 주시는 메세지는?

내게는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것이 원동력인가,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이 원동력인가? 이걸 생각했을 때 지난 주일날 데이터 사이언스 강의를 준비하며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주일날 기획자분과 회의를 앞두고, 나는 부동산 아파트 가격 데이터와 공공자전거 예약 데이터 중에 하나를 골라야했다. 그런데 도무지 무엇을 골라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 하나님께 기도를 했었다. 그때 하나님께서 '이사야 54장'을 마음에 주셨다. 이 이사야 54장을 쭉 읽어보았는데,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었다. 


너, 고난을 당하고 광풍에 시달려도 위로를 받지 못한 예루살렘아, 이제 내가 홍옥으로 벽을 쌓고, 청옥으로 성벽 기초를 놓겠다. 홍보석으로 흉벽을 만들고, 석류석으로 성문을 만들고, 보석으로 성벽 둘레를 꾸미겠다. 나 주가 너의 모든 아이를 제자로 삼아 가르치겠고, 너의 아이들은 번영과 평화를 누릴 것이다.
(이사야 54: 11-13) 


나는 그 때 이 말씀를 보고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성벽이 다시 세워지는 이 말씀이 부동산 데이터 실습을 뜻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성경에 자전거와 연관이 있을만한 단어가 있긴 할까? 생각해보니 성전, 땅, 집 등 성경엔 부동산과 관련있는 내용들이 있지만 자전거와 관련된 거는... 잘 모르겠다. 내가 부동산 데이터에 더 관심이 많아서 부동산 데이터와 연관된 내용만 보인 걸까? 일단 11~12절에서 하나님도 부동산과 관련된 말씀을 주셨고, 나도 사실 부동산 데이터에 더 관심이 있고, 사람들도 더 관심있어할 테니 데이터로 실습주제를 정하자! 어쨌든 한가지 확실한 것은, 하나님께서 나의 강의를 통해 나의 수강생들을 직접 가르치시고 그들을 인도하시겠구나!'


그래서 이 날 기획자분과 회의할 땐, 부동산데이터로 실습 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틀 후인 화요일의 회의였다. 화요일에 회의를 하면서 실습 흐름을 쭉 살펴보니 공공자전거 데이터로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게 여겨졌다. 그래서 다시 공공자전거 데이터로 실습주제가 변경되게되었다. 이 회의할 땐 몰랐었지만, 회의 후에 마음 한 켠이 찝찝하였다.  '그래도 하나님과 함께 부동산 데이터로 결정한 것인데, 내가 내 생각만으로 결정한 것일까?' 그리고 이 찝찝함이 오늘 QT를 하면서 떠오르게 된 것이다. 


나는 먼저 나의 양심과 지식을 따라 생각해보았다. 내가 아는 하나님은, 이런 선호의 문제에서 내가 어떤 것을 선택하든지 선하게 인도하시는 하나님이시다. 그래서 내가 어떤 데이터를 선택하든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지난번에 54장 말씀에 그래도 부동산 데이터와 연관되는 말씀을 주신 것 같은데, 이것은 어떤 뜻이었을까? 다시 한번 이사야 54장을 읽어보았다. 그리고 지난번엔 눈여겨보지 않았던 다른 구절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는 대장장이를 창조하였다. 그는 숯불을 피워서 자기가 쓸 연장을 만든다. 
(이사야 54:16a)


대장장이와 연장?! 이것은 충분히 자전거와 연관이 될 수 있는 단어였다! 나는 그제서야 하나님의 뜻이 조금은 이해되었다. 이사야 54장 말씀엔 신기하게도 부동산과 연관이 될 수 있는 구절도 있고 공공자전거와 연관이 될 수 있는 구절도 있었다. 하나님께서 이 말씀을 주신 이유는 어쩌면 "둘 중 아무것이든 상관 없단다, 무엇을 선택하든 내가 너와 함께 학습하는 그들을 내가 가르치겠다." 말씀해주시기 위함이셨을까? 이 깨달음을 얻자, 드디어 내가 알고 있던 하나님의 성품과 주신 말씀이 매치되는 것 같았다. 주일날의 의문과 화요일날의 찝찝함이 없어지고 기쁨과 감사함이 차올랐다. 


나 주가 너의 모든 아이를 제자로 삼아 가르치겠고, 너의 아이들은 번영과 평화를 누릴 것이다.
(이사야 54:13)


Oraio 하나님 나라 구하기

하나님, 참 기쁘고 감사합니다. 제가 하나님의 뜻을 따를 수 있도록 당신의 뜻을 알려주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 그렇습니다. 내가 어떤 실습을 선택하든 상관없이, 당신이 나를 통해 일하실 것입니다. 주님, 제가 강의를 하게 될 때, 제가 가르치는 게 전부가 아니라 나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일하신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게 하여주십시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아래의 내용을 꼭 읽어주세요 :)


오늘의 QT묵상엔 다른 날들과는 조금 다른 방법의 묵상이 담겨있었습니다. 보통 저는 말씀을 묵상할 때 말씀이 적혀진 시대적 배경과 또 본문의 전후 맥락을 파악하여, 그 안에 들어있는 메세지를 발견합니다. 이것이 성경을 이해하는 일반적이고 안전한 방법이지요. 


그런데 오늘은 시대적 배경과 전후 맥락 파악 없이, 성경에 등장하는 단어와 구절을 내가 처한 상황에 맞추어 생각해보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이 방법은 하나님의 성품과 교리 등 신학적 문제를 이해하는데 사용한다면 아주 잘못된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단 신천지가 바로 그러한 예시인데요, 자의적인 성경 분석으로 결국 인간 이만희가 신이라는 말도 안되는 결론을 이끌어내니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제가 이 방법을 사용한 것은, 1) 제가 신학적 문제를 이해하는데 사용한 것이 아닌 나의 개인적 상황, 일상을 이해하는데 사용하였고, 2) 더욱이 제가 이미 안전한 방법으로 터득한 하나님 나라 세계관 안에 있어, 이 방법으로 알게 된 하나님의 뜻과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하나님을 비교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하나님 나라 세계관을 잘 알고 있는 (즉,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 공동체적 문제가 아닌 개인의 일상의 영역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할 때 이렇게도 묵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분명 어떤 방법으로든 일하실 수 있는 분이시니까요! :) 하지만, 이 방법을 모든 문제에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성경의 시대적 배경과 전후 맥락을 파악하여 그 안에 의미를 찾는 방법이 모두에게 안전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오늘의 묵상을 읽으시는 분들이 이 점을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남겨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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