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Sep 28. 2015

이별통보받고 멘붕 온 사람들을 위한 충고

이별은 훌륭한 오답노트다.


무엇인가를 시도하다 넘어지고 깨지고 다치는 것을 너무 두려워 말자, 다치기 전에는 "혹시... 이러다 죽는 거 아냐?"라며 겁부터 나지만 막상 넘어지고 깨지고 다쳐봐야 좀 따끔하고  쓰릴뿐이다. 따끔하고 쓰리다고 길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울지 말고 씩씩하게 빨간약 바르고 밴드 붙인 후 툭툭 털고 또다시 시도하자. - 브라질의 밴드(BAND-AID) 광고



이별한다고 죽지 않는다.

이별통보를 받은 사람들은 마치 심장마비라도 온 것처럼 가슴을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한다. "너무 힘들어요!", "차라리 죽고 싶어요!", "이러다 정말 제가 어떻게 될 것만 같아요!" 그래, 나도 이별해봤고,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에 숨을 헐떡여도 봤다. 근데 이별 좀 한다고 사람이 죽고 그러지 않는다. 죽지 않는다고  이별통보받고 "그래? 뭐 어쩔 수 없지~ 좋은 사람 만나~"하고 클럽에 가서 살풀이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별통보 좀 받았다고 햄릿처럼 죽느냐 사느냐를 고민할 필요도 없는 거다.


당신이 보기에 이별의 상처는 영원히 치유될 수 없는 불치의 병쯤으로 느껴지겠지만 이별의 상처는 당신의 친구가 알코올로 소독해주고 시간이라는 밴드가 아물게 해줄 것이다. 


그러니 이별 통보 좀 받았다며 눈물 콧물 흘리면서 당신을 밀어내는 연인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지 말자. 지금 당장을 죽을 것 같겠지만 당신이 이별의 상처 때문에 죽을 일은 없을 것이며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사람을 만나 또 다른 사랑을 하게 될 것이니 말이다. 기껏해야 좀 따끔하고 쓰린 아픔, 엄살 피우지 말고 당당하게 견디고 받아들이자.



이별통보는 사형선고가 아니라 약정 만료다.

당신에게 이별통보가 사형선고처럼 절망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당신이 만남이라는 것에 대해서 아직 잘 모르기 때문이다. 고루한 표현이지만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헤어짐도 있는 법"이라는 말처럼 당신이 연애를 시작했다면 그 연애는 언젠가는 끝날 연애였던 것이다. 다만 내일 혹은 다음달에 올 수도 있었던 이별이 지금 왔다 뿐이지 영원해야 할 연애가 끝장난 게 아니다.


이별통보는 사형선고가 아니라 약정 만료다. 일단 당신의 연애는 약정 만료로 끝이 났지만 당신이 현명하게 처신을 한다면 다시 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제일 편한 길은 새로운 연애로 갈아타는 것임을 명심하자.


이렇게 말해도 "전 그 사람이 아니면 안돼요!"라며 떼쓰고 싶다면, 더더욱 이별통보를 가벼운 약정 만료로 여기자. 당신이 이별통보를 마치 사형선고라도 받은 것처럼 절망하고 야단법석을 피워봐야 상대는 당신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당신을 동정할 뿐이다.


물론 동정심에 기대서라도 붙잡고 싶은 그대의 마음은 알겠지만 동정심에 의해 붙잡아봐야 한 달이 채 가지 못해 상대의 입에서 "잘한다더니 이게 뭐야!? 그냥 헤어져!"라는 말만 나올 뿐이라는 걸 기억하자. (심지어 이 지경에 이르르면 동정심 구걸도 통하지 않는다.) 차라리 이럴 땐 이별통보를 약정 만료처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새로운 계약을 위해 이성적인 태도로 대화의 테이블에 나가 보자. 상대는 당신과의 이성적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새로운 계약을 맺을지 모를 일이다.


만약 이성적인 대화를 통해서도 계약 연장에 실패하더라도 당신은 끝까지 차분한 모습을 지키고 상대방의 이별통보를 담담히 받아 들여야 한다. 자연스럽고 호들갑스럽지 않은 이별은 상대를 의아하게 만들고 그냥 좀 다툰듯한 애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런 애매한 분위기는 상대로 하여금 언제든 머리를 긁적이며 당신에게 돌아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그 기간 동안 당신이 달라지는 모습을 입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그 확률은 몇 배로 뛰어오를 것이다.



이별은 훌륭한 연애 오답노트다.

이별이라는 것은 꼭 슬프고 가슴 아픈 일이기만 할까? 분명 이별이라는 것은 당신의 인생에 있어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정도의 아픔이긴 하겠지만 당신이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이별은 훌륭한 연애 오답노트가 될 수 있다. 연애라는 것은 생면부지의 두 명의 남녀가 손을 잡고 같이 걷는 것이다. 중요한 건 누구나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가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엔 사랑의 힘으로 버틴다지만 상대를 고통스럽게 하는 자신의 가시를 뽑거나 무디게 하지 않으면 결국엔 이별통보를 받을 수밖에 없다.


당신은 "그래... 내가 좀 집착이 심하지...", "너무 상대에게 부담을 주는 스타일이긴 해...", "하긴 사람들이 나에게 이기적이라는 말을 했었지..."라며 평소에도 자신의 단점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은 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심"그래도 사귀는 사이인데 이 정도는 이해해줄 수 있는 것 아닐까?", "상대도 단점이 있어!", "몰라! 이것도 내 개성이라고!" 따위의 생각을 하며 당신의 행동이 상대에게 얼마나 상처를 주는 가시인지 그리고 당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 올 것인지 전혀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별통보는 당신의 행동 중 이성이 절대로 참고 넘길 수 없는 부분을 지적해주는 매우 훌륭한 오답노트가 되어줄 것이다.(이별의 이유를 무조건 캐바캐라고 생각하지 마라, 좋아하는 것은 취향이 다를지 몰라도 싫어하는 것은 대부분 비슷하다.)


만약 당신이 매번 비슷한 패턴으로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고 있다면 당신은 이별을 통해 충분히 자신의 단점에 대해 고민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었음에도 이별을 통한 연애 오답노트 작성을  게을리한 것이다.


이별은 분명 당신에게 아픔을 준다. 하지만 그 아픔은 당신을 절망으로 이끄는 아픔이 아닌 보다 자신을 다듬고 개선할 수 있게 하는 아픔이다. 그러니 앞으로는 이별통보를 받았다며 길바닥에 드러누워 떼쓰지 말고 담담하게 이별 통보를 받아 들이며 상대와 대화를 시도하자. 그래도 해결이 안된다면 자신의 지난 연애 생활을 돌이켜보며 상대를 아프게 했던 자신의 가시와 실수들을 곱씹으며 연애 오답노트를 작성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행복한 연애를 위해 칭찬을 해야 하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