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Jan 04. 2016

남자친구가 당신에게 연락하게 만드는 방법

원하는 것이 있다면 강요하지 말고 하고 싶게 만들어라.


대학시절, 나는 위닝에 미쳐있었다. 친구 시골집에 놀러 가 2박 3일 동안 밤새 위닝을 하느라 집에 돌아가려고 짐을 쌀 때쯤 엄지손가락에 물집이라는 영광의 상처가 남은 적도 있었다. 고3 때 공부하면서도 한 번도 생긴 적이 없었던 물집, 그 물집이 생길 수 있었던 건 플레이스테이션이, 그리고 위닝이 미치도록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남자친구가 당신에게 자주 연락해줬으면 좋겠나? 그렇다면 강요하고 화내지 말고 남자친구가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도록 당신에게 연락하는 것을 즐기도록 당신이 만들어라. -플레이스테이션 2 광고



누구나 원하는 것을 얻으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가장 큰 문제는 다들 예상하듯 연락이다. 남자들이 여자가 원하는 만큼 연락을 자주 한다면 여자가 남자에게 짜증을 내는 횟수가 80% 이상 급감할 것이며 집착하지 말라며 이별통보를 받는 여자들의 수는 90% 이상 폭락할 것이다. 그렇다면 역시 연애 파탄의 주범은 남자일까!?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신은 남자를 만나면  안 된다. 아마 대부분의 남자들이 당신에게 연락하기를 소홀히 할 것이니 말이다. 그런 남자들을 만나며 매번 열 뻗쳐하고 분노를 분출 할바에는 차라리 혼자 집에서 드라마를 보며 백마 탄 연락 잘하는 왕자님을 기다리는 편이 나을 것이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사람은 누구든 좋아하는 게 다르다. 내가 위닝을 좋아한다고 당신을 옆에 붙잡아두고 몇 시간씩 위닝을 할 수 없는 것처럼, 연락을 귀찮아하는 남자에게 "왜 연락 안 해!?"라며 닦달하고 강요하는 것은 그리 현명한 처신이 아니다.


이런 내 말에 당신의 머릿속에 첫 번째로 들 생각은 "처음엔 연락 잘했는데..."일 것이다. 당신은 남자가 원래 연락을 잘했었는데 요즘 소홀하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그건 반대다. 처음이든 언제든 대부분의 남자는 연락하는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 좋아하는 친구에게도 "잘 사냐? XXX아?"라며 가끔 안부를 물을 뿐이다.


아마 두 번째는 "역시 그러면 이제 잡은 물고기니까 미끼를 안 준다는 건가요?"겠지만 뭐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원래 웹서핑, 스마트폰 게임을 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쓸 뿐 연락을 잘 하지 않는다. 헌데 이런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가 어디 있나? 그러면 당연히 여자에게 맞춰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자신이 진정 원해서 하는 것이 아니면 누구나 금세 지치고 자신의  본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이 순리다.


당신의 학창 시절을 떠올려 보자. 다음 날이 마지막 시험날! 당신은 무엇을 할까? 아마 벼락치기를 하며 평소에 하지 않는 밤샘 공부를 할 것이다. 시험이 끝나고 나서도 당신은 밤샘 공부를 하는가? 왜 시험이 끝나면 당신은 공부를 하지 않는가!? 그 이유는 당신은 공부를 즐거워하지 않지만 높은 시험 점수는 원하기 때문 아닌가? 남자도 똑같은 거다. 자주자주 연락하는 것은 즐겁지 않지만 당신이란 사람을 얻고 싶은 거다.


당신은 안 그랬나? 남자친구가 아직 썸남이었을 때, 남자가 당신을 섭섭하게 하면 당신은 소리를 질렀는가? 아마도 조곤조곤 이야기를 하든 아니면 그냥 혼자 삭혔을 것이다. 근데 왜 사귀고 나서는 닦달을 하는가!? 남자 입장에서는"사귀고 나니 닦달을 하는군!?"이라며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처음엔 연락 잘하는 사람인척 하다가 안 하는 건 나쁜 것 아닌가요!?"라는 생각이 든다면 당신이 취업을 위해 면접을 보던 때를 돌이켜보자. 당신은 면접관 앞에서 진짜 당신을 보여주었는가? 아니면 면접관이 바라는 모습을 보여주었는가? 당신은 지금 일을 하며 면접 볼 때 그 마음과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고 있는가?


