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대화에는 신뢰가 기본이다.
J양아 "켕기니까 저러는 거 아냐?"라고 말하기 전에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대화의 기본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신뢰"라는 것이다. 물론 남자 친구의 행동이 다소 미심쩍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을 "켕기니까 저러는 거 아냐?"라고 여겨버리면 상대방과 대화가 아예 되지도 않을뿐더러 결국 괴로운 건 J양 자신일 수밖에 없다.
솔직히 저는 카톡 프로필에 여자 친구 공개 안 하는 건 분명히 그 남자가 숨기는 게 있어서 그런다고 생각해요. 지난 남자 친구도 같이 찍은 사진을 카톡 프로필에 하여도라니까 싫다고 하더라고요... 꼭 그것 때문에 헤어진건 아니지만... 하여간 이번 남자 친구도 비슷해요... 얼마 전에 사귀었음에도 SNS에는 마치 여자 친구가 없는 것처럼 글을 올리더라고요...
카톡 프로필에 여자 친구를 공개하지 않는 건 정말 남자가 다른 생각이 있어서 일까...?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J양의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다는 거다. 남자 친구 입장에서는 아직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괜스레 유난 떠는 것 같아 꺼려졌을 수도 있고, 둘 사이에 다소 민감한 관계의 사람이 엮여 있어서 그랬을 수도 있고, 아님 그냥 원래부터 연애하는 것을 티를 내지 않는 스타일일 수도 있는 거다.(그냥 원래 그런 스타일인 경우가 대다수다.)
J양 입장에서는 다소 이해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이것에 대해 "켕기니까 저러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는 건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자세다. 물론 J양의 의심처럼 켕기는 게 있어서 애써 감추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SNS에 여자 친구를 공개하지 않는 여러 가설 중 하나일 뿐 확실한 게 아니지 않은가?
아무리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도 일단은 상대를 믿자.
대화에 있어서 기본은 의심이 아니라 존중과 신뢰이니 말이다.
처음부터 의심을 해서는 상대와 대화를 나눌 수가 없다.
툭하면 "켕기는 거 있어서 그러는 거 아냐?", "어떻게 그럴 수 있어?", "그게 말이 돼?" 라며 의심하는 사람과 누가 대화를 하고 싶을까? 물론 무조건 바보처럼 상대를 믿으라는 건 아니다. 이해가 안 되고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일단 상대의 해명을 존중하고 신뢰하면서 대화를 통해 서로가 오해가 없도록 서로의 생각을 나눠봐야 한다.
J양의 경우라면 무조건 "SNS에 내 사진을 안 올리는 건 켕기는 게 있어서야!"라며 상대를 의심하기보다. "나는 남자 친구가 생기면 SNS에 올리는 편인데 왜 남자들은 그런 걸 싫어할까?"라는 주제로 남자 친구와 대화를 나누며 남자 친구의 생각을 들어보는 것이 좋다.
남자 친구가 본인의 일 때문에 저와의 데이트가 취소되었는데... SNS에는 '할 일이 없어서 운동 중'이라고 써놓은 거예요. 저는 왜 저와 사귀는 걸 공개하지 않는지 남자 친구에게 물으니 남자 친구는 정식으로 친구들을 보여주고 부모님께 보여 드린 후 SNS에 공개를 하고 싶다는데 전 솔직히 납득이 안 가요... 아직 사귄 지 얼마 안 되었으니 일단 그냥 넘어가긴 했는데...
J양은 남자 친구의 행동에 대해 "내 얘기만 쏙 빼놓고 만인에게 열린 남자인 것 마냥 행동하는 게 싫었어요!"라고 평을 하지만... 글쎄다... 저게 꼭 여자 친구 없는 티를 내기 위해, 만인에게 열린 남자인 것 마냥 행동하는 걸까...? 보기에 따라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J양의 기준에서라면 남자 친구가 "여자 친구랑 데이트하려고 했는데 파투 나서 심심함!"이라고 써야 맞는 것이겠지만 아직 연애를 시작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면 뭐.. 이 정도는 그냥 웃으며 넘어가 줄 수 있는 것 아닐까?
만약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 "켕기는 거 있어? 켕기는 거 없으면 올려줘!"라고 남자 친구를 압박하지 말고 시간을 가지고 남자 친구가 J양의 마음에 공감을 할 수 있게 이야기를 해보자. "옛날에 정말 믿었던 남자 친구가 바람을 피워서 트라우마가 생겼어..."라고 말을 할 수도 있고, "오빠가 너무 인기가 많아서 불안해~"라며 상대를 으쓱하게 만들어주면서 부탁을 할 수도 있다.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논리가 있는 거다.
당신이 어떤 논리를 통해 상대방에게 압박을 한다면
상대방은 기를 쓰고 당신의 논리를 반박하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것이다.
논쟁을 통해 상대방을 움직이려 하지 마라.
그 대신 상대로 하여금 "나라도 그렇겠다..."라며 당신의 생각에 공감할 수 있도록 유도해라!
물론 J양이 어떤 방법을 써도 남자 친구가 J양과의 사진을 SNS에 올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역시 남자 친구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물론 맞을 수도 있지만 여전히 J양의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다. 사람들은 별것도 아닌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땐 끝까지 SNS에 사진을 올려달라고 요구할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다른 것을 요구해보자. 예를 들면 다음 주쯤 남자 친구의 지인들을 소개해달라고 할 수도 있고, J양이 친구들과 있을 때 깜짝 방문을 해달라고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