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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Feb 24. 2016

스킨십에 수줍어하는 소심남, 어떡해?

그 흐름에 몸을 맡기면 되는 것이다.

L군의 사연을 읽다보면 내가 처음 블로그를 시작했었던 시절이 떠오른다. 정말 별 생각 없이 천천히 글쓸 요량으로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얼마되지 않아서 갑자기 책이 출판되고 파티를 하고 상담을 하고... 분명 잘되어가는것은 맞는것 같은데... 어쩐지 불안한... 그래도 L군아 쫄지마라 일이 잘풀려갈때에는 그저 그 흐름에 몸을 맡기면 되는 것이다.



스킨십은 언제나 긍정적인 신호다.

친구의 소개로 S양을 알게 되었습니다. 첫만남부터 S양과 말이 잘 통한다 생각되어 바로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그 주 주말에 데이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첫데이트때 바닐라로맨스님의 조언들을 떠올리며 칭찬도 많이하고 여러 연애기술을 써먹은 덕에 분위기가 많이 좋았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신이나있었는데 식사를 하러가는길에 S양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제 손을 잡았습니다.


글을 쓰며 "바닐라로맨스님 덕분입니다!"라는 말처럼 내게 힘을 주는 말이 또 어디있을까! L군아 오히려 내가더 고맙다! 그냥 분위기가 좋았던것도 아니라 S양이 먼저 스킨십을 하다니! 물론 S양이 평소 자연스레 스킨십을 하는 타입이었던것이긴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어쨌든 S양이 먼저 L군에게 스킨십을 했다는 것은 도저히 지나칠수 없는 강력한 호감의 표시다.


이럴때 L군은 무엇을 해야할까? 당연이 이 흐름을 타고 그 다음 진도로 나아가야한다. 그렇다고 "헉! 그럼 첫데이트에 뽀뽀....를...?" 하며 너무 앞서 가서는 안된다. 여기서 흐름을 타라는건 S양이 스킨십을 통해 L군에 대한 호감을 보였으니 L군은 그 호감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보다 친밀한 관계로 접어들라는거다.


예를들어 S양이 자연스레 L군의 손을 잡았다면 L군은 S양의 손을 살짝 힘을주며 꼬옥 잡으면서 S양의 호감에 대해 응답을 해줄수 있다. 이왕이면 손을 꼬옥 잡으면서 S양을 바라보며 나도 안다는듯 씨익 웃어주면 금상첨화가 될것이다. 또한 아직 존댓말을 쓰고 있다면 자연스레 말을 놓아보자.


이런 일련의 행동들은 서로 대놓고 말을 하지 않아도 "나 너 좋아", "나도 너 좋아" 라는 느낌을 공유하게 한다. 한마디 말없이도 자신의 마음을 전달할수 있는 스킨십의 힘을 적극활용하자!



상대의 스킨십 진도에 맞추자.

S양이 손을 잡아준것은 좋았지만 저는 첫만남부터 손을 잡을 생각이 없었던 지라 창피하지만 깜짝 놀라고 수줍어해버렸습니다. S양은 그런 제모습을 보더니 창피하면 됐다며 손을 놓아버리더라고요... 싫은건 아니었는데... 그러다 S양이 발을 삐끗하며 넘어질 뻔한걸 제가 잡아줬는데 바보같이 또 제가 부끄러워하는 바람에 S양이 싫어하는 기색을 보이더라고요...


할수만 있다면 스킨십은 상대의 진도에 맞춰주는것이 좋다. 상대보다 너무 빠르면 상대에게 부담이 될수 있고 상대보다 너무 느리면 상대입장에서 불쾌함을 느낄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보다 스킨십 진도가 너무 빠르면 상대는 당신과의 만남자체를 부담스럽게 여기고 다음 만남에는 당신이 또 어떤 스킨십을 시도할까 걱정을 하게되며 당신이 상대보다 스킨십 진도가 느리면 상대는 당신이 자신을 스킨십에 집착하는 사람이라고 여길지 모른다는 생각에 민망해하고 불쾌해할수 있다.


