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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Aug 04. 2015

당신이 연인을 이해할 수 없는 이유

이해는 없다. 당신의 선택만 있는 거다.

사람을 만나다 정말 크게 깨닫게 되는 한 가지는 "사람은 저마다의 논리가 있다"는 거다. 내가 보기엔 터무니없는 말이고 심지어 지난번에 말했던 것과 전혀 다른 말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때론 경이롭기까지하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사랑한다면서 사랑하지 않는 행동을 하고, 약속을 해놓고 아무렇지 않게 어기고, 나의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연인을 보며 우리는 흥분하지 않을 수 없다. 


분명 파티하는걸 이해해준다고 했던 여자친구가 파티 날만 되면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아 내 속을 뒤집어 놓았을 때, 내 머릿속에 든 생각은 "뭐야? 언제는 이해한다며! 그리고 내가 계속 연락하는데! 왜!"라며 여자친구는 자신의 말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과 말과 행동이 다른 모순적인 사람이라는 생각 이었다. 


그렇다면 난 모순하나 없는 사람일까? 말로는 "난 네가 원하면 뭐든 해줄 거야!"라고 해놓고 영화 시간이 남아 백화점 아이 쇼핑하자고 하면 괜히 긴장하는 이유는 뭘까? 또 "이 세상에 네가 제일 예뻐!"라고 하는 내 모습과 친구들과 여자에 대해  이야기할 때의 내 모습은 일치하는가? 


그래, 사람은 모순적인 것이다. 이건 거짓말도 아니고, 성격이 이상한 것도 아니다. 상대에게 "넌 왜 말과 행동이 달라!?" 혹은 "어떻게 그럴 수 있어!?"라고 따지기 전에 나 자신과 지인들을 둘러보자. 단 한 명이라도 모순 없는 사람이 있을까? 모순적인 상대와 내가 잘못인 것이 아니다. 모순 투성이인 사람들에게서 모순이 없길 바라는 생각이 잘못이다. 


이왕이면 상대의 모순을 이해할 수 있으면 가장 좋다. 하지만 상대의 이해의 모순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 하지는 말자. 모순은 이해하는 게 아니라 선택하는 거다. 


"연락 잘할게!"하고 약속한 남자친구에게 연락이 없다면 "연락 잘한다며! 왜 연락이 없어!"할게 아니라 연락을 잘하도록 당신이 만들던가(그 수단이 비난이어서는 안된다.) 아니면 연락 없는 상대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여자친구에게 아는 오빠들이 너무 많아 걱정이 될 때에는 "넌 어떻게 남자친구가 있으면서 다른 남자랑 밥을 먹어!?"라고 따질게 아니라 여자친구가 다른 지인보다 나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던가 아는 오빠가 많은 여자친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모순적인 상대를 당신의 논리를 기준으로 비난하지 마라.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상대의 모순을 비난하는 게 아니라. 당신이 상대의 모순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다. 도저히 상대의 모순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그땐 그만큼 상대와 거리를 두면 그만이다. 


기시미 이치로는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에서 이렇게 말했다. 

원래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라. 그리고 상대방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라. 그게 이해의 출발점이다. 
-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기시미 이치로

당신이 상대방을 이해 못하는 건 매우 당연한 거다. 우리는 모두 모순적인 인간이다. 기시미 이치로의 말처럼 상대의 행동에 대해 어떤 가치판단을 하고 어떠한 태도를 갖기 전에 상대방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전제하고 대화와 관찰을 해보자. 그리고 그 견해 차이를 좁힐 수 없다면 당신은 선택을 하면 된다. 모순적인 상대방을 받아들이든 조금 더 멀어지든



당신도, 상대도 잘못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모순적인 사람일 뿐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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