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지지 말고 일단 알았다고 해라
A양은 "자기가 헤어지자더니!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라며 머리 아파하고 있지만 A양은 지금 진짜 연애가 무엇인지 제대로 배우고 있는 것이다. 연애란 그런 거다 A와 B둘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면서도 무엇하나 제대로 선택 못하고 애매하게 시간을 허비하는 것, 헤어진 남자친구의 행동에 답답해하기보다 그 행동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해보자. 지금 A양에겐 어떤 선택을 하는 결단력 보다는 현재의 상황을 여유롭게 지켜볼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얼마 전 4년여를 만나오던 남자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았어요. 그렇게 큰일은 아니었지만... 하여간 헤어지자고 하고 남자친구는 몇 주가 지나고 나서 힘들다며 연락을 하더라고요. 괜히 저희 집에 찾아오기도 하고... 그래서 제가 손을 내밀면 남자친구는 그래도 다시 사귀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술을 마시고 화해하기로 했는데 며칠 가지 못하고 또 남자친구가 이별통보를 하더라고요... 남자 친구는 단순히 싸워서가 아니라 사귀는 내내 서로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하더라고요. 정에 이끌려 다시 사귀긴 했지만 확실히 사랑은 아닌 것 같다고...
A양 입장에서는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을 거다. 헤어지자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A양의 주변을 맴도는 건 또 무슨 경우며 손을 내밀었더니 다시 사귀는 건 아닌 것 같다니... 뭐 이런... A양은 당황스럽겠지만... 연애란 그런 거다. 도저히 이해 안 되는 행동을 하고고 또 그런 행동을 받아주는 것의 연속인 것이다.
많은 여자들이 "제 남자친구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라 제가 먼저 연락을 하지 않으면 절대로 하지 않을 거예요!"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아는 남자들은 대부분 여자가 먼저 연락하지 않아도 먼저 연락을 한다. 물론 여자가 얼마나 남자를 괴롭혔느냐에 따라 달라지긴 하나 대부분의 남자는 처음 이별을 말할 때처럼 쿨하지 못한다. 처음에야 홧김에, 과도한 진지함에 이별을 말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후회를 하고 만다.
A양의 남자친구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갔을 뿐이다. A양이 어떤 이유로 헤어졌는지 알려주지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어떤 계기로 남자친구는 A양과의 이별을 결심했으나 "우리는 이별해야 해"라는 이성과 "그래도... A양이 그리워..."하는 감성이 서로 충돌하고 있는 모양새인 거다.
다만 안타까운 건 A양의 남자친구는 확실히 A양과의 관계에서 어떤 염증을 느끼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가 없다는 거다. A양은 나 갖긴 싫고 남 주긴 아깝다는 태도인 것 같다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A양의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A양과 함께하기에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는 것 같은데... 이 부분은 A양이 말해주지 않아 나로서도 알 수 없으니 스스로 고민해보도록 하자.
자기는 그동안 헤어지고 나면 다 연락을 끊곤 했는데 저한테는 그렇게 못하겠다고 하네요. 서로 안부도 묻고 조언도 해주면서 그렇게 연락을 하며 지내자고 하는데... 심지어 서로 좋은 사람 생기면 축하도 해주자고 까지 말하는데... 이게 무슨 말인지 정말 모르겠어요.
앞서 말했지만 원래 연애란 모순적인 거다. 모순적인 연애를 논리로 이해하려고 하지 말자 그래 봐야 상대가 이해되긴커녕 별 이유 없이 술잔을 들이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A양아 "헤어졌으면서 친구로 지내자는 건 또 뭐야!"라며 따질 필요 없다. 그냥 "그래... 알았어."라고 말하자.
지금 A양이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아니... 헤어졌으면 끝이지 친구로 지내자니 이게 무슨 말이야!"라고 따져봐야 헤어진 남자친구는 납득할 수 없는 말들을 늘어놓으며 헤어진 연인이 친구로 지냈을 때의 장점에 대해 늘어놓을 것이고 A양이 "그러지 말고... 우리 서로 오해를 풀고 천천히 다시 시작하자..."라고 말을 하면 남자친구는 "다시 사귀는 건 안돼!"라며 A양의 머릿속을 복잡하게만 만들 것이다.
A양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설득을 해도 헤어진 남자친구는 자신만의 궤변을 늘어놓으며 A양에게 서로 연락은 하지만 사귀지 않는 애매한 관계를 강요할 것이니 괜히 기운 빼지 말고 헤어진 남자친구의 궤변에 웃으며 "알았어"라고 대답해주자.
말로는 헤어지자고 하면서도 계속 슬픈 얼굴을 하고 있고... 자꾸 사귈 때처럼 제 걱정하는 남자친구 때문에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차라리 정말 아니라면 확실하게 끊던가...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지...
얼마 전에 길을 걷고 있는데 웬 강아지 한 마리가 내 뒤를 졸졸 따라왔다. 상태를 보니 길에서 오래 생활한 녀석인 것 같아 측은한 마음에 손을 내밀어 봤지만 녀석은 무엇에 놀랜 것인지 내가 다가가려고 하면 후다닥 도망을 가는 게 아닌가? "사람에게 상처를 많이 받았나 보구나..."하고 씁쓸한 마음으로 다시 걷기 시작했는데 이 녀석 뭣 때문인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날 따라오는 게 아닌가?
A양의 남자친구도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 A양을 좋아하면서도 함께하기에는 그동안 받았던 상처와 지금 현재 자신의 상황 때문에 함께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아예 보지 않기엔 A양에 대한 마음이 아직 남아있는 것이다. 그러니 A양아 너무 다가가거나 너무 멀어지지 말자. 일단은 헤어진 남자친구가 마음을 정리할 수 있을 때까지 헤어진 남자친구가 해달라는 대로 따라주자.
내가 보기엔 A양이 "이러지 말고 우리 다시 사귀자!"라는 말만 하지 않으면 둘의 관계는 다시금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A양 입장에서는 "그러다 다른 여자가 생기면 어쩌죠?"라는 걱정을 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여자가 생길 거였으면 애초에 A양의 주위를 맴돌지 않았을 테니 안심하자.
A양은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이야!"라며 헤어진 남자친구의 행동을 탓하고 있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헤어진 남자친구를 탓할 필요는 없다. A양이 이 관계를 끊고 싶다면 남자친구를 차단하면 그만이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말로는 "그래 우리 친구로 지내자!"라고 해놓고 "헤이 친구! 오늘 시간 있으면 소주나 한잔 하지?"라며 사귈 때처럼 행동하면 그만이다. 남자친구가 "우리 사이가..."라며 어색해하면 "뭐가, 친구로 지내자며~ 친구끼리 술 한잔 하는 게 뭐 어때서~"라고 응수하자. 이런 시간들은 분명 남자친구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고 A양이 바라는 재회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