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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Sep 29. 2015

연애를 할 때 비판이 쓸모없는 이유

비판을 하면 상대는 방어적으로 행동한다. 

남자친구가 당시에게 잘못을 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남자친구를 향해 무엇을 해야 할까? 아마도 이 질문에  여러 답이 나올 수 있겠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못을 한 남자친구를 향해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르고 꼬집고 울고 짜증을 낼 것이다. 잘못을 했으니 벌을 받아야 한다. 이 단순한 논리, 과연 맞는 것일까?


K양은 이 단순한 진리를 곧이 곧대로 믿었다. 평소엔 온화하고 이성적인 K양이지만 가끔 남자친구가 약속시간에 늦거나 중요한 기념일을 깜빡하는 일이 벌어지면 이등병을 괴롭히는 선임병이 되어 남자친구의 행동을 질책하고 남자친구의 부주의와 여자친구에 대한 배려 없음에 대해 힐난했다. K양은 그러한 행동이 잘못이라고  생각하기는커녕 남자친구가 먼저 잘못을 했으며 그에 합당한 '화'라고 여겼다. 그런 K양의 생각이 바뀐언 며칠 전이다.


여느 때와 같이 남자친구는 K양에게 꼬투리를 잡혔고 K양을 향해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비는 남자친구를 향해 K양은"오빤 오빠가 뭘 잘못했는지 알아?", "알면서 왜 그런 잘못을 해?"류의 뫼비우스 띠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남자친구에게 짜증을 냈다. 모든 상황이 여느 때와 같았지만 딱 하나, 그 싸움의 끝이 이번에는 이별통보로 끝났다는 것이 달랐다. 분명 먼저 잘못을 해놓고 정당한 비난을 하는 K양에게 도리어 화를 내며 이별통보를 한 남자친구, 대체 무슨 낯으로 그런 뻔뻔한 짓을 할 수 있었던 걸까?


많은 사람들은 K양의 남자친구가 세상에서 가장 뻔뻔하고 비열한 놈이라고 손가락질을 하고 K양을 위로할지 모르겠지만 난 K양도 잘한 것은 없다고 본다. 분명 남자친구가 지각을 하거나 약속을 어기는 등의 잘못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을 꼭 짜증과 훈계로 해결했어야  했나?라는 점에서 K양의 처신이 아쉽다. 이렇게 말하면 많은 여자들은"그럼 여자만 참으라는 거냐!?"와 같은 고루한 반응을 할 것 같을 테니 인간관계의 권위자 데일 카네기의 말을 들어보자.


비판은 쓸모가 없다. 이는 사람을 방어적으로 만들며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한다. 비판은 위험하다. 이는 사람의 귀중한 긍지에 상처를 주고, 자신의 진가를 상하게 하여 적의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1. 꿀을 얻고 싶으면 벌통을 걷어차지 마라 中


분명 K양의 남자친구도 K양과의 약속을 어겼을 때, 그리고 화난 K양을 얼굴을 보았을 때까지는 속으로 "아... 진짜... 내가 왜 그랬지?", "아... 안 하기로 했었는데...", "그만 내가 또..."라며 자신의 잘못에 대한 후회를 했을 것이다. (이건 나와 데일 카네기가 보장한다.) 하지만 K양의 성난 입이 열리며 K양의 예쁜 입술에서 "오빠는 항상 약속을 안 지켜!", "진짜 언제까지 이럴 거야!", "아  진짜!!!!!@$@#^!^!*^"와 같은 거칠고 예리한 말들이 K양의 남자친구의 가슴에 꽂혔을 때! 방금까지 미안함에 가슴 졸이던 남자친구의 머릿속에는 "내가 이런 말을 들을 정도로 잘못한 건가?", "내가 이런 말을 들으면서 계속 K양과 사귀어야 하는 건가?", "아.. 정말 연애 못해먹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K양의 남자친구는 이별통보를 한 것이다.


K양과 남자친구, 둘 다 잘한 것은 없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K양은 남자친구에게 사과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었음에도 대화가 아닌 화를 내는 바람에 이별통보를 하는 남자친구의 바짓가랑이에 매달리는 어이없는 신세가 돼버렸다는 것이다. 확실히 K양의 분노와 질책은 정당했다. 하지만 그 분노와 질책은 K양의 남자친구를 방어적으로 만들고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하게 만들었다. 또한 남자친구의 귀중한 긍지에 상처를 주고 자신의 진가를 상하게 하여 용서를 구해야 할 K양에게 적의를 불태우게 만들었다.


나는 여자들에게 화가 아닌 대화를 권유했고, 여자들은 내게 "그럼 여자만 참으라고?", "남자가 먼저 잘못한 거 아니냐?", "화나는걸 어떻게 참아!"라며 반박했다. 이제 나는 당신들에게 묻고 싶다. "정당하게 분노와 짜증을 내서 당신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가?" 당신이 바라는 것이 분불이라면 모르겠지만 당신이 바라는 것이 안정적인 연애라면 분노, 짜증, 비판은 절대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자. 이런 나의 말이 다소 비현실적으로 들릴 그대들을 위해 더 비현실적인 데일 카네기의 말을 들어보자.


독일 군대는 병사들이 불만이 생겨도 그 즉시 불만을 보고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불만이 있어도 일단 하룻밤을 보내며 열을 식혀야 한다. 만약 불만이 있는 즉시 보고하면 그는  처벌받는다. 불변의 진리로써, 문명사회라면 이와 같은 법이 있어야만 한다. 짜증 섞인 목소리로 다그치는 부모들이나 바가지를 긁는 아내들, 꾸짖는 고용주들 그리고 이들과 마찬가지로 타인의 흠을 잡는데 급급한 매우 불쾌한 모든 사람들에 관한 법 말이다.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1. 꿀을 얻고 싶으면 벌통을 걷어차지 마라 中


남자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고, 갑자기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가? 나는 적어도 데일 카네기와 달리 당신의 편이다. 당신의 그 욕구와 반응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합당한 반응이다. 하지만 나는 당신에게 때론 지극히 정상적이고 합당한 분노라도 터뜨리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식힌다음 이성적인 대화로 풀어내야 한다는 걸 말하고 싶은 거다. 도저히 화를 참을 수 없고 지금 터뜨리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만 같은가? 그렇다면 남자친구가 당신의 속을 갈가리 찢어놓았던 것처럼 확! 잠수를 타 버려라!


그러면 당신은 기적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꼬집고 할퀴어도 진심 어린 사과를 하긴 커녕 바락바락 대들던? 남자친구가 진심 어린 목소리로 "내가 미안해...", "정말 잘못했어...", "우리 얘기 좀 하자..."라며 당신이 바라는 행동을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하는 기적을 말이다! 이때 당신은 고개를 빳빳이 들고 "흥! 오빠 내가 얼마나 화났었는 줄 알아!?"라며 어깨를 으쓱이며 말해보자. 남자친구는 그런 당신의 어깨를 주무르며 당신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애를 쓸 것이다.


비난은 집으로 돌아오는 비둘기와 같다는 것을 명심하자. 비난은 항상 되돌아온다. 그리고 우리가 바로 잡아주려고 하거나 비난하고 싶은 사람은 아마도 자신을 정당화하려 할 것이고 도리어 우리를 비난할 것임을 명심하자.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1. 꿀을 얻고 싶으면 벌통을 걷어차지 마라 中


그러니 여자들아, 아무리 화가 나도 남자에게 화를 내지 마라. 그 화가 아무리 정당한 화라도 그 화는 결국 당신에게 돌아와 당신을 난처하게 만들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알아야 한다. 화가 아니더라도 분노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고 또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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