사람은 다 그렇다, 자신이 즐거워하는 일이 아니라면 누구나 목표를 이룰 때까지는 인내하고 노력하지만 목표를 이루고 나서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이건 나쁜 게 아니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것이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강요하지 말고 하고 싶게 만들어라.

먼 훗날 당신에게 똘똘한 아이가 생겼다고 생각해보자. 머리도 영특하고 벽지에 낙서를  하는 것을 보아 예술성도 대단한 것 같다. 헌데 당근을 죽어도 먹지 않는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아마 지금 연애하는 방식이라면 "우리 아기 당근 먹어야지~"라며 살살 달래 보다가 안되면 "당근 안 먹으면 손바닥 맞을 줄 알아!"라며 강요할 것이다. (내가 화를 내지 말고 대화를 하라고 하면 많은 여자들이 "좋은 말로 해도 안되는데 어떠하여요!"이라는 것을 보아 확실하다!)


하지만 나라면 일단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우리 아이가 당근을 싫어하는구나. 그리고 그건 이 아이의 취향이지!"그리고 나는 아이가 당근을 먹을 수 있게 만들 방법을 고민할 것 같다. 당근을 잘게 다져서 계란말이를 할 수도 있고, 당근과 오이로 인형극을 하며 아이의 흥미를 유발시킬 수도 있다. 아니면 나의 연기력을 십분 발 위하여 당근을 맛깔스럽게 먹으며 "아이 맛있어~"라며 아이의 관심을 끌 수도 있다.


물론 나도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갈 것이고 가끔은 화를 낼 수도 있겠지만 나라면 내가 편한 대로 말로 살살 달래서 안된다고 화를 내기보다 아이가 당근을 재미있게 즐겁게 먹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며, 출근길에 잠깐씩 졸면서도 계속 생각해내고 계속 시도해볼 것 같다. 당신은 어떠한가?


누군가 당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만들고 싶은가? 그렇다면 상대가 당신이 원하는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고민해라. 당신이 면접관 앞에서 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건 상대에게 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원하지 않으면 절대로 움직이지 않으려는 인간을 다루는 현명한 기술인 거다.


그렇다면 남자친구에게 연락을 받아내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야한 옷을 입고 셀카를 찍어 프로필 사진에 올려놓아보자. 남자친구가 화들짝 놀래서 연락이 올 것이다. 그리고 남자친구를 만나자마자 대뜸 볼에 뽀뽀를 하며 말하자. "요즘 연락 자주 해줘서 상 주는 거야!" 남자친구는 더 큰 상을 받기 위해 스마트폰이 불이 나도록 연락할 것이다. "점심 뭐 먹었어?"라는 말에 "김치찌개"라는 성의 없는 문자를 보낸 남자친구에게 답문 해줘서 고맙다며 기프티콘을 쏴보자. 남자친구는 그동안 연락에 소홀했던 것에 반성할 것이다.


물론 당신은 이런 나의 말에 "그래 봐야 말 안 듣던데"라고 나의 말을 무시할 것이다. 근데 정말 그래 봐야 말을 안 듣는지 해봤는가? 내가 소개한 방법 중 하나만이라도 해보자. 그래도 반응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미련 없이 헤어져라. 정말 이렇게도 해봤는데 안될 사람은 당신이 협박을 한다고 될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당신이 내가 그러하듯 "어떻게 하면 나에게 연락을 하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밤낮없이 하고 실행에 옮긴다면 분명 달라질 것이다.


위에 언급한 세 개의 아이디어는 단 1분 만에 떠오른 생각이다. 당신이 남자친구의 연락을 간절히 원하는 만큼 고민을 한다면 당신은 수백만 가지의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고 그중 하나는 분명히 당신의 남자친구에게 통할 것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사람들은 흔히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말은 아마 당신에게도 통할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