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장난감들로 가득 찬 방에 한 꼬마가 뿌듯하고 또 뭔가를 원하는 눈빛을 하고 다소곳이 서있다. 반나절을 들여 청소한 방도 한시오래간만에 쓰레기통으로 만든다는 미운 8살로 보이는 저 꼬마를 정리의 달인으로 만든 부모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Vauquita라는 아르헨티나 과자!? 대체 Vauquita가 얼마나 맛있길래!?
페이스북에서 볼 때 마냥 행복해 보이던 커플도 막상 따로따로 만나보면 그 속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불만에 가득 차 있다. "아무리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지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완전 다 지 맘대로야!", "약속해놓고 또 안 지킨다니까!?" 등등의 하소연을 듣고 있다 보면 과연 이 커플은 왜 사귀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충분히 하소연을 들어줬다 싶을 때쯤 나는 칭찬과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 차이를 좁혀볼 것을 권유하지만 연인에게 불만이 있는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칭찬할 구석이 있어야지!"라며 볼멘소리를 한다.
칭찬은 받는 사람보다 하는 사람에게 좋은 거다.
칭찬할 구석이 있어야 칭찬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꼭 틀린 말은 아니다. 당신의 연인이 아무것도 하지도 않았고 멍... 하니 있는데 거기 다대고 "우리 애인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하지만 이런 생각의 바탕에는 "칭찬이란 상대방이 무엇인가 잘 했을 때 상대를 치켜세우는 행위"라는 생각이 깔려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단순히 상대를 기분 좋게 하는 것만이 칭찬의 힘의 전부는 아니다.
칭찬이란 사실받는 사람보다는 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거다. 왜냐하면 당신이 상대의 어떤 행동에 대해 칭찬을 하게 되면 당신은 그저 말로써 상대를 기분 좋게 해줄 뿐이지만 상대는 당신에게 칭찬받은 행동을 계속하려고 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단순히 칭찬받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은 넘어 칭찬하는 상대를 기쁘게 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모든 행동은 매우 습관적으로 순간에 결정된다.
사실 우리가 연인에게 바라는 것은 값비싼 물건이나 목숨을 걸어야 하는 희생 따위가 아니다. 정말 우리가 연인에게 바라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따뜻한 한마디', '잦은 연락', '믿음직 스러운 행동' 등등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자신이 원하는 만큼 채워지지 않으면 상대에게 실망을 하게 되고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간단하고 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데 사랑한다면서 왜 안 지켜주는 것일까?
그 답은 매우 간단하다. 바로... "그냥..."이다. 당신은 속 터지겠지만 당신을 속 터지게 하는 행동은 사실 상대방이 당신의 속을 터지게 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을 한 것도, 당신을 실망스럽게 하지 않기 위해 죽도록 노력했지만 어쩔 수 없었던 것도 아니라 그저 습관적으로 그렇게 행동했을 뿐이다. 그 행동에는 어떠한 의도도 없고, 고민도 없다. 말 그대로 '그냥'인 것이다.
예를 들어 많은 여자들이 문제시하는 남자의 과도하게 적은 연락의 횟수에 대해 생각해보자. 여자가 보기엔 화장실 갈 때, 담배필 때 잠깐씩 연락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도 연락이 없는 남자의 행동에 화가 난다. 그렇다면 남자는 왜 연락을 하지 않을까?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떠나 남자는 여자에게 연락을 할 수도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그 타이밍에 그저 습관적으로 지나칠 뿐이다. "연락을 할까? 말까?", "집에 일찍 들어갈까? 말까?", "상스러운 말을 쓸까? 말까?"를 고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저 습관적으로 순간 결정을 해버리고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때 많은 사람들은 상대방의 행동 교정법으로 윽박지르기를 선택한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 세상 그 누구도 남에게 싫은 소리를 듣기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당신의 윽박지르기는 연락을 잘 안 하는 남자친구를 며칠 간 착실하게 연락을 하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그 기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남자는 여자에게 연락을 한다는 것을 일종의 의무로 느끼게 되고 아예 생각 자체를 하는 것을 꺼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정답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세요..."겠지만 당신은 그만한 내공을 쌓지 못했을 것이고 내공을 쌓을 맘도 없다. 이때에는 상대가 당신이 원하는 행동을 기꺼이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칭찬하고 독려를 해야 한다.
아주 작은 일이라도 칭찬하고 상관없는 행동도 갖다 붙여 칭찬해라.
전 여자친구 중 L양은 정말이지 14차원이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에 툭하면 짜증내고 화냈다. 뭘 하든 금방 실증을 내고 내가 애써 준비한 선물에 불만을 터뜨리곤 했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 4년 넘게 안정적인 연애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노하우는 바로 칭찬의 힘이었다.
나는 쉴 새 없이 L양에게 칭찬을 퍼부었다. 힘들다고 짜증을 내면 떼쓰는 초등학생을 달래듯 어르고 달래서 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하며 "야! 너 그래도 예전보다 참을성이 엄청 늘었는데!? 옛날 같았으면~ 블라블라~"라고 칭찬을 하고, 사소한 일에 짜증을 내려다가 꾹 참는 모습을 보일 땐 "정말 미안, 근데 우리 XX 정말 많이 성숙해졌다~ 옛날 같았으면...."이라며 칭찬했다.
이런 칭찬이 반복되며 L양은 빠르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예전과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예전의 자기밖에 모르던 이기적인 모습에서 남자친구를 배려하고, 순간적 짜증과 분노를 인내하는 법을 터득하고, 가끔 트러블이 나도 자신이 먼저 손을 내미는 적극성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바로 칭찬의 힘이다. 상대방의 행동 중 자신이 원하는 행동에 칭찬을 퍼붓고, 칭찬할 만큼의 행동이 아니더라도 갖은 이유를 갖다 대며 칭찬을 퍼부으면 상대는 어떠한 행동을 하기 전에 선택의 기로에서 습관적인 행동을 하기보다 칭찬을 받을 수 있는 행동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사람들도 이 방법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리잖아요!"라고 말하며 당근을 포기하고 당장의 성과를 위해 채찍을 든다. 하지만 나는 묻고 싶다. 당신은 내일이면 죽을병에 걸려있나? 당신이 현재 진지한 연애와 결혼을 꿈꾸고 있다면 당신에겐 한두 달이 아닌 수십 년이라는 시간이 놓여 있는 거다. 그런데도 칭찬으로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생각하는 건가? 당신에게 연애와 결혼이 소중하다면 그만큼 공을 들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는 것을 꼭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