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가처럼 연애해라.
휴가철이 되니 여기 저기서 "너무 외로워요!", "괜찮은 남자 좀 어디 없나요?", "휴가를 혼자 보내기 싫어요!"등등의 아우성이 들려오고 있다. 그런데 정말 그녀들의 곁에는 남자가 없는 걸까? 뭐... 당신은 그럴 수도 있겠지만 주변 지인들을 보면 충분히 소개팅도 많이 하고 있고, 남자 지인들도 많다. 그것을 그녀들에게 상기시켜주면 그녀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건 그렇지만... 제 스타일이 아닌걸요...?"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언뜻 보면 더 깊이 생각할 것 없을 정도로 당연한 말이다. 내가 어느 정도 흥미가 가고 매력을 느껴야 연애든 뭐든 할 의욕이 생기겠지, 근데... 당신은 선호하는 스타일이 있을 정도로 연애를 많이 해보았나?
이게 무슨 소린가 싶겠지만 가만히 생각해보자. 내가 어떤 스타일을 좋아한다는건 그 분야에 있어서 이것저것 경험을 해보고 그중에 어떠한 스타일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소리다.
아직도 이해하기 어렵다면 당신이 좋아하는 고기! 를 예로 들어 생각해보자. "스테이크는 역시 티본스테이 크지!"라고 말을 하려면 적어도 안심 스테이크, 등심 스테이크, 채끝등심 스테이크, 척아이롤 스테이크, 꽃등심 스테이크 등을 평소에 아주 많이 즐기고 나서 "난 티본 스테이크를 좋아해!"라고 말을 할 수 있다는 거다.
꼴랑 티본 스테이크 두어 번 먹어보고 "난 티본 스테이크 스타일이야!"라면서 다른 스테이크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 사람이 과연 티본 스테이크를 좋아하는 사람일까? 그런 사람은 티본 스테이크만 먹어본 사람인 거다.
당신이 충분히 소개팅을 하고, 주변에 남자 사람 지인이 많으면서도 외로운 건, 막상 만나본 사람은 별로 없으면서 본인이 만나본적이 있거나, 주변에서 좋다고 하는 어떠한 정형화된 스타일의 잣대를 가지고 남자를 채점하기 때문이다.
물론 나의 이상형을 알기 위해서는 모든 남자와 사귀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아직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당신만의 어떠한 기준으로 채점하고 잘라버리지 말라는 소리다.
나는 개인적으로 참치를 좋아하는 편인데 참치의 여러 부위 중 특히나 배꼽살을 좋아한다. 붉은 살 사이사이 퍼져있는 지방이 사르르 녹고 꼬독꼬독 씹히는 식감이 아... 정말 일품이다.
그렇다고 가마살이나 뽈살, 뱃살을 편식하지 않는다. 각 부위마다 가지고 있는 맛이 다를 뿐 어느 부위를 먹든 내가 좋아하는 배꼽살과 비교하며 이건 마블링이 별로야! 이건 식감이 별로야! 하지 않고 그 부위 본연의 맛을 최대한 즐기려고 집중한다.
사람도 그렇다. 어떤 남자는 못생기고, 어떤 남자는 스펙이 별로고, 어떤 남자는 코드가 안 맞을 수 있다. 분명 이 세상 모든 남자들이 당신에게 꼭 맞는 남자는 아닐 거다. 하지만 당신이 상대의 매력을 궁금해하고, 당신의 허접? 한 채점표로 채점을 하지 않고 그 남자의 매력에 집중한다면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인연이란 단순히 결혼상대를 찾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꼭 소울메이트가 아니더라도 당신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거다. 식도락가! 사전적 의미는 '여러 가지 음식을 두루 맛보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 사람'이다. 내가 경험해본 혹은 여기 저기서 들어본 사람만 만나지 말고 여러 사람들을 열린 마음으로 두루 두루 만나보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 연애계의 식도락가가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