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때문에 힘들어도 썸을 포기하는 남자는 없다.
달콤했던 썸이 망하고 나면 대부분의 여자들은 원인 분석에 들어간다. 뭐든 실수를 했다면 원인 분석을 하는 것이 옳지만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의 경우 진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자꾸 자잘한 문제에 탓을 돌린다는 거다. 물론 자잘한 것들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면 또 모르는 일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잊지는 말자.
"썸이 망한 건 상대가 보기에 내가 매력이 없어서이기 때문이다."
소개팅을 하고 나서 총 4번 만나고 나서 연락이 끊겼네요... 3번째 때까지는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은데.. 왜 연락이 끊겼을까 생각해봤는데... 한... 세 가지 정도가 생각나더라고요 1. 다른 여자와 저울질하다가 결국 그 여자에게 갔거나, 2. 만나다 보니 점점 말이 안 통하고 별로라고 깨달았거나, 3. 일이 잘 안되거나 힘든 시기인 경우인 것 같은데... 아무래도 1번 하고 2번은 아닌 것 같고 3번이었던 것 같아요... 정말 엄청 바쁜 사람이었거든요!
- 썸남이 너무 바빠서 썸이 망했다는 L양
L양의 생각은 반 정도는 맞다. 확실히 남자는 자신의 상황이 좋지 않을 때 가장 먼저 연애를 포기한다. 이건 남자가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하는 경우다.
L양과 썸남의 사이를 생각해보자. 서로 오래 만났거나 뜨겁게 사랑하는 사이였나? 남자 입장에서 바빠서 L양에게 잘해주지 못하는 게 미안해서 이별을 말했을 리는 없다... 더욱이 너무 바쁜 자신의 상황이 미안했다면 연락을 끊기보다 적어도 눈물 두어 방울은 흘려가며 "지금은 여자를 만날 상황이 아니야... 너무 미안해..." 따위의 멘트 정도는 했을 것이다.
혹시... 바빠서 연애할 시간이 없어서 중간에 포기했다고 생각을 하는 건가? L양아 잊지 말자... L양과 썸남은 소개팅으로 만났다... 소개팅이 뭔지 굳이 내가 설명을 해줄 필요는 없겠지...? 정말 너무 바빠서 연애할 상황이 아니었다면... 애초에 소개팅에 나왔을까...?
결국 L양의 상황에 맞는 정답은 '2번' 만나다 보니 점점 말이 안 통하고 별로라고 느낀 경우일 것이다. 물론 L양은 "세 번 만나면서 연락도 잘하고 분위기도 좋았어요!"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L양의 말이 맞다면 이렇게 연락을 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백보 양보해서 L양에게 어느 정도 호감이 있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결국 결론은 바쁜 시간을 짜내면서 만날만큼 매력을 못 느꼈다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는 L양이 어떤 행동을 한다 해도 썸남에게는 부담스러울 뿐이고 괜히 L양의 가치만 깎아먹을 뿐이니 깔끔하게 인정하고 물러나자.
저는 학원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오빠가 상담을 받으러 와서 제가 상담을 해드리고 명함과 자료를 드렸는데 먼저 마음에 든다며 연락을 하더라고요. 그렇게 연락을 주고받다가 몇 번 만난 후 제게 고백을 했어요. 저는 좀 더 생각을 해보고 싶다고 했고 오빠는 알겠다고 하더니 조금씩 연락이 줄다가 결국엔 자기가 잘못 생각한 것 같다고 자기를 미워하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해할 수가 없어서 마음이 아예 떠난 거냐고 물었고 오빠는 잘 모르겠다고 서서히 없어졌던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 금사빠 연애로 멘붕 온 H양
물론! 썸남이 잘한 건 아니다. 가만히 있는 H양에게 먼저 연락을 하고, 사귀자고 까지 해놓고 없던 일로 하자니! 이게 무슨 짓인가!? 하지만 H양아... 현실의 연애계에서는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고 이걸 나는 '연애 반품'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뭔가 있을 것 같아서 대시를 하고 고백을 하지만 막상 몇 번 더 만나보니 "이건 아니지..."싶은 느낌을 받아버린 거다. 정확히 말하면 좋아했다가 마음이 식은 게 아니라 분위기에 후끈 달아올랐다가 정신을 차렸다고나 할까? 왜 그런 거 있잖아~ 백화점에서 입어 봤을 때는 예뻤는데 집에 와서 입어보니까 뭔가 후줄근한 그런 느낌... 어떤 사람들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입고 다니지만 너무 아니다 싶을 때에는 누구나 반품을 요청하듯이 뭐 그런 거다.
