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노력하자.
남자와 여자는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 평생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걸까? 지난 4년간 그 간극을 조금이라도 좁혀보고자 숱한 글을 썼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남자와 여자의 생각 차이를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린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해하기보다는 포기하고 상대를 오해하려는 쪽이 더 많은 것 같다. 오늘은 며칠 전 썼던 글에 달린 댓글들에 대한 답변을 통해 남자의 철없는 행동을 이해하는 법에 대해 같이 생각해보자. (꼭 이분들이 이 글을 보게 되길...)
읽는 건 쉽지만 실천은 정말 어렵기도 해요. 그래서 이런 칼럼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저는 불평이나 서운 한 건 아예 말을 안 하는 성격이라 답답해했던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이별하고 평범남 칼럼 읽고 비폭력대화라는 책 읽고 반성하고 고치려고 노력해도 정말 쉽지 않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땅콩님
나의 서운함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과 이성적으로 대화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와 같은 생각을 합니다. "해봤는데 안되는걸!?", "안되는걸 어떡해!?", "그렇게까지 해야 해?"하지만 이렇게 생각을 해보죠.
외국어 회화책을 한 권 읽었다고 원어민과 능숙하게 대화를 할 수 있을까요? 외국어 회화책을 몇 권씩이나 읽고 학원을 몇 개월 다녀도 내가 전혀 몰랐던 언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내가 기분 내키는 대로, 내가 아는 대화법 안에서만 대화를 하려다가 다른 방식으로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외국어를 배우는 것만큼이나 어렵고 힘든 일 일 것입니다.
외국어 회화책 두어 권 읽어놓고 "외국인이랑 대화하는 게 힘들어!"라고 투정을 부리는 사람을 보았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을 어떤 사람이라고 느낄까요? 뭐든 한순간에 능숙해질 수는 없습니다. 나의 서운함에 공감하지 못하는 남자친구에게 감정적으로 질책을 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대화를 한다는 것은 힘들고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계속 관심을 갖고 노력을 하다 보면 보다 성숙한 대화법을 구사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당장 잘하느냐 잘못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말 중요한 건, 대화법의 중요성을 깨닫고 어려워도 끝까지 노력하려는 자세를 갖는 것입니다.
저랑 딱 남자 친구 얘기 같네요.. 근데 저는 그런 남자 친구를 이해하고 화를 죽이면서 이성적으로 차분하게 대화하려고 항상 노력하거든요ㅜㅜ 저두 많이 좋아하니까 서로 기분 상하게 하고 싶지 않고, 또 오빠도 제가 화만 내면 힘들어하니까 조리 있게 대화로 하려고 하는데 그에 대한 오빠의 대답은 항상 미안하다. 담부턴 안 그럴게. 연락 잘할게 이 말뿐이고, 또 나중엔 똑같은 걸로 제가 또 서운하게 되더라고요... 고쳐지지 않아서.. 말만 고친다고 하지 노력을 안 하는 거 같아서 거기에 저는 또 화가 나네요ㅜㅜ전 정말 노력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남자 친구가 거기에 따라주지 않아요ㅜ 요새 참 스트레스 많이 받네요.. 더군다나 지금 장거리거든여 제가 공부 때문에 외국에 와있어서... 뭐 12월 되면 돌아가긴 하지만 ㅎㅎ여하튼 상담받고 싶을 정도로 힘드네요
- 똥개 맞아야 돼 님
똥개 맞아야 돼 님(이하 똥개님)께는 귀인 이론에 대해 소개를 해드리고 싶네요. 인간은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그 상황에 처하게 된 원인을 찾습니다. 그것을 귀인 이론이라고 부르는데요, 어떤 상황에 대한 원인을 나에게서 찾는 것을 내적귀인이라 부르고 어떤 상황에 대한 원인을 외부적 상황이나 다른 사람에게서 찾는 것을 외적귀인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시험에 합격한 사실에 대해 "내가 머리가 좋아서!"라고 생각하는 것은 내적 귀인이며 "운이 좋게 내가 공부한 부분에서 문제가 나왔어!"라고 생각하는 것은 외적귀인입니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내가 잘해서!"라며 생각하지만(내적 귀인) 부정적인 상황에서는 "운이 나빴어", "상대방이 잘못한 거야"라고 생각하기(외적 귀인) 쉽다는 것입니다. 이를 방어적 귀인이라고 부르는데 쉽게 표현하자면 "잘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죠.
