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아 받는 것에 익숙하면 불행할 수밖에 없어.
솔직히 J양의 사연은 좀 불쾌하다. 좋게 말하면 이성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자신의 연애를 바라보는 시각이 하나 같이 거만하고 자기중심적이며 건조하기까지 하다. 뭐... 그냥 둬도 혼자서 훌훌 털어버리고 똑같은 방식으로 새로운 연애를 시작할 것 같지만, 20대 초중반 버프가 떨어지고 난 뒤 J양이 겪을 고난과 J양과 비슷한 실수를 하고 있을 많은 여자들을 위해 쓴소리를 좀 하기로 맘먹었다. (오늘도 오빠 버전)
연애 경험이 많지는 않았지만 저는 항상 갑의 연애를 해왔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는 사랑보다 받는 사랑에 익숙했고, 난 너무나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여기며 연애를 해왔던 것 같아요. 그렇게 헌신적이 었던 전 남자 친구들을 기준으로 약간 무신경한 남자 친구를 비교하며 생각하다 보니 내가 사랑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항상 갑의 연애를 해왔다라... 일단 용어부터가 읽기 불편해... J양아... 지금까지 J양이 갑의 연애를 해올 수 있었던 원인이 과연 무엇이었을까...? J양이 예뻐서? 붙임성 있는 성격이라? 물론 다 맞는 말이겠지만 J양이 갑의 연애를 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는 분명 20대 초중반 버프가 있었을 것이고, 이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사라질 인기라는 걸 잊지 마...
애가 힘들어요..."라며 내게 메일을 보내는 20대 후반~ 30대 초중반 언니들도 다 지금의 J양처럼 연애 갑질 하던 시절이 있었어... 이 말은 J양이 지금처럼 연애 갑질에 중독되면 다른 언니들처럼 시간이 지나며 떨어지는 인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당황하고 힘겨워할 수도 있다는 거야...
예전 만났던 남자들이 J양의 말이라면 절절맸다고 앞으로의 남자들도 다 그러는 건 아냐... 인기란 건 갈수록 올라가는 게 아니라 정점을 찍으면 반드시 내려가는 것이고 지금 J양은 J양의 인생에서 가장 핫한 시점에 있는 거고 그 말은 이제 J양은 인기가 올라갈 날보다 내려갈 날들이 더 많다는 걸 의미하니까.
난 J양이 좀 겸손해졌으면 좋겠어. "난 연애 갑질 해왔으니까 이만큼은 받아야지!"라는 거만하고 당돌한 생각은 이제 그만 접고 "내가 그동안 과분한 사랑을 받았었구나..."라고 생각하며 이제는 좀 주는 연애에도 적응을 하고, 상대방의 허물을 보며 불만을 토해내기보다 상대방의 노력을 보며 감사해하고 기뻐해 할 줄도 좀 알아야지.
앞으로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할 테니 적응 차원에서만 그래야 한다는 건 아냐. 자고로 연애는 받는 것에만 익숙해지면 불행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J양이 빨리 주는 연애를 시작하길 권하는 거야.
받는 연애... 갑의 연애... 언뜻 보면 행복해 보이지만 그거 다 빛 좋은 개살구야... 받기만 하면 행복하질 않거든... 항상 받기만 하니까 고마운 것도 없고 오히려 조금이라도 모자랄 때마다 불만스럽고 혹시 나에 대한 마음이 다 식어버린 건 아닌지 불안하기만 하거든.
어디 그뿐인가? 가만히 앉아서 받기만 하면 상대에게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협상의 기술에는 까막눈이 되고 불만이 있을 때마다 8살 어린애처럼 왜 안주냐고 생떼 이를 피우다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이별통보를 받고 어리둥절하게 되기도 해.
그러니 이제 J양은 을의 연애를 배울 때야, 상대가 내게 해주는 것이 조금 적거나 없을 때, 불쾌해하기보다 상대방에게서 J양이 원하는 것을 이끌어 내는 방법을 고민하고 J양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연애를 배우는 자세로 꾸준히 노력을 해보도록해.
을의 연애가 꼭 나쁜 건 아냐, 나의 어떤 행동에 상대가 환하게 웃는 모습을 지켜보고, 상대방이 날 섭섭하게 했을 때 다툼이 아닌 대화로 문제를 해결했을 때의 성취감과 행복감은 가만히 앉아서 받기만 했을 때의 것보다 훨씬 크니까 말이야.
J양아, 언제까지나 연애 갑질을 할 순 없어.
빨리 현실에 눈을 뜨고 주는 연애, 을의 연애에도 대비를 해야지.
모든 인생이 그렇듯 갑일 때보다는 을일 때가 훨씬 더 많은 법이니 말이야.
남자 친구에게 연락이 좀 뜸해지니까 기분이 좀 그렇더라고요... 연락과 관심을 구걸하는 것도 그렇고... 여자 친구가 뭘 하는지... 궁금하지도 않은 남자는 마음이 없는 거라 생각되어 홧김에 헤어지자고 했어요... 쌓였던 섭섭함이 빵 터진 거라... 왜 그랬는지 물어보지도 않고, 만나서도 제 얘기만 했어요. 오빤 나한테 마음이 없는 거라고, 차라리 더 오래 만나지 않아 다행이라고...
이건 너무 기본인데... 상대방의 생각과 마음을 J양 멋대로 판단하지 마. 남자 친구가 J양에게 연락이 뜸했던 건 보통 남자들이 연애 초반 버프에서 벗어나서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는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이었을 수도 있고 갑자기 어떤 프로젝트를 맡아서였을 수도 있잖아.
