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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Feb 25. 2016

사랑받고 싶어서 남자를 숨 막히게 하는 여자

사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자

L양은 단지 사랑을 확인받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하지만 사랑을 확인받고 싶었던 L양의 행동들은 건장한 장정도 그 자리에서 질식하게 만들 만큼 숨 막히는 행동 들이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아마 L양은 "제가 잘못한 건 알아요..."라고 말하겠지만 그냥 "내가 좀 심했지..."라고 넘길게 아니라 자신의 행동들 그리고 헤어진 남자친구와  주고받았던 카톡들을 되새겨보며 L양이 얼마나 사람을 숨 막히게 하는지를 정확히 알았으면 좋겠다.



닦달하지 말고 가르쳐라.

남자친구는 저와 연애가 처음이라 그런지 표현을 잘 못했어요. 반대로 저는 좋아하면 좋아한다 사랑하면 사랑한다 바로바로 표현을 하는 여자였죠. 저는 항상 남자친구에게 사랑을 표현해달라고 했고 남자친구는 노력하겠다고 잘하겠다 미안하다 말은 하지만 저는 남자친구가 변한걸 느끼지 못했어요. 


사실 무뚝뚝한 남자를 만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처음엔 말이 좀 없구나... 싶다가도 자기는 매일 사랑한다 보고 싶다 말하는데 무뚝뚝하게 "응... 나도..."라며 뜨뜻미지근하게 말을 한다면 그 누가 "에구~ 우리  남자 친구! 너무 사랑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래도 L양아, L양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답답한 마음을 표시하는 방식이 좀 잘못되었다는 생각은 안 하는가? 


연애가 서툴고 표현이 서툰 사람에게 "빨리 애교 좀 부려봐!", "표현 좀 해봐!", "나만 좋아하는 거야?" 식으로 닦달을 해대면 어떤 남자가 하루아침에 혀 꼬인 소리를 할 수 있을까? 잘하는 사람도 멍석을 깔아주면 어버버 하는 판국에 어떻게 할 줄도 모르는 사람에게 무작정 표현을 잘해달라니! 


L양이  볼 땐 누군가를 사랑하면 격하게 달달한 말들이 술술 나올 것 같겠지만 사랑을 표현하는 것도 영어회화를 배우는 것처럼 부단한 연습이 필요한 거다. 많이 말해본 사람은 쑥숙 늘지만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은 더딜 수밖에 없다. 그런 표현을 가지고 닦달을 해대니... 남자 입장에서는 눈물 나게 답답한 일이다. 


남자가 표현이 부족하다면 닦달하지 말고 하나하나 가르쳐보자. "자기야~ 사랑해!"라는 말에 남자가 "응"이라고 대답하면 볼에 뽀뽀라도 해주며 "바보야!  그럴 땐 나도 사랑해~  여보~라고 해야 내가 뽀뽀를 더해주지!"라며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을 하나하나 가르쳐주자. 


그리고 다 지나서 "사실 난 어제 자기가 말없이 날 찾아올 줄 알았어"라고 속 터지는 소리를 하기보다. 전날에 "나 오늘 자기가 말없이 나 찾아와 줬으면 좋겠어!"라고 말을 해보자. 혹시 내게 "꼭 그렇게 까지 말해야 해요?"라고 묻고 싶다면 난 이렇게 말해줄 것 같다.

"그럼 표현을 잘 할 줄 모른다는 남자에게 꼭 그렇게 까지 닦달을 했어야 했나?"


아무리 답답하고 닦달을 하고 싶어도 대놓고 "나 표현하는 법을 잘 몰라"라고 말하는 남자에게 표현하는 법은 알려주고 닦달은 했어야하지 않았을까?  



장문의 불만 문자로 남자를 숨 막히게 하지 말아라.

그리고 헤어지기 전날 그때 대화 첨부하긴 했는데. 저와 남자친구 모두 일이 있어서 일주일 만에 봐야 하는 상황에서 그다음 주에 제가 가족 여행을 가게 되었다는 것을 남자친구에게 톡으로 말했어요. 그런데  남자친구는? , 응? , 누구랑?, 할 수없지 잘 다녀와. 이렇게 보내길래 왜 나안 보고 싶어 해?라고 했고 남자친구는 여기에 또 '내가 뭐라 하면 자기 가족들이랑 여행 가는 건데 마음 불편하잖아' 이런 식으로 대답하였고요

남자친구에게 왜 자기는 아쉽다 보고 싶은데 서운하다 이런 말 하나도 없냐며 제가 톡으로 화내는 듯한 말투로 보내버렸네요.. 결국에는 제가 자기 지치지? 이렇게 말하니까 보고 답장이 없어서 비트윈 쪽지 롤 글을 남겼습니다.(첨부했어요)그리고 남자친구는 답글을 달았는데 제가 읽고 답장을 안 했는데... 


