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Mar 18. 2016

재회의 문턱에 들어선 이별녀를 위한 충고

일희일비하지 마라

"저에게 기회가 있나요? 아니면 포기해야 할까요?"라는 고민은 K양뿐만 아니라 많은 이별녀들이 공통적으로 배게를 눈물로 적시며 하는 고민이다. 헤어지긴 했지만 연락을 하면 잘 받아준다! 하지만 예전처럼 챙겨주거나 먼저 연락을 해주지는 않는 남자의 모습에 여자는 재회에 대한 기대를 걸어야 할지 아니면 깨끗이 포기를 해야 할지 선택을 하지 못하고 갈등한다.


하지만 이런 고민은 바보 같은 짓이다. K양은 포기를 못하니까 고민하는 것 아닌가? 포기하지 마라. 대신 이성적으로 전략을 짜서 다가가 보자. "그러다 돌아오지 않으면 어쩌죠...?"라는 걱정이 들기도 하겠지만 걱정하지 마라. 당신이 감정을 절제하고 이성적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했다면 그동안 당신의 마음은 자연히 정리가 될 것이고 어느 경지에 이르면 자연히 "아... 정말 할 만큼 했구나... 이제 다른 사랑을 해야지... 그리고 남자친구도 좋은 사람 만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 테니 말이다.



일희일비하지 마라

다시는 오빠를 못 볼 줄 알았는데 오빠가 점심이나 같이 먹자고 하더라고요. 저는 오빠가 아직 나에게 마음이 있구나 생각했고 재회의 꿈에 부풀어 있었죠. 하지만 막상 만나보니 별 얘기도 없고 그냥 편해 보였어요... 괜히 저 혼자 김칫국 마시는 기분이랄까요...?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만 연애에서 일희일비는 모든 일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작은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한껏 기대했다가 그것이 꽝임을 알게 되었을 때에는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이 실망해서는 재회는커녕 좋아하는 사람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조차 힘들다는 걸 명심하자.


K양의 경우를 보자. 헤어지자더니 점심이나 먹자는 남자. 무슨 의미일까? K양 입장에서는 "점심을 먹자는 건 마음이 풀렸다는 거고... 마음이 풀렸다는 건 재회를 하자는 거겠지!?"라며 제멋대로 희망찬 스토리를 그려나가겠지만 헤어지자더니 점심이나 먹자는 건 그냥 이제 널 봐도 괜찮다는 뜻 정도로 해석하는 게 올바르다. K양처럼 잔뜩 기대를 했다가는 큰 기대가 실망으로 돌아오고 큰 실망은 당신을 꼴사나운 행동으로 유도한다.


꼴사나운 행동의 흔한 예는 자기가 만나자고 해서 나온 남자친구가 자기의 생각처럼 재회의 뉘앙스를 보이지 않는다고 대뜸  "이럴 거면 나한테 연락하지 마!"하고 소리를 질렀다가 안 보고는 못 살 것 같으니까 그제야 "아냐 아냐!!! 오빠 그냥 곁에만 있어줘!"하고 매달리는 경우가 있다.


두 달 전 내게 오프라인으로 재회상담을 받았던 B양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B양의 경우 흔한 애정 구걸 유형으로 무뚝뚝한 남자친구에게 시도 때도 없이 "사랑을 표현해줘!"라며 닦달을 하다 남자친구가 도망가버린 케이스였다. 나는 B양에게 남자친구를 향한 애정과 관심을 딱 절반만 자신에게 쏟아 볼 것을 제안했고, B양에게 맞는 취미를 추천해주고 내 파티에 초대를 했다.


곧 떨어져 버릴 마지막 잎새 같던 B양은 자신을 사랑하고 가꾸며 차차 안정을 찾아갔고 그러한 B양의 변화를 SNS를 통해 공개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B양은 기적이라며 (내가 봐도 기적이다... 고작 6개월 사귀면서 수십 번을 "이럴 거면 헤어져!"를 달고 살던 B 양인데...) 마지막으로 남자친구를 만나서 무엇을 해야 할지 내게 조언을 구했다.


