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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Feb 23. 2016

항상 타이밍만 기다리는 모태솔로의 문제점

기다린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얼마 전 애드센스 문제로 블로그 스킨을 손본 적이 있다. 그런데 분명 친구가 알려준 대로 했는데 이게 친구의 설명처럼 잘 안 되는 게 아닌가? 분명 그 녀석이 하라는 대로 했는데... 한참을 지지고 볶다가 괜히 혼자 열이 받아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한바탕 신경질을 부리고 10분 후 그 녀석에게 카톡이 왔다. "잘 되기만 하는구먼." 


분명 나는 친구 녀석이 하라는 대로  차근차근했는데... 내가 할 땐 안되더니... 이 녀석이 하니까... 10분 만에 정말 거짓말처럼 내가 원하는 대로 수정이 되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아마 K군의 마음이 이와 같지 않을까? 분명 자신은 최선을 다했는데... 끝끝내 연락이 끊기고만 K군, 오죽 답답했으면 내게 "바로님 같았으면 어떻게 했을지 궁금하네요."라며 질문을 했을까...? 만약 내가 했다면 그녀는 내게 넘어왔을까? 그건 모를 일이다 다만 확실한 건 K군과는 전혀 달리 접근했을 것 같다. 어떻게? 지금부터 같이 알아보자.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으로 살갑게 다가가자.

그녀에게 저는 푹 빠져 버렸어요. 학교에서 서로 친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매일 카톡으로 즐거운 대화를 나눴죠. 제 기대보다 더 좋은 분위기가  계속되었고 새벽까지 카톡을  주고받기도 했어요. (카톡은 항상 제가 먼저 했고 물어보는 것도 제가 많이 물어보기는 했어요.) 그런데 그녀는 학교에서 절 보면 아는 척을 하지 않더라고요. 


나와 K군의 가장 큰 차이점은 나는 오프라인에서 친분을 쌓으려고 하지만 K군은 온라인에서 친분을 쌓으려고 한다는 점이다. 모태솔로 K군 입장에서는 "마땅히... 오프라인에서 말을 걸 명목도 없고... 이왕이면 안전하게 카톡으로..."라고 생각했을지 몰라도 온라인에서 과도하게 친해지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이유로 나라면 오프라인에서 다가갈 자신이 없었다면 어설프게 카카오톡으로 다가가는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예를 생각해볼 필요도 없다. 지금 상황을 보자. 카톡에서는 새벽까지 대화가 이어지면서 오프라인에서는 서로 아는 척도 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대체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친밀도의 깁애 너무 크기 때문이다. 밤새 카톡을  주고받고 있긴 하나 오프라인상에서는 제대로 말을 해본 적이 없다 보니 막상 마주쳤을 때 반갑기보다 어색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다면 집에서 침대에 누워 카카오톡이나 sns를 통해서 찔러볼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먼저 다가가야 한다. 온라인에서 친하던 상대를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면 어색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친하게 지내던 사람을 온라인에서 만나는 것은 전혀 어색함이 없다. 


"창피하니까...", "마땅한 계기가 없으니까...",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등등의 변명은 모조리 쓸어버리고 하나만 기억해라 "어차피 연애는 오프라인에서 하는 거다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 아니라면 카톡으로 친해지길 시도하지 말고 오프라인에서 다가가라!"  



타이밍은 내가 만드는 거다.

빨리 그녀와 친해지고 싶었는데 저희 학교 애들이 서로 별로 안 친해서인지 술자리가 정말 없더라고요. 친해지고는 싶은데... 딱히 이렇다 할 계기가 없으니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해요. 


K군이 뭔가 착각을 해도 단단히 착각을 하는 것 같은데... 타이밍은 결코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다. 타이밍 또한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걸 명심하자. 물론 이왕이면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는 술자리나 MT 등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자연스러운 기회가 많지 않다면 마냥 앉아서 계기를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계기를 만들어보자. 


나라면 평소 학교에서 지나 칠 때 밝은 인사를 하며 어깨를 툭치는 가벼운 스킨십으로 시작했을 것 같다. 또 다소 고전적이긴 하지만 '책 빌리기'로 짧은 만남을 가졌을 것 같다. 방법은 간단하다 상대와 대화를 나누다가 상대가 집이라고 하면 무작정 책을 빌려달라고 하는 거다. K군의 경우라면 "집이야? 맞다! 혹시 집에 전공서적 있어? 나 지금 좀 필요한데... 내가 너희 집 쪽으로 갈 테니까 좀 빌려주라~" 정도면 괜찮다. 