S양은 L군이 수줍어하는 모습이 싫은게 아니다. L군이 스킨십에 수줍어하는 모습이 S양 입장에서는 "뭐야, 지금 나만 좋아서 이러는거야?"하는 생각이 들게 해서 싫은거다. 별것 아니라고 여길수 있지만 이것을 잘 해결하지 못하면 S양 입장에서는 "뭐지?"의 수준을 넘어 "뭐야... 나 밝히는 여자야?"하는 생각이 들며 L군을 멀리할수도 있다.


S양의 스킨십 진도가 L군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울수 있겠지만 S양에 대한 호감이 있다면 깜짝 놀래며 S양을 당황시키기보다 음흉한 미소라도 지어주며 L군 역시 S양처럼 호감이 있음을 표현하자.



미리미리 대응책을 강구해두자.

S양은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현하는데 제가 문제가 있나 궁금합니다. 전 아직 두번째 만남이라 서로를 더 알고 싶었을 뿐 스킨십을 할 생각은 없었는데... 갑자기 손을 잡으니 당황스럽기만 하네요. 그렇다고 S양이 어장관리를 한다고 생각은 안합니다. 아직 에프터는 없지만 또 보고 싶은데 다음에 보게 된다면 제가 어떤 모습을 보여야 좋을까요...?


L군에게는 미안하지만 "스킨십을 할 생각은 없었는데..."라는 부분에서 좀 빵터졌다. L군아 연애에 있어 계획이란 무의미한거다. 일단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파악을 할수 없는데 계획은 무슨 계획인가...? 물론 큰틀은 짜두는것이 맞겠지만 연애란 상대가 어떤 변수를 내놓을지 모르는 것이고 L군이 해야할 일은 자신의 계획에 집착하는것이 아니라 상대에 따라 유연하게 임기응변으로 대처를 하는 것이다.


L군이 S양에게 "음~ 우리 초밥먹을래요?"라고 했는데 S양이 "아... 저는 초밥보다는 라멘이..."라고 한다면 L군은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아무리 L군이 이날을 위해 맛난 초밥집을 알아두었어도 S양이 라멘이 먹고 싶다고 하면 당장 스마트폰을 꺼내 라멘집을 검색해봐야하는것 아닐까? L군의 스킨십 진도 스케줄이 어찌되는지는 모르겠지만 S양과 잘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S양의 진도에 맞추는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문제는 L군이 익숙하지 않다는거다. 아마 다음번 S양을 만나도 S양이 L군의 손을 잡으면 움찔움찔하며 S양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것이다. 그러니 이때를 위해 그럴듯한 변명을 준비해보자. L군이 창의적으로 변명을 준비해도 좋겠지만 내가 자주쓰는 변명을 하나 소개하자면 바로 "내가 예쁜여자랑 있으면..."이다.

약속시간에 10분이상 늦었나?

"미안... 내가 예쁜여자 만난다고 잘보이려고 계속 만지작하다보니까 늦었어..."

말을 하다 말을 더듬으며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였나?

"아~ 진짜~ 내가 원래 예쁜여자 앞에선 막 말을 더듬고 그래~"

L군의 경우 처럼 갑작스런 스킨십에 당황했나?

"ㅋㅋㅋㅋㅋㅋ 완전 창피해! S양아 니가 정말 예쁜긴 예쁜가봐~ 
내가 원래 예쁜여자가 손을 잡으면 깜짝깜짝 놀라거든!"


L군아 너무 걱정하지 마라, 문제점을 찾았으면 다음번 만남엔 그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해나가면 그만인거다. 지금부터는 괜한 걱정하지말고 나를 뛰어넘는 창의적 변명을 준비해보자! (잘되면 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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