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Sep 29. 2015

남자가 당신에게 미안해하지 않는 이유

사람들은 누구나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자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이겠지만 남자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자가 보기엔 '줄어드는 연락', '다른 여자와의 연락', '과도한 취미생활', '기념일 준비 부족', '잦은 술자리'등등이 못마땅하고 남자가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남자에게 짜증과 분노를 퍼붓지만 남자는 두어 번 "미안해, 다음부터는 안 그럴게."라고 건성으로 대답할 뿐 절대로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남자는 여자가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잘못이라고 여기지 않으며 설령 그 행동이 잘못된 행동이었다 하더라도 절대로 그 원인을 자기 자신 때문이라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난 지 이제 막 백일을 넘긴 M양은 요즘 눈에 띄게 연락이 줄어든 남자친구 L군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사귀기 전에는 M양이 귀찮을 정도로 전화와 문자를 하던 L군이 사귄지 3개월이 지나면서부터 하루에 두어 번 밖에 연락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물론 하루에 두어 번의 연락이 크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전과 달리 확 줄어든 연락의 양에 M양은 L군의 사랑을 의심하고 괜한 짜증이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L군은 "나 오늘 친구들이랑 술 마시기로 했어~ 12시쯤 들어갈 건데 들어가면서 전화할게!"라고 하더니 새벽 3시가 지나도록 연락이 없었다. 그간 쌓였던 분노가 폭발한 M양은 L군에게 수십 통의 부재중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다음날 M양은 L군에 전날의 행동에 대해 화를 내며 따졌고, L군은 가만히 M양의 짜증과 질책을 듣다가 "친구들이랑 놀다가 그럴 수도 있지, 왜 이렇게 구속하고 그래!"라는 말과 함께 M양에게 이별통보를 전했다.


M양과 L군, 둘 중에 누가 잘못했나? 당연히 L군이 잘못했다. 처음과 달리 연락도 잘 안 하고 자기 입으로 12시까지 전화를 하기로 해놓고 연락 두절된 L군에게 변명의 여지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과연 L군도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할까? 물론 자기가 아무 잘못도 안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L군도 스스로 연락하기로 해놓고 연락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할 거다. 하지만 L군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게 문제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하던가?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잘못과 실수에 대해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행동을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기보다 남탓을 하거나 그 상황 탓을 하기 마련이다. 이건 비단 L군만의 문제가 아니며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러한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나는 이런 주제에 대해 싱싱 교도소의 교도관 워든 로즈와 흥미로운 내용의 서신을  주고받았었다. 그 서신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이곳 싱싱 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범죄자들 중에 자기 스스로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거의 없습니다. 그들도 당신과 나와 같은 인간일 뿐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변명합니다. 그들이 왜 금고를 털 수밖에 없었는지 혹은 왜 방아쇠를 당길 수밖에 없었는지 변명할 수 있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논리적이든 비논리적이든 그럴싸한 변명으로 자신들을 합리화시켜 자신들이 저지른 반사회적 행동들을 정당화하려 하고, 결과적으로 자신들은 감옥에 투옥될 이유가 없다고 강하게 주장합니다.”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1. 꿀을 얻고 싶다면 벌통을 걷어차지 마라 中


남자의 잘못을 지적하는 여자들의 첫 번째 실수는 남자가 그 행동에 대해 스스로 잘못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거다. 미국의 흉악범들이 모여있는 싱싱 교도소의 교도관 워든 로즈의 말에 주목해라. "이곳 싱싱 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범죄자들 중에 자기 스스로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거의 없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총을 쏘고,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 조차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지 않는다!


이는 그 사람들이 범죄자 혹은 양심불량자여서가 아니라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물론 당신이라면 남의 물건을 훔쳤을 때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교도소에 들어갈 때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겠지만 그런 큰일이 아닌 작은 일에 대해서는 범죄자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생각을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통금시간을 넘겨 집에 들어왔다고 생각해보자. 어머니께서 당신의 행동에 대해 꾸짖으신다면 당신은 과연 순순히 "엄마... 제가 잘못했어요..."라고 말을 하며 진심 어린 반성을 할까? 아마도 당신은 "오랜만에 미진이 만나느라 늦었어!", "내가 나이가 몇인데 이런 거 가지고 잔소리야!", "알았어! 다음부터 안 늦으면 되잖아!"라며  반성은커녕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거나 되려 어머니께 대들 것이다. 그건 당신이 양심불량자라서가 아니다 원래 인간이란 그런 것이다!


당신의 합리적인 짜증과 분노에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를 하지 않는 남자를 보며 당황하지 마라. 그대들이 항상 말하는 것처럼 남자는 정말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른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 세상 누구도 자기 자신이 큰 실수를 했고 벌을 받을 만큼 잘못을 했다고 여기지 않는다. 누구나 실수 혹은 잘못을 저지르게 되면 자기 자신을 탓하고 반성을 하기보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생각하려 노력하고 상대를 납득시킬만한 핑계거리를 찾지 못한다 하더라도 자기합리화를 통해 자신의 잘못을 부정하거나 축소한다.


“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좋은 시간을 갖도록 돕고, 내 인생 최고의 해를 보냈다. 그런데 내게 돌아온 것이라고는 비난과 범죄자라는 낙인뿐이다.”  이것은 알 카포네가 한 말이다. 그렇다. 미국에서 가장 악명 높은 공공의 적이자 시카고의 암흑가를 주름잡던 사악한 갱단 두목인 바로 그 알 카포네. 실제로 그는 자신을 독지가라고 여겼다. 다만 인정받지 못하고 오해받고 있는 독지가라고 생각했다.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1. 꿀을 얻고 싶다면 벌통을 걷어차지 마라 中


인간은 누구나 자기 자신을 포장하고 합리화한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서로 자기 자신의 행동에 대해 냉정한 판단을 하고 그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을 해야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당신은 빨리 깨달아야 한다. 결국 상대의 잘못을 지적해서 상대의 행동을 고치고 반성을 하게 하겠다는 생각은 이론적으로는 완벽하지만 자기합리화라는 변수로 인해 절대로 이뤄질 수 없으며 우리는 행복한 연애를 위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