일단... L양아... 스스로 얼마나 숨 막히는 질식 화법을 사용하는지 반성하자. 남자친구가 "나 약속 있어서 그날 못 만날 것 같아"라고 말한 것도 아니고... L양 때문에 못 만나는 거면서 "왜 나 안 보고 싶어 해?"라니... 이뿐인가? L양이 보낸 카톡 대화에는 "자기는 꼭 일 때문이 아니더라도 나 만났을 때 소홀해", "요새는 나 혼자 연애하는 건가 싶어", "자기가 나 웃게 만들어주고 행복하게 해주면 되잖아" 등등 남자친구에게 섭섭한 마음만 한가득이다. 


오죽하면 남자친구가 "미안해... 할 말이  없어..."라고 할까...? L양은 "매번 미안하다고만 하고..."라며 또 삐진 것 같은데...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뭐라 말해도 불만만 쏟아내는 L양에게 말 그대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감도 안 잡혔을 것이다. 


물론 상대에게 불만이 있으면 담아두기 보다는 상대에게  털어놓고 빨리 푸는 게 좋지만 절대 그 방법이 문자여서는 안된다. 불만이 한가득 담긴 L양의 문자는 3자인 내가 봐도 숨이 막힐 것 같은데 당사자인 남자친구는 얼마나 숨이 막혔을까? 뭐라 설명하면 그것 말고도 섭섭한 게 있다며 장문의 문자를 쏘아붙이는 여자친구라... 


불만이 있으면 꼭 만났을 때 이야기하고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면 전화로 하자. 문자는 당신의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상대가 두고두고 곱씹어보며 질려할 수 있다. 생각해봐라. 불평불만이 가득 담긴 카카오톡을 보며 남자친구가 무슨 생각을 하겠냔 말이다. 앞으로 어떤 연애를 하든 이공식만은 꼭 기억해라. "사랑해"는 문자로 "섭섭해"는 만나서!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 고치자.

저희가 헤어진 진짜 이유는 단지 모든 상황을 이길 만큼 사랑하지 않아서 헤어졌다고 생각하면 될까요? 이유를 아는 것은 하나도 소용은 없지만.. 그렇다면 앞으로 제가 해야 할 일은 뭘까요? 그동안 미뤘던 헬스도 하고 공부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영화도 보고하는데 눈물이 나고 슬픈 건 어쩔 수 없나 봐요. 

이런 제가 다음에 다른 남자를 만나 사랑받을 수 있을까요? 그전 남자에게 상처받아서 4년 동안 연애 안 하던 저인데 제가 사랑할 수 있었겠죠? 그럼 제가 어떻게 변화한 연애에 대한 생각,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요? 


모든 상황을 이길 만큼 사랑하지 않아서 헤어졌다니... 아... 읽는 내내 내가 답답해서 숨이 넘어갈 것 같다. 내가 보기엔 둘 다 연애가 서툴러서인 것 같다. L양의 남자친구는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했고 L양은 자신의 섭섭함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을 하지 못해서 서로에게 상처를 줬던 것 같다. 


그렇다면 이제 L양은 무엇을 해야 할까? 일단  다시 한번 자신이 보낸 문자들을 다시 꼼꼼하게 살펴봐라. 과연 L양이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한 것인지 부족했다면 어떤 부분이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남자친구가 숨 막히지 않으면서도 L양이 원하는 만큼의 표현을 하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되짚어보자. 


남자친구가 다시 되돌아 올지 안 올진 모르겠다. 어쩌면 남자친구가 한숨 돌리고 L양에게 다가올지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L양이 이번 이별의 "모든 상황을 이길 만큼 사랑하지 않아서..."라고 여긴다면 재회를 해도 일주일을 못 갈 것이라는 거다. 


남자에게 사랑받고 싶은 L양의 감정도  존중받아야 하지만 안 되는 표현을 강요당하며 숨 한번 제대로 쉬지 못했던 남자친구의 고통도 말로만 이해한다고 할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이해하고 남자친구가 숨 막히지 않을 수 있는 대화법도 강구해봐라. 


L양은 "그래 봐야 남자친구가 돌아오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는 것 아닌가요...?"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만 그건 L양이 연애를 잘 몰라서 하는 소리다. 연애는 패턴이다. 지금 L양이 의사소통방식을 고치지 않으면 다음 만날 남자친구도 얼마 지나지 않아 질식사해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 "혹시 남자친구가 되돌아오지는 않을까?" 하며 무의미한 망상 속에서 허우적 거 지리 말고 자신의 문제점에 대해 보다 깊은 고민을 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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