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Feb 28. 2016

딴 여자가 생긴 것 같은 남자친구, 어떡해?

아닌 건... 아닌 거니까...

A양은 지금 헤어지는 게 맞는지... 아니면 잘해봐야 하는 건지 고민하는 것 같은데... 사실 이미 결론은 났다고 봐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A양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선택은 욕이라도 한 바가지 쏟아붓고 나서 깔끔하게 정리하고 새 출발을 하는 것이다. A양은 "친구들이랑 똑같은 말을 하네..."라며 씁쓸해하겠지만 마냥 씁쓸해하기 전에 오늘 이 글을 보며 확실히 마음을 정리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자기가 하고 싶을 때만 하는 연락은 의미가 없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건 아닌 것 같아서 우리 생각할 시간을 좀 갖자고 했더니 남자친구는 기다렸다는 듯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다 잠시 통화 가능하냐니까 연락도 없고... 연말에는 연락이 올 줄 알았는데 연말이 지나고 나서야 연락이 왔어요. 괜찮냐며...


내가 과감하게  앞부분을 생략한 건 읽어볼 가치도 없을 정도로 A양의 남자친구가 이미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다는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친구를 동원한 어설픈 거짓말과 내연녀로 추정되는 여자지인의 의미심장한 부재중 전화... 뭐 더 볼 필요가 있을까?


지금 문제는 과연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우고 있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무슨 생각으로 바람을 피우고 있느냐이다. 아마 이 정도만 되었어도 나는 A양의 남자친구 편에 서서 "장거리 연애를 하다 보면 잠시 한눈을 팔 수도 있지 않을까...?"라며 A양을 달래 줄 생각도 있었지만 A양 남자친구의 행동을 봐서는 절대 그럴 수가 없다.


자기의 잘못으로 시간을 갖자는데 기다렸다는 듯 ㅇㅋ를 외치고 그것도 모자라 연말마저 연락을 하지 않는다? 여기까지도 봐주자 A양이 먼저 연락을 해도 그땐 받지도 않더니 며칠 후에 연락을 한다? 이건 누가 봐도 우선순위에서 밀린 정도가 아니라 A양의 위치가 이미 여자친구에서 불편한 존재로 떨어졌음을 나타낸다.


A양은 내심, "아직 그래도 그녀와 나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만약 흔들리고 있었다면 적어도 연말과 A양이 부재중을 남겼을 때 만큼은 바로 연락이 왔었어야 맞는 거다. 둘이서  투닥투닥거리다 냉전을 갖게 된 것도 아니고 남자친구의 여자 문제로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인데... 이건 뭐...



바람과 환승은 다르다.

근데 저도 할 말이 없는 게 제가 남자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도 남자친구는 이미 여자친구가 있는 상태였어요. 여자친구를 정리한 건지  정리당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요즘 뿌린 대로  거두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누가 여자가 갈대라고 했는가? 내가 보기엔 남자가 더 갈대다. 아무리 예쁜 여자친구가 있어도 그다지 예쁘지 않은 여자가 지나가도 슬쩍 눈이 돌아가는 게 남자다. 누가 그랬던가? 남자의 이상형은 예쁜 여자가 아니라 처음 보는 여자라고... 그런 남자지만 하나만큼은 지키는 게 있는데 여자친구가 아닌 여자와 따로 밥을 먹거나 히히덕 거려도 조강지처를 외면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 


바람과 환승은 다르다. 바람은 어쩌다 실수라고 할 수 있지만 환승남은 연愛계에서 하루빨리 사라져야 할 악덕 연愛인이다. 아마도 A양의 남자친구의 수법은 A양에게 하는 행동으로 미루어 보아 자기가 헤어지자는 말은 하지 않지만 여자 쪽에서 정리하도록 질질 끌고  중간중간 착한척하며 연락을 하는 타입인 것 같은데 A양이 속히 잘라버려야 할 남자임이 분명하다.



미련 때문에 현실을 왜곡하지는 말자.

아무튼 남자친구는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요? 저를 그리워하고 있는 건 맞을 까요? 아니면 그냥 절 보험으로 두고 지금 만나는 여자와 잘 안되면 저에게 다시 돌아오려는 그런 생각인 걸까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정말 모르겠나? 내가 보기엔 모른다기 보다는 모르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다른 여자가 있는걸 들켜놓고 친구를 동원해 거짓말을 하며 계속 만남을 이어가고 게다가 천연덕스럽게 시간을 갖자고 하고, A양이 찾을 땐 연락도 안되다가 자기 내킬 때만 연락을 하는데... 정말 무슨 마음인지 모르겠다는 건가?


지금 A양은 최악의 상황을 A양을 보험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 지금 상황은 그보다 더 최악이다. 지금 A양의 남자친구는 A양이 알아서 떨어져 주길 기다리는 중이다. 마치 여자친구를 버리고 A양에게 환승했던 그때처럼 말이다.


A양은 "남자친구가 헤어지자고 그러면 쿨하게 응! 하고 싶은데 그러면  후회할 것 같아요..."라며 끝까지 미련을 못 버리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헤어지자는 말에 "응!"이라고 할게 아니라 "XXX야 이런 식으로 살지 마라"라고 욕이라도 시원하게 해줘야 한다.


단지 A양 속이 시원하라고 그러는 게 아니다. 욕이라도 한번 시원하게 해줘야 남자친구라는 X이 더 이상 어쭙잖은 마음으로 A양에게 연락을 하지 않을 것이며 A양도 보다 빨리 새 출발을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래도..."라는 나약한 마음은 이제 그만! 더 끌려가면 답도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