몇 가지 조언과 함께 나는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B양에게 이렇게 말해줬다. "B양 기대하지 마, 지금 남자친구는 그냥 B양이 잘 살고 있나 궁금한 거야 괜히 가서 재회 드립을 꺼내면 남자친구는 '역시 변한 게 없군!' 이라며 다시 등을 돌려버릴 거야! 분명 남자친구는 그다지 따사롭지도 않을 거고 재회의 뉘앙스를 풍기지도 않을 거야. 그래도 실망한 모습을 보이지 마! 일단은 편하게 만나는 게 목적이니까!"


그렇게 강조를 하고 경고를 했음에도 B양은 지나친 재회에 대한 기대를 품었다가 자신의 기대와 다른 남자친구의 태도에 결국 감정 폭발을 해버렸고 "나랑 다시 만날 생각은 있어? 아니면 왜 만나자고 한 거야? 날 가지고 노는 거야?"라는 말에 남자친구는 전화번호를 바꾸고 완벽히 B양 앞에서 사라져버렸다.


K양아 정말 남자친구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면 일희일비하며 감정에 휩쓸리다 연애를 망치지 말자. 정말 재회를 원한다면 열 걸음 뒤에서 몇 개월 정도는 예상하며 재회를 계획하자.



연락을 기다리지 말고 만나자.

제가 먼저 카톡 하기 전에는 아무런 연락이 없어요. 억지로 제가 연락을 이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제 연락하는 것도 가만 보면 어쩔 수 없이 오니까 답해주는 그런 식 같아요... 근데 저는 또 하염없이 기다리고... 마냥 기다리기만 하고... 혹시나 답이 없을 때에는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폐인처럼 살고...


K양에게 좀 따끔한 말을 하자면 억지로 연락을 이어가고 있는 게 맞다. 남자친구가 K양과 당장 재회의 의지가 있었다면 당연히 계속 만나자고 달려들고 술 한잔 하자고 하다가 "사실은..."해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K양은 몰라서 고민하는 건가? 인정하자 K양은 별생각 없는 사람에게 억지로 연락하고 매달리고 있는 거다.


재회라는 게 그런 것 아닌가? 한쪽은 정리가 되고 평온한데 한쪽은 정리가 안되고 조급한 거다. K양의 경우라면 남자친구는 평온한 거고 K양은 불안한 거다. 그러니 지금 매달리고 있는 것 아닌가?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자.


그러니 지금 K양의 행동은 매우 바보 같은 짓이다. 평온한 남자친구가 왜 K양에게 먼저 연락을 하고 만나자고 하겠는가? K양이 기다리기만 한다면 남자친구는 1년에 한번 새해인사쯤이나 건넬 것이다. 절대로 기다리지 마라. 자신의 일을 하고 자신의 라이프스타일로 돌아가되 기회가 될 때마다 가벼운 인사를 건네고 "이럴 수가 오늘 비와! 오늘 포차에서 소주나 한잔!? 어때?"라며 가볍게 만남을 유도하자.


헤어진 남자친구의 마음을 바꾸고 싶다면 자주 봐야 한다. 먼저 연락이 안 올게 뻔한데 바보같이 "그래도 생각이 있다면 연락을 하겠지..."하며 기다리지 말자. 생각이 없으니까 헤어지자고 한 거고 매달려도 안 넘어온 것 아닌가? 당신이 먼저 말을 걸고 만나자고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다만 주의해야 하는 건 말을 걸었을 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때에는 매달리지 말고 쿨한 척을 해야 한다는 거다.


앞서 말했듯 일희일비하지 않고 길게 본다면 분명 만난다. 만났을 때 "흐엉흐엉 다시 만나면 안 될까!?"라며 매달리지 않는다면 조금씩 더 서로가 편해지고 어느새 말만 안 했다 뿐이지 재회한 상태가 돼버린다. 조금만 더 기다리자 남자친구가 자연스레 스킨십을 해올 것이고 K양은 다 알고 있었다는 듯 "어허! 아직 우린 엄연히 남이란 사실을 잊지 말라고~"라며 놀리듯 멘트를 던지면 되는 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