물론 나는 노력하지만 상대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속상하고 화가 나는 일입니다. 실제로 본인은 뼈를 깎는 노력을 하지만 남자친구는 전혀 노력을 하지 않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때 "나는 노력하지만 남자 친구는 노력을 하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것은(외적 귀인)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트러블의 원인을 상대방에게 돌리는 순간, 나 자신이 노력해야 할 이유는 전혀 사라지고 똥개님의 마음은 상대방을 원망하고 탓하고 화를 내고 싶어 지게 됩니다. 이런 태도는 똥개님에게 스트레스는 줄여주겠지만 트러블을 해결하는 데에는 단 1%도 도움이 되지 않겠죠.
이럴 때 "내 대화법이 남자친구에게 안 통했던 걸까? 다른 대화법을 시도해봐야지!"(내적 귀인)라고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일단 상대방에 대한 분노가 생기지 않으며 현재의 상황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생각이 들것입니다. 또한 트러블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정식적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남자친구와의 트러블을 보다 수월하게 풀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아무리 온갖 대화법을 사용해서 대화를 하고 침착하게 화내지도 않고 애교를 부리며 말해봐도 남자든 여자든 사람은 변하지 않죠.. 사소하다고 생각할수록 더 변하지 않는데 그게 정말 사소한 게 아닐 경우 결국 상대방은 포기를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사랑 이식죠.
- 깅깅님
물론 사람을 변하게 한다는 일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깅깅님의 말처럼 "뭘 어떡해도 사람은 변하지 않아!"라고 단정을 한다면 그 관계는 끝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뭘 해도 변하지 않을 텐데 뭐하러 노력을 할까요? 또한 나와 맞지 않을 때마다 기분 내키는 대로 패악을 부리고 이별한 후 "사람은 변하지 않아! 나랑 맞는 사람을 만나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요?
흔히들 "세상의 절반이 남자(여자)다!"라며 맞는 사람을 만나면 된다는 식으로 얘기하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쉽던가요? 세상의 절반의 이성중 우연이든 인연이든 나와 연애를 시작하며 관계를 맺었다면 그 관계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저는 "절대로 상대편의 사생활을 건드리지 말자!" 주의입니다. 상대편의 핸드폰도 절대로 터치하지 않고 상대가 무엇을 하든 이해해주고 어떤 사람과 연락을 주고받아도 상대방을 신뢰해야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제 여자친구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뭐든 확인해야 하고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연애 초기에 "폰을 공개해라", "인증을 해라, ", "다른 여자와 연락할 땐 뉘앙스를 조심해라" 등등 많은 트러블이 있었죠. 하지만 제가 어느 정도 양보를 하고 여자친구도 저를 더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트러블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그럼 저는 여자친구가 원하는 대로 100% 변했던 걸까요? 아닙니다. 그동안 제가 유지했던 라이프 스타일을 갑자기 바꿀 수 없는 노릇이고 여자친구가 볼 때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제게는 어쩔 수 없는 부분도 많았죠. 보통 커플들 처럼요. 다만 저희가 트러블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려고 부단히 노력을 했고 서로가 원하는 만큼 변하지는 안았지만 그 노력 속에서 서로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확실히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변한다는 것도 어렵고 내 맘대로 변해주지 않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 또한 불가능이라 여겨질 정도로 어려운 일입니다. 물론 끝끝내 그 간극을 극복하지 못할 수도 있죠.
하지만 섣불리 "상대는 안 변해!"라고 단정 짓지는 마세요. "내가 노력하면 상대도 알아줄 거야!"라고 생각해고 끝까지 노력해보세요. 그 깅깅님의 노력이 통하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을 강구하면서 노력해보세요. 깅깅님이 아무리 노력해도 상대가 변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깅깅님이 방법을 바꿔가며 많은 노력을 면 그 마음은 분명 상대에게 전해 질 것이고 상대도 그 마음에 화답을 할 것입니다. 물론 그 화답이 깅깅님이 바라는 것에 한참 못 미칠 수 있어요. 하지만 그때 "겨우 이거밖에?"가 아닌 "그래도 이만큼!"이라고 생각한다면 평생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위해 노력할 에너지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