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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Sep 18. 2015

밀당할 때 튕기면 안된다?

이 세상에 튕기는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한 꼬마가 모델하우스 마냥 으리으리한 고급 주택 베란다에서 뭔가 우울한 표정으로 축구공을 깔고 앉아 하염없이 무엇인가를 응시하고 있다. 꼬마의 뒤에는 먼지자국이 한가득? 설마 꼬마가 혼자 베란다 통유리에 대고 프리킥 연습을 했다는 소리인가? 그런데 베란다 통유리는 스크래치 하나 나지 않았다! 이 광고는 모두들 예상했듯이 강화유리 브랜드의 광고로 페루의 Templex Tempered Glass라는 강화유리 광고이다.


괜찮은 여자도 달밤에 외로이 허벅지에 바늘을 찌르게 만드는 잘못된 연애 상식 중 하나는 '여자는 튕겨야 한다!', '너무 쉽게 Yes 하면 남자는 질려한다.', '튕겨서 남자의 정복욕을 자극해야 한다' 따위의 출처불명의 연애 상식들이다. 대체 어떤 남자가 튕기는 여자를 좋아한단 말인가!? 있으면 제발 내 앞에 좀 데려와봐라. 오늘은 여자들의 잘못된 연애 상식 '여자는 튕겨야 한다!'에 대해 생각해보자.



여자가 튕기는걸 좋아하는 남자는 없다.

난 정말 궁금하다. 대체 어떤 사람이 '여자는 튕겨야 한다!'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퍼트렸고 또 어떤 남자가 튕기는 여자를 좋아하는지 말이다. 튕긴다는 게 무슨 말인가? 예를 들면 바쁜 척, 안 좋아하는 척, 연애에 관심 없는 척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아니 세상에 나 만날 시간도 없고, 날 좋아하지도 않고 연애에 관심 없어하는 여자를 누가 좋아한단 말인가? 내가 단언하지만 이 세상에 여자가 튕기는걸 좋아하는 남자는 없다.


왜냐하면 당신이 굳이 튕기지 않아도 보통의 남자들에게 연애란 그 자체로 머리가 깨질 만큼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남자가 데이트 신청을 했을 때 당신은 그냥 허락하면 뭔가 없어 보일까 봐 실제론 있지도 않은 약속을 들먹이며 튕겨야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남자는 여자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기까지 수많은 고민을 한다. 당신은 몰랐겠지만 당신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 남자는 "영화 보자고 할까? 아냐... 처음부터 너무 티나!", "식사 같이 하자고 하면  부담스러워할까?", "지금 데이트 신청하면 오버인가?"따위의 고민 끝에 어렵게 데이트 신청을 했을 경우가 태반이다. 그런 남자에게 당신이 도도하게 튕김 질을 한다면 남자는 "역시... 나는 안 되는 건가...?"라며 바로 포기를 해버릴 것이다.


간혹 "그런 풋내기들 말고 연애 좀 해본 사람들은 오히려 튕겨야 흥미를 느끼지 않을까요!?"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래 말 잘했다! 생각해봐라. 연애 좀 해본 사람들이 데이트 신청했을 때 괜스레 튕기는 여자를 한 번도 안 겪어 봤을까? 오히려 연애를 해본 남자일수록 튕기는 여자를 뻔하고 지루해하고  귀찮아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연애 풋내기는 자신감을 잃고 발길을 돌리며 연애 고수는 지루해하는 튕김 질, 과연 누구를 위한 튕김 질인가? 



남자가 자신이 연애술사라고 착각하게 만들어라.

당신이 마음에 드는 남자를 유혹하고 싶다면 괜히 튕기면서 서로 기운 뺄게 아니라 차라리 남자가 자신이 연애술사라고 착각할 정도로 뻔한 남자의 속셈에 넘어가 줘라. 당신이 남자의 유혹의 기술에 당당하게 버텨봐야 남자는 자신감을 잃어서든 지루해서든 당신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하지 않을 것이다.


여자가 착각하는 것중 하나는 남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를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든 희생을  감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자가 잘 모르는 두 가지 이유가 작용하고 있는데 우선 첫째는 남자의 인내심은 티슈보다 갸냘프다는 거다. 당신이 처음부터 어렵게 나오면 남자는 그 문제를 풀려고 달려들기보다 그 문제를 포기해 버린다.


둘째는 당신은 분명 아름답고 매력 있지만 당신만큼 매력 있는 여자는 당신의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남자 입장에서는 당신이 어려우면 금방 다른 여자를 찾아가면 될 뿐 굳이 당신에게 올인하며 당신이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 괜한 시간과 노력을 쏟을 이유가 없다. 결국 남자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어려운 여자를 견딜 인내심도 없으며 굳이 매달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튕기는 여자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니 앞으로는 쓸데없이 튕김 질에 매달리지 말고 남자가 어떤 뻔한 수작을 걸어오든 그 남자가 마음에 든다면 우선 두 눈 질끈 감고 아무것도 모르는 척 넘어가 주자. 당신의 이런 할리우드급 연기는 당신이 굳이 나서서 남자를 유혹하지 않아도 그저 당신이 남자의 뻔한 유혹의 기술에 넘어가 주는 것만으로도 남자는 혼자 신이 나서 구애의 춤을 춰댈 것이다. 결국 당신은 그저 가만히 앉아서 남자의 구애의 춤사위를 바라보며 흐뭇하고 웃어주면 될 뿐이다! 이렇게 쉬운걸 왜 당신은 일을 어렵게 만들려고 하는가!?



튕기지 말고 이따금 문제를 던져줘라.

그러니 앞으로는 당신의 연애사전에서 튕김 질이라는 단어는 지워라. 남자가 어떠한 유혹을 한다면 튕기지 말고 따라주되 이따금 문제를 던져줘라. ('문제? 무슨? 수수께끼?') 물론 문제를 던져주라고 했다고 데이트 중에 남자에게 미적분을 풀게 하라는 소리가 아니다. 남자의 뻔한 유혹에 홀딱 빠진 것처럼 연기하되 이따금 남자의 예상 밖의 행동으로 남자를 복잡하게 만들라는 소리다.


예를 들면 데이트를 할 때 남자를 바라보고 마치 귀엽다는 듯이 '풉~'하고 웃어도 보고(비웃으라는게 아니다.) 데이트 중 갑자기 침울한 표정을 지어봐라. 아마 남자는 당신의 이런 요상한 행동에 대해 아는 지인들을 총 동원하여 그 행동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려고 열을 올릴 것이다.


또한 남자의 정복욕을 자극하고 싶다면 블링블링 데이트를 즐기다 갑자기 일이 생겼다며 먼저 자리를 일어나거나 술자리는 무조건 1차로 끊는 등 남자가 예상한 데이트 시나리오에서 과감히 벗어나라. 남자는 자신의 음흉한 계획? 이 성공 직전에 아깝게 실패로 돌아간 것을 아쉬워하며 미친 듯이 당신에게 대시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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