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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Aug 21. 2016

스킨십은 하면서 사귀건 싫다는 남자의 심리

남자는 단호박이다. 아니면 아닌 거다.

B양은 내게 썸남과 잘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물었지만... 글쎄다... 이게 과연 가능성을 따질 상황인가...? 일단 지금 B양과 썸남은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B양은 썸남과 로맨틱한 연애 라이프를 꿈꾸고 있지만 썸남은 에로틱한 관계를 꿈꾸고 있는데... 잘 될 수 있을까? 답은 하나다.


"B양아! 도망쳐!"



남자는 단호박이다. 아니면 아닌 거다.

친구의 소개로 오빠를 소개받았는데요. 솔직히 처음 보자마자 반했어요. 모든 게 제 이상형이었거든요. 그런데 소개팅이 있고 나서 며칠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어서 제가 먼저 연락을 해서 데이트 신청까지 했죠. 걱정했는데 오빠는 흔쾌히 승낙을 했고 그런 식으로 몇 번 더 데이트를 했어요. 세 번째 만났을 때쯤 저는 오빠에게 앞으로 나와의 관계를 발전시킬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오빠는 그냥 친구로 지내자고 하더라고요... 저는 어쩔 수 없이 알겠다고 했고요... 이 이후로 2번 더 고백을 했는데 대답은 언제나 안된다고만 하네요... 


아... 눈물이.... B양아, 안타깝게도 B양이 썸남과 잘 될 확률은 처음부터 그다지 없었던 것 같다. B양은 첫눈에 반했겠지만 썸남은 B양이 그다지 마음에 든 게 아니었다. 


B양은 혹시나 먼저 만나자고 해서, 혹은 먼저 고백을 해서 이렇게 잘못된 건 아닌지 고민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아니다. 조금 쓰리겠지만 썸남이 처음부터 만나자고 나서지 않았던 건 그리고  B양의 고백을 받아주지 않았던 이유는 마음에 들지 않아서이고 더 쓰라리게 말하자면 외모가 마음에 안 들어서일 확률이 높다. 


이렇게 말을 하면 B양은 "그러면 왜 만나자고 하면 만나주는 거죠?"라고 말을 하겠지만... 남자라는 게 원래 그렇다. 사귈 맘이 없어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만날 수도 있다. 마음에 들든 안 들든 일단 여자는 여자이기 때문이다. 


B양은 언제쯤 B양의 마음을 받아줄까 고민을 하고 있겠지만 B양의 바람이 이뤄질 확률은 지극히 낮다. 남자는 단호박이다. 처음 아니면 끝까지 아닌 거다. 여자들이야 별로인 남자가 계속 대시하고 지극정성을 보이면 "한번 만나볼까?"하기도 하지만 남자는 그런 거 없다. 오히려 별 마음이 없는대도 적극적으로 대시를 하면 여자를 편하고 쉽게 대할 뿐이다. 지금이 딱 그렇지 않은가?


"남자에게 도끼질하지 마라, 당신만 상처받는다."  



핑계를 댄다는 건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거다.

두 번째 고백을 했을 때, 오빠가 그러더라고요. 지난 여자 친구랑 사귀면서 좋지 않은 기억이 많아서 당분간 연애는 하고 싶지 않다고요... 주말에 개인 시간도 갖고 싶고 친구들도 더 많이 만나보고 싶다고요. 


뭔가 그럴싸하다. 전 여자 친구가 집착이 심해서, 또 자기가 한번 연애하면 올인하는 성격이라 당분간 연애를 쉬고 자기 생활을 갖고 싶다라! 그런데 B양아 우리 잊지 말자. B양과 썸남은 소. 개. 팅에서 만난 사이라는 걸... 연애할 생각도 없는 사람이 소개팅은 뭐하러 하겠는가? 


스킨십을 하면서도 "아직 내가 누굴 만날 상황이 아냐...", "전 여자 친구의 트라우마 때문에...", "내가 잘해주는 성격이 아니라..." 등등의 멘트들을 늘어놓으며 사귀는 것을 미루거나 "이래도 사귈 수 있겠어?"라며 딜을 하는 건 마음은 별로 없으면서 할 건 다하고 싶고 책임은 지고 싶지 않다는 소리다. 


썸남의 들으나 마나 한 시답잖은 얘기를 진지하게 듣지 마라. B양이 자꾸 순진한 눈을 하고 경청을 해주니까 썸남이 같잖은 말장난을 계속하는 것 아닌가? 


어떤 이유가 되었든 변명을 한다는 건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거다.

빠져나갈 구멍 먼저 찾는 남자에게 무슨 로맨스를 기대하겠는가?  



뻔한 멘트에 속지 말고 도망쳐라.

한 번은 저를 집에 데려다주고 커피 한잔 마시고 간다길래 제 자취방에 온 적이 있었어요. 커피 한잔을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저는 이런 애매한 관계는 싫다고 사귈지 말지 결정을 하라며 또 고백 아닌 고백을 했죠. 오빠는 전에 말했지만 아직 연애는 하고 싶지 않다고 조금만 기다려 줄 수 없겠냐고 하더니 저를 안으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밀어냈더니 오빠는 조금씩 좋아지고 있으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줄 수 없냐면서 지금은 감정이 이끌리는 대로 행동하면 안 되겠냐고 하더라고요. 


아마 B양은 썸남의 "조금씩 좋아지고 있으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줄 수 없겠니?"라는 말에 희망을 걸고 있는 듯한데. 정작 중요한 건 "지금은 감정이 이끌리는 대로 행동하면 안 될까?"다. 


B양아... 아무리 썸남이 이상형이고, 솔로탈출이 급하다고 하더라도 정신은 차리자. 처음엔 전 여자 친구와의 연애 때문에 당분간은 솔로로 있고 싶다던 남자가 이제는 조금씩 좋아지고 있으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 이게 말이냐 막걸리냐? 


그럴듯한 말에 현혹되지 말고 하나만 봐라.

"그래서 남자는 나에게 뭘 원하는가?" 


물론 B양도 쿨한 가벼운 관계를 즐기겠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하지만 지금처럼 썸남의 여자 친구로 인정받고 싶은 진지한 마음이라면 이쯤에서 그만두자. 이러다 괜히 제대로 상처받고 남자라면 무조건 불신하고 치를 떠는 남성 혐오에 빠질 수도 있다. 


B양의 마음 안 안다. 어떻게든 썸남을 유혹하고 싶겠지.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거다.


썸남을 유혹하기엔 B양은 너무 순해 빠졌고,

썸남은 B양을 너무 가볍게 보고 있다. 


일단 후퇴해라.


그리고 B양을 진심으로 아껴줄 남자를 만나보고

연애 좀 배운 다음에 재도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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