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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Apr 12. 2016

헤어지자는 남자, 어떻게 연락을 해야 할까?

뻔뻔하게 만남을 이끌어내라.

헤어지자고 말을 할 거면 아주 깔끔하게 눈앞에서 사라져주던가 희망고문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이별을 말하는 남자들은 여자들의 매달림에 "그러면 시간을 가져보자"따위의 말들로 매달리는 여자를 떼어낸다. 마지막 기회를 잡은 여자는 죽다 살아난 것처럼 안도하면서도 머리가 아프다.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너무 자주 연락하면 부담스럽고 안 하자니 헤어지자고 할 것 같고..."



카톡으로 어떻게 해볼 생각은 집어치워라

카톡을 통해 일상적인 대화를 계속 이어가는 게 좋을까요? 아님 가끔씩 생각날 때 보내면서 잠깐 이야기만 하는 게 좋을까요? 너무 자주 연락하면 저를 질려할 것 같아 겁이 나요... 그리고 이왕이면 카톡으로 가끔씩 좋았던 추억들을 꺼내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 카톡으로 남자친구의 마음을 돌려 보려는 K양


최대한 남자친구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남자친구에게 어필하고자 하는 K양의 마음은 잘 알지만 그 방법은 전혀 효과적이지가 않다. 이미 마음이 떠난 상대에게 카톡 쪼가리로 무슨 감흥을 줄 수 있겠는가?  K양이 한 줄의 글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언어의 연금술사도 아니고 자연스럽게 대화 속에 암시를 넣어 상대를 조종할 수 있는 최면술사도 아니면서...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가? 


K양은 나름 "사귀면서 좋았던 날들을 상기시키며 재회를 이끌어 내야지!"라는 나름의 전략을 세운 것 같은데... 꿈 깨자. 오히려 맥락에 맞지 않는 추억 드립은 남자친구의 입장에서는 "날 잡고 싶어서 정말 애를 쓰는구나..."라는 측은지심을 이끌어낼 뿐 K양이 바라는대로 좋은 기억이 떠오르고 K양이 더 애틋해지는 그런 효과 따윈 없을 것이다. 


또한 난 괜찮다는 뉘앙스를 주고 싶은 건 알겠는데 과한 이모티콘 남발과 느낌표와 물음표의 폭격은 오히려 억지로 괜찮은 척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K양아 엄지손가락에 기운을 빼라, K양이 밤새 고민해서 저는 라임의 카톡을 보낸다고 해도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별 느낌이 없다. 


헤어지자는 남자에게 카톡을 보낼 때는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 하지 말고 그저 "나 아직 살아 있음, 너도 살아있음?"정도의 뉘앙스 정도가 좋다. 별 느낌 없는 뉘앙스의 문자라지만 남자친구가 얼큰하게 술에 취해있거나 한창 센티하여지는 저녁을 노린다면 "오빠 오늘 뉴스 봤어?"라는 카톡에도 "K양아 우리 예전에 참 좋았다... 그치?"라는 생뚱맞은 답을 받을 수 있다. 뭔 말인지 모르겠나? "카톡으로 시를 쓰지 말고 가끔씩 툭툭 던지며 로또가 터지길 기다리라고!"  



뻔뻔하게 만남을 이끌어내라.

바닐라 로맨스님께서는 자주 만나라고 하셨는데... 자꾸 만나자고 하면 부담을 느낄 것 같아서 쉽게 말을 못 꺼내겠어요... 저번에 만나고 헤어질 때 다음에 파전 먹으러 가자고 그랬는데 다음에 기회 되면 가자고 그래서 괜히 소심해졌었어요... 어떻게 하면 안 어색하고 자연스럽게 만남을 유도할 수 있을까요? 제가 말하면 한 번만 만나주면 안 돼? 이런 식이 돼버리는 것 같아서요...
- 카톡으로 남자친구의 마음을 돌려 보려는 K양 


K양하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이런 말을 해준다. "A냐 B냐 양자택일의 상황에서 C를 찾는 멍청한 짓은 하지 마라" 아니... 이미 차인 주제에... 어떻게 자연스럽고 안 어색하게 만남을 이끌어낸단 말인가!? 차라리 헤어지자는 남자친구의 마음을 한 번에 되돌리수 있는 마법주문을 알려 달라고 하지? 


지금 상황을 직시해보자. K양은 차인 거다 어떤 말을 해도 비굴하고 없어 보이고 어색한 거다. 이럴 땐 어떻게든 덜 어색한 멘트를 찾으려고 하기보다 차라리 얼굴에 철판을 깔고 뻔뻔하게 만남을 요구하는 편이 좋다. 다음에 파전 먹으러 가자는 K양의 제안에 남자친구가 나중에 시간 되면 이란 말로 얼버무리려 한다면 "여자의 데이트 신청을 거부하다니 너무 매너 없다! 딱 한 번만 더 기회를 줄 거야~ 다음 주중 시간 되는 날을 내일까지 알려줘!"라며 뻔뻔하게 압박해보자 


K양이 만나서 "우리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어? 흑흑", "내가 잘할게 흐엉흐엉", "한 번만 기회를 주면 안 될까? 징징징"거리지만 않는다면 남자친구는 K양을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다 다음 약속을 잡을 것이다. 


뻔뻔하게 만남을 이끌어내라. 당신의 뻔뻔함이 통하지 않을 수도 있고 "내가 왜? 우린 이미 헤어졌어! 그만 좀 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남자의 마음을 바꾸려면 일단 자주 만나야 하고 한 번 연애를 망친 당신에겐 뻔뻔하게라고 만남을 요구하는 방법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촉박하게 생각하지 마라.

남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했는데 제가 간신히 붙잡았어요. 그리고 제가 딱 이주일만 시간을 달라고 하면서 그때까지 시간을 벌었는데 제가 지금 뭘 해야 할까요? 당장 다이어트를 한다고 해도 표시도 안 날 것 같고... 이렇게 어영부영 있다가 그냥 헤어져버리는 건 아닐까요?
- 14일의 기적을 만들고픈 M양 


지금 M양에겐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다. 먼저 나쁜 소식을 말해주자면 M양이 무슨 짓을 하든 14일 후에 남자친구는 "M양... 정말 많이 생각해봤는데 우린 아닌 것 같아..."라며 M양에게 확실한 이별통보를 할 것이라는 것이고 좋은 소식은 M양이 울며불며 남자친구에게 매달리지 않는다면 둘 사이의 관계는 결코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14일 후가 되면 남자친구가 M양을 피해 해외로 도피할 것 같나? 아니면 M양의 연락을 받지 않기 위해 번호라도 바꿀까? M양이 남자친구를 더욱 부담스럽게 만든다면 모르겠지만 M양이 남자친구를 자극하지 않는다면 남자친구는 모든 연락창구를 열어놓은 채 가만히 있을 것이다. 


조급함은 헛발질을 야기하고 가뜩이나 확률 없는 재회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14일이 지난다고 남자친구가 어디 도망가지 않는다. 느긋하게 천천히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에 집중하고 앞서 말한 것처럼 가끔씩 연락을 하고 뻔뻔하게 만남을 요구하자. 시간은 걸리겠지만 M양의 남자친구도 자연스레 M양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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