이쁜 만인가? K군은 그녀와 같은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지 않은가? 지나가다 만났을 때 그녀가 혼자라면 "XX야 같이 매점 가자~ 혼자 가려니 심심해~ 오빠가 쏠게~"라며 짧은 만남을 가질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짧은 만남이 쌓인다면 수업 후 술 한잔을 제안해도 되고 부담스럽다면 K군과 그녀 사이에 몇 명을 더 껴서 술자리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생각처럼 안 풀린다고 판을 뒤엎지는 말자.

얼마 후 제가 용기를 내서 술 한잔 하자고 했는데 그녀는 다음날 발표가 있어서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전화를 했는데 전화도 안 받고... 저는 용기를 냈는데 뭔가 무시당한 기분이 들어서 그녀와의 카톡방을 나가버렸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나 싶지만 그땐 그녀가 제 가치를 너무 몰라주는 것 같아서 화가 났어요. 


K군도 스스로 후회를 하고 있긴 하지만 정말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큼은 난 절대로 K군처럼 행동하지 않았을 것 같다. 자기 혼자 좋아하다가 여자가 자기 맘을 몰라준다고 화를 내고 카톡방도 나가버리는 건... 정말 누가 봐도 꼴불견의 모습이다. 


K군이 느낀 것처럼 그녀가 K군의 가치를 몰라준다면 그녀에게 K군의 가치를 증명하고 유혹할 방법을 모색해야 할 일이지... 왜 뜬금없이 그녀에게 속 좁은 모습을 보이느냔 말이다. 그런 허튼짓을 해서 K군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 다년간의 경험과 그간 사례 들어 봤을 때 감정적으로 한 행동들은 언제나 후회하기 마련이다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K군도 명심해라 나중에라도 어떤 일로 하여금 흥분이 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해도 절대로 그것을 쉽게 내보이지 말자. 분명 얼마 지나지 않아 후회할 것이고 중요한 건 되돌릴 수도 없다는 것이다. 


K군아, 거만한 생각은 버려라. 이 세상에 쉬운 사람은 없다. 내가 노력한다고 무조건 다 잘되는 것도 아니고, K군에게 취향이 있듯이 그녀에게도 취향이라는 게 있는 거다. 그녀가 K군과 사귀었다가 바람을 피운 것도 아니고... 뜬금없이 이게 무슨 추태인가? 반성하고 또 반성해라.  



대화법을 공부하자.

진짜... 내가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K군의 대화법은 도저히 지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 혹시 너 과제했니?
아뇨 아직 못했어요
- 정말? 나도 못했는데... 너 학원 아직도 다녀?
네~ 이제 막 끝났어요~ 


정말... 난 내 눈을 의심했다... 아무리 모태솔로라지만 이건 좀 심하지 않나? K군은 분명 새벽까지 그녀와 카톡을 나누었다고 했는데... 만약 이런 식이었다면 그건 카톡으로 대화를 나눈 게 아니라 그녀를 고문한 것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K군아 어찌 이렇게 흐름이 뚝뚝 끊기는 대화를 할 수 있냔 말이다! 대화는 흐름이다. 물이 흐르는 것처럼 말이 이어지고 또 이어져야 하는데... 한번 질문하고 답변을 듣고 또 다른 질문을 하면 이게 무슨 대화가 되냔 말이다...ㅠ_ㅠ 일단 왜 내가 답답해하는지 절대 알지 못하는 K군을 위해 정답은 아니겠지만 모범답안을 제시해보자. 


- 혹시 너 과제했니?
아뇨 아직 못했어요.
- 정말? 나도 아직 못했는데... 자료는 좀 찾아봤어?
자료는 좀 찾아두긴 했죠~
- 대박! 역시 XX야! 칭찬해줬으니... 내게 자료를 좀 나눠주는 건 어때!?
내일 오빠가 맛있는 점심 쏠게! 


K군아 잘 봐라 '과제'에서 '학원'으로 주제가  전환되는 것보다는 '과제'라는 주제에 대해 좀 더 대화를 나누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나? K군이 일단 던지고 상대가 받아줬다고 해서 대화가 술술 풀려나갔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아니... 12줄의 카톡 대화를 나누며 주제가 '과제 → 학원 → 방학 계획 → 이상형'으로 넘어가면 그건 상대에게 호감을 얻는 대화가 아니라 상대의 귀차니즘을 자극하는 대화일 뿐이다. (사실 대화라고 여기는 것 조차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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