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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Feb 20. 2016

먼저 다가가도 반응 없는 훈남, 어떡해?

왜 때문이죠!?

처음 Y양의 사연을 보고 이걸  포스팅해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전체적으로 Y양의 행동은 나빠 보이지 않았고 이대로라면 "안 되는 건 안되는 거야..."라는 말 외에는 딱히 해줄 말이 없기 때문이다. 먼저 말을 걸었고, 먼저 데이트 신청도 했고, 훈남이 먼저 연락할만한 여지를 남겨두기도 했다. 분명 Y양의 행동은 나쁘지 않았는데... 훈남은 아직도 시큰둥...이다... Y양은 뭐가 문제였을까?


원인을 외부에서 찾지 마라.

카톡만 하는 게 너무 진전이 없는 것 같아서 제가 먼저 밥 먹자고 했어요. 오빠는 알았다고 했고 그날은 밥 먹고 카페에서 즐거운 대화도 나눴어요. 제가 버스 타는 것도 기다려 줬었는데... 그 이후 잘 갔냐는 카톡이 없더라고요... 저는 오빠가 연애를 잘 몰라서 그런가 보다 했죠... 오빠가 여자친구를 많이 안 사귀어 봤다고 했거든요...


연애를 비롯한 어떤 것이든 잘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절대로 어떤 결과에 대한 원인을 외부에서 찾으려고 해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시험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면 그것은 옆 사람이 볼펜을 똑딱거려서가 아니라 그저 당신이 공부를 열심히 안 해서 혹은 공부를 못해서다.


Y양아, 데이트를 마치고 연락이 없는 것에 대한 원인을 훈남의 빈약한 연애경력 때문으로 여겨서는 안된다. 훈남이 실제로 연애경력이 적 다한들 정말 Y양이 맘에 들었다면 Y양이 버스를 타자 마자 "즐거웠어~ 다음에 또 보자~", "집에 가려면 오래 걸리나?", "아까 먹은 라멘 정말 맛있더라~" 등등의 카톡이 날아왔을 거다. 왜 데이트 후 연락이 없을까? 그걸 꼭 말을 해야 하나...? 그건 훈남 입장에서 Y양이 별 감흥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Y양의 말대로 훈남이 연애경험이 없어 무슨 연락을  해야 할지 몰라 감을 못 잡고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Y양은 연락이 없는 것을 자신의 부족함이라고 여기는 편이 더 낫다. 이왕이면 항상 자신을 부족하다고 느끼며 그날의 데이트를 꼼꼼히 되집어 보는 것이 Y양에게는 최고의 연애 오답 오트가 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먼저 다가갔는데도 별다른 반응이 없다면 배팅을 해보자.

그리고 제가 데이트한 날 "저 다음 주에 잠깐 일본 여행가요~ 혼자 돌아다니면 심심할 테니 카톡도 좀 해줘요~"했었는데.. 그 자리에서는 알았다고 하고 먼저 연락이 없더라고요... 제가 초밥 사진을 찍어 보냈더니 "와~ 맛있겠다~" 하고 나서도 별다른 대꾸도 없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기념품 줄테니까 한번 보자고 했는데... 약속한 날이 되도록 연락이 없더라고요.


사실 Y양도 느꼈겠지만 확실한 건 훈남이 Y양에게 어떤 매력을 못 느낀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일단 첫 데이트 이후 연락이 없고 먼저 나서서 연락을 해달라며 훈남이 Y양에게 연락을 할만한 구실을 줬음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다는 건 솔직히 절대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상황에서 이내 포기를 해버리지만 나라면 다소 위험부담을 안고서라도 압박을 했을 것 같다. Y양의 경우라면 약속한 날 전날 "우리 내일 뭐 먹을까요?"라며 약속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줬을 것이며 물론 이후 훈남은"아... 그날 약속이..."라며 응수하겠지만 이때도 당황하지 않고 "쳇! 오빠! 약속 까먹고 그런 사람이었어요~? 대신 다음에 보면 맛있는 거 사줘야 해요!"라며 훈남을 압박해봤다면 어땠을까?


대충 얼버무리고 지나가려던 훈남도 일단 압박이 들어오면 대놓고  거절하기보다는 한두 번 정도는 더 만나보려고 했을 것이다. 물론 Y양 입장에서는 자존심에 크고 작은 흠집이 생기기는 하겠지만 연愛인이 한번 유혹을 하겠다 마음을 먹었으면 끝까지 최선을 다해봐야 하는 것 아닐까?


사실 첫인상으로 상대를 유혹하지 못했다면 그 관계는 연인으로 이어지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무조건 포기하기엔 이르다. 다소 억지를 부려서라도 두 번째 만남을 갖도록 노력하고 만남의 기회를 만들어냈다면 어쭙잖게 데이트를 할 것이 아니라 헤어숍에 가서 세팅을 받고 그간 도전해보지 않았던 옷에 도전을 해보며 첫 만남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해봐라.



유혹은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아무래도... 오빠는 제게 관심이 없나 봐요... 전 정말 노력 많이 했는데... 약속도 두 번이나 먼저 잡고... 번호도 먼저 알아냈고... 먼저 카톡도 하고... 이젠 아닌가 보다 포기하려고 했는데... 바닐라 로맨스님의 글을 보고 또 흔들리네요... 제가 먼저 연락해도 될까요...?


모회사에 갓 입사했던 시절 나에게 해외업체와 자사의 서비스를 비교 분석 해오라는 업무가 떨어졌다. 맙소사... 영어권 국가는 그렇다 치고 비영어권 국가는 어찌하란 말인가!? 그래도 어쩌겠나 하라면 해야지... 밤을 새워 번역기를 돌려가며 작성한 다음 몽롱한 눈으로 메일을 전송했는데... 몇 분 지나지 않아 호출이 떨어졌다. "바 로씨, 이게 뭔가요?"상사의 질책에 이런저런 변명을 늘어놓으며 내가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어필을 했고 상사는 이렇게 말했다.

"바 로씨, 누가 열심히 하랬어요? 잘하랬지?"


Y양아, 세상은 생각보다 냉정하다. 내가 얼마나 노력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상대방을  만족시켰느냐  만족시키지 못했느냐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Y양이 매력도 없는 못난 사람이라는 건 아니다. 분명 Y양은 Y양만의 매력이 있을 것이고 앞으로 Y양이 그 매력을  갈고닦는다면 지금 보다도 더 매력적인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Y양의 매력이 그 훈남에게 통하지 않았을 뿐이다.


난 이번이 Y양이 유혹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단순히 "휴~ 안되는구나... 포기해야지..."가 아니라 "왜 나한테 넘어오지 않았지?", "뭐가 부족했지?", "내가 무슨 실수를 했나?"라며 지난 일들을 돌이켜보고 조금이라도 자신이 변해야 할 부분을 찾았으면 좋겠다. 그 과정에서 혹시나 "아... 이거구나..."하며 느끼는 부분이 있었다면 주저하지 말고 훈남에게 다소 억지를 부려서라도 만난 다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그에 따른 반응도 관찰해보자.


열심히 한다고 항상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다. 때론 실패도 있는 거다. 하지만 Y양이 실패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배우는 자세로 지난 일들을 돌이켜본다면 실패 또한 Y양이 좀 더 능숙한 연愛인이  되는 데에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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