J양이 취미가 콜드리딩이고 특기가 독심술이 아니라면 어떻게 남자 친구의 생각과 속마음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겠어 혼자서 생각하고 결론을 내리는 건 정말이지... 최악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걸 명심해.
물론 J양은 "연락이 줄어들면 당연히 맘이 떠난 거 아니에요!?"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리 뻔한 것이라도 상대와 대화를 나누며 혹시 서로 오해하는 부분이 있지는 않은지 점검을 해보는 건 기본 에티켓이야.
또한 J양 멋대로 상대의 마음을 넘겨짚는 버릇을 고치지 못하면 앞으로 J양이 만날 남자들은 J양이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감정 컨트롤을 잘 하지 못하는 약한 멘틀의 소유자라고 생각할 거야. J양 입장에서는 J양 나름대로 충분히 이성적 고찰과 인내의 시간을 보냈을지 모르겠지만 J양과 어떤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대화를 못해본 남자 친구의 입장에서는 뜬금없는 불만과 짜증과 분노일 수밖에 없을 테니까 말이야.
J양아, 남자 친구랑 만난 지 꼴랑 두 달 밖에 안되었다며... J양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봤길래 그런 결론을 내렸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 J양의 남자 친구는 그렇게 쉽게 마음이 식고 여자 친구를 홀대할 사람은 아닌 것 같아. J양과 주고받은 카톡을 보면 시종일관 남자 친구는 J양을 존중하고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하고 있으니 말이야.
단순히 선톡을 했는지, 답장의 속도만 보지 말고 그 내용을 좀 봐 봐, 일단 톡의 길이만 봐도 선톡은 J양이 먼저 했을지 몰라도 J양이 한 줄 말하면 네댓 줄로 답해주고 정중하게 언제 시간이 되는지 묻고 있잖아. J양은 왜 특정 날이 아니라 언제라고만 말하냐고 불만인 것 같은데 중순쯤?이라고 물으니 그때는 바쁘다는 말로 튕겨버린 건 J 양인데? 거기에 또 나중에 이번 주에는 언제 되냐고 적극적으로 묻고 있잖아...
더 길게 만났더라면 J양의 의심처럼 J양에 대한 마음이 식어 없어지고 J양에게 무관심하게 대했을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현재 상황은 J양이 오버한 거고, 남자 친구도 그다지 나쁜 사람 같진 않아. 아니 오히려 연애라는 거에 익숙하지 않을 뿐 오히려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드는데?
연애를 할 때에는 상대가 외국인 바이어라고 생각해봐
상대가 부정적인 말과 행동을 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면
멋대로 넘겨짚지 말고 반드시 대화를 통해 확인해봐.
서로 어떤 표현에 사소한 오해가 있었을 수도 있을 테니 말이야
이만큼 제 이상형에 가까운, 그리고 저의 가치관과 비슷한 사람을 본 적이 없어요... 연락 문제 말고는 싸워본 적도 없고요... 하지만 남자 친구는 아마 이 귀찮은 일 투성이인 연애를 이어나갈 만큼, 저를 좋아하는 없었던 거겠죠...? 저를 조금만 더 사랑해줄 수 있다면 정말 이만한 사람이 없을 것 같은데...
솔직히 나 이 부분에서 할 말이 너무 많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냥 BRO의 '그런 남자'를 들어보는 편이 보다 이해와 공감이 빠를 것 같아. 나의 이상형이면서 나에게 올인하는 그런 남자? 솔직히 그런 남자는 없어. 있을 수도 있다고? BRO가 그러잖아 "그런 남자가 미쳤다고 너를 만나냐"
J양을 비롯해서 많은 여자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어...
"남자든 여자든 내 맘에 드는 사람을 얻기 위해서는 노력을 해야 하는 거야"
남자들은 좋아하는 여자를 발견하면 "어떻게 하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하고 고민을 하는데, 여자들은 꼭 "좋아하긴 하지만... 그는 나에게 미쳐있는 것 같지는 않아..."라고 하더라...? 왜 그래 니들... 니들이 원하는 게 있으면 어떻게든 쟁취할 생각을 해야지... 왜 괜찮은 남자를 나쁜 사람 만들면서 포기하려고 해.
이뿐만이 아니야... "정말 저를 좋아한다면..."이라며 잦은 연락, 헌신, 배려 등을 요구하기도 하던데... 솔직히 J양아, J양이 흡족할 만큼 연락을 해주고 헌신하고 배려해주는 남자 있었어? 있었으면 그 사람하고 이번 남자 친구하고 비교해봐. 누가 더 J양의 이상형에 가까워?
이번 남자 친구는 지난 남자 친구들보다 헌신적이지 못할지 모르겠지만 J양이 말했듯 J양의 이상형에 더 가까웠다며.... 그러면 지식인에 물어봐서라도 '남자를 유혹하는 법'을 찾아내서라도 어떻게든 남자 친구가 J양에게 미치게 만들 생각을 해야지."제게 완전히 반하지 않는 이상.. 전 외롭겠죠..."라니... 이게 무슨 소리야...
J양의 연애가 뭐가 문제냐고?
딱 보면 몰라!?
노력은 하나도 안 하고 남자가 다 해주기만 바라고 있잖아.
그것도 이상형에 가장 가까운 남자를 앞에 두고
왜 나에게 홀딱 반하지 않았냐고 징징거리고만 있잖아...
빨리 갑의 연애에서 벗어나 을의 연애의 참맛을 느껴봐.
입 벌리고 감나무 밑에 누워있지 말고 감나무를 타고 올라가 잘 익은 감을 따 보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