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Apr 19. 2016

힘들다며 연락이 뜸한 남자친구, 어떡해?

말없이 옆에 있어주자.

분명 Y양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Y양이 아무리 어리다지만 그래도 하나밖에 없는 여자친구 이건만 힘들면 힘들다 말하고 고민을 같이 나누면 될 것을 남자친구는 힘든 티를 내면서도 끝까지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지 않는다.  


뻔히 힘든 티를 다 내면서 정확히 무엇 때문에 얼마나 힘든지 말해주지도 않고, 데이트는 물론이며 연락까지 뜸해지는 남자친구의 속마음은 무엇이며 Y양은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남자는 여자친구에게 언제나 멋진 사람이고 싶다.

남자친구가 얼마 전 직장을 그만뒀는데 금방 이직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나 봐요. 그러다 보니 심적으로 많이 불안한 상태인 것 같더라고요. 힘들다는 말은 하지 않지만 항상 기운 없어 보이고 연락도 줄어들고 만나자는 말도 하질 않더라고요. 


남자는 기본적으로 여자친구에게 슈퍼맨으로 보이고 싶어 한다. 여자친구가 뭐든 말만 하면 고쳐주고, 데려가 주고, 먹여주고, 선물해주고 싶다. 문제는 갑자기 상황이 좋지 않아졌을 때다. 여자친구가 보고 싶어도 여자친구를 어떻게 하면 빨리 만날 수가 있을까가 아니라  데이트 비용이 걱정되기도 하고 막상 만나도 이런저런 걱정에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이다. 


Y양의 경우를 보자. 처음 회사를 나왔을 때에는 "어떻게든 되겠지~"라며 낙관적인 생각을 했었겠지만 시간이 흐르고 구직의 어려움을 느끼 시작하면 슬슬 압박이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다. 줄어드는 통장잔고, 다음 달 카드 결제일, 반복되는 구직 실패는 남자친구를 더욱 쪼그라들게 만든다. 


여자들이 그러하듯 자신이 고민을 연인에게 털어놓으며 위로받으면 좋으련만 남자란 앞서 말했듯 여자친구 앞에서 슈퍼맨이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Y양과 이전처럼 환하게 웃으며 데이트를 하고 싶지만, 그냥 좀 데이트 비용을 절약하는 정도가 아니라 구직 자체가 힘들어지다 보니 데이트 자체가 부담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답답해하지 말고 의젓한 모습이라고 여기자.

힘들다고는 말하는데 얼마나 힘든지는 자세히 말을 하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저는 저 나름대로 투정을 부리게 되고... 저는 오빠가 "이러저러해서 힘든 상황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지 않을래?"라고 말이라도 해준다면 한 달에 한 번만 만나도 괜찮을 텐데... 자기 속 얘길 안 하니 너무 답답하네요. 


Y양 입장에서는 매운 간단한 일이겠지만 남자친구의 입장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다. 자기 입으로 "이런저런 일들로 힘들어서 그러니 좀 기다려주지 않을래?"라고 말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무능을 자기 입으로 시인하는 것이며 여자들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그리고 또 생각해보자. 정말 Y양의 말대로 남자친구가 자기가 힘든 일을 모두 털어놓는 것이 좋은 일일까? "에휴... Y양아... 나 회사 잘리고 나서 모아둔 돈 거의 다 썼는데 이달 월세는 어쩌지...? 우리 Y양이랑 밥이라도 맛있게 먹고 데이트라도 하려면 10만 원은 있어야 할 텐데..."라고 말을 한다면 Y양은 감당이나 할 수 있을까? 


Y양은 남자친구가 힘들다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남자친구 입에서 "이제는 꿈을 위해서가 아니라 먹고살기 위해서라도 취직을 해야 하는데... 그것조차 힘들다..."라는 말이 나온 이 마당에... 남자친구가 어디까지 자신의 힘든이야길 해주길 바라는 것인가? 


남자가 "요즘 정말 힘들다..."라고 말을 했다면 "무엇 때문에 얼마나 힘든지 말을 해줘야지! 말없이 힘들다고 하면 나보러 어쩌라는 거야!"라고 생각하지 말고 "힘들어도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는구나..."하고 의젓하다고 생각해주자. 


힘들어도 Y양에게 그에 대해 자세히 말을 하지 않는 건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남자니까, Y양에게 힘든 모습을 자세히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애써 괜찮은척하는 남자친구의 모습, 짠하지 않은가? 답답하다 여기지 말고 만날 때마다 있는 힘껏 꽉 껴안고 귓가에 속삭여주자.

"오빠 다 잘될 거야! 난 오빠 믿어!"  



말없이 옆에 있어주자.

오빠는 저에게 잘해주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 못하니까 갑갑하고 미안하다는데... 연락이라도 자주 해주면 될 텐데 오빤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봐요. 자세히 말을 하지 않으니 저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힘든 시기를 겪는 남자들이 여자친구에게 바라는 것은 딱 하나다. "묻지 않고 굳게 믿어주는 것" Y양이 꼭 남자친구 믿어주고 기다릴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정말 남자친구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지금의 힘든시기를 함께 헤쳐나가고 싶다면 남자친구에게 어떤 것이 힘든지 묻기보다 말없이 힘이 되어줘라. 


얼마 전 결혼한 선배를 만나 선배에게 언제 형수님과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선배는 마치 영광스러운 옛 기억을 회상하듯 말했다. 


"내가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사업한다고 까불대다가 동업하기로 한 녀석과 틀어져서 사업을 시작도 못해보고 접은 적이 있었어, 돈은 돈대로 까먹고 취업도 안되고 막막하기만 하더라 이 상황에 무슨 연애냐 싶어서 헤어지자는 말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한밤중에 뜬금없이 집 앞으로 찾아왔어. 말없이 날 포장마차로 데려가더니 오도독뼈에 소주를 따마시며 그러더라 "지금은 오도독뼈에 소주지만 나중에는 꼭 스테이크에 비싼 와인 사줘! 그때까지 우리 같이 힘내자!" 그 말 듣는데... 정말 이 여자구나 이 여자라면 믿고 함께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빈천지교 불가 망 조강지처 불하당'이란 말을 아는가? 가난하고 천 할 때 사귄 친구는 잊어서는 안되고 가난을 함께한 아내는 내보낼 수 없다는 말이다. Y양이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니다. 어쩌면 데이트 자체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남자가 아닌 능력 있는 남자를 만나는 게 답일 수도 있다. 하지만 Y양이 이 힘든 시기를 묵묵히 남자친구의 곁에서 힘이 되어준다면 남자친구는 결코 그 은혜를 잊지 않고 Y양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헤어진 남자친구를 붙잡기 위한 연애 상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