냉정하게 얘기하자면 썸남은 H양을 좋아했다기보다 그 상황에 매료된 거다. 별생각 없이 학원 상담받으러 갔는데 H양이 환한 얼굴로 "어? 갤럭시 노트 에지 쓰세요!?"라며 말을 거는 순간 남자는 익숙지 않은 상황에 당황하면서도 묘한 감정에 빠진 거다. 쉽게 말해 H양의 친절에 썸남이 오해를 하고 본능적으로 썸을 탄 거다. 그런 분위기에 취해 고백을 했는데 시간을 갖자는 H양의 말에 자신을 이성적으로 돌아보고 나니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밀려들어온 거다.
사실 이때에는 방법이 없다. 썸남은 이미 달달한 썸의 상태에서 빠져나온 상태이며 H양과의 관계에 대해 이성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썸남에게 어떤 말을 한들 달라질 게 없다. 특히나 H양이 "이제 정말 마음이 떠난 거야?", "오빠도 다른 남자들이랑 똑같아", "내가 싫어진 이유가 있을 거 아냐" 따위의 멘트들은 썸남의 입장에서 H양이 더더욱 부담스러운 존재로 느껴지게 한다.
카톡을 통해 H양의 대화법을 보니
처음 썸남의 대시에는 소득적이었다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썸남에게 올인을 해버리는 금사빠 스타일의 모습이 엿보였다.
금사빠는 매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상대방의 입장에서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연애의 기본은 상대의 페이스에 맞추는 것이다.
썸남이 적극적으로 다가올 때에는 H양도 적극적으로 맞춰주고
썸남이 시큰둥하면 H양도 좀 시큰둥해지는 게 맞다.
"이미 그 사람이 좋아진 뒤였어요", "너무 좋아서 기다리고 싶어요.", "그의 마음을 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며 상대방의 마음과는 정반대로 혼자서 애달파하지 말고, 이미 콩깍지가 벗겨진 썸남의 페이스에 맞춰서 일단은 친한 오빠 동생으로 지내는 게 맞아 보인다. "사랑하는 걸요..."라는 오글거리는 멘트에 스스로 우울해지기 전에 현실을 봐라!
"만난 지 아직 한 달도 안된 사이잖아!"
얼마 전 제주도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만난 남자분과 같이 사진을 찍어주고 저녁식사까지 먹게 되었어요. 그분은 그날이 마지막 날이었고, 저는 그날이 시작이라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고 헤어지게 되었어요. 여행 중에도 서로 연락을 주고받고 집에 돌아와서도 연락을 주고받았었는데 먼저 만나자는 말씀도 없으시고... 그냥 그렇게 끝나 버렸어요... 그게 벌써 3달 전쯤인 것 같은데... 다시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 뭣도 못해보고 끝난 썸 K양
잔인한 말부터 하자면 솔직히 확률 자체가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여행지에서 만났음에도 남자 쪽에서 먼저 만나자는 말조차 없다는 건 K양과는 달리 썸남은 K양에게서 아무런 느낌을 받지 못했다는 소리다.
쉽게 말해 K양에게 썸남은 제주도에서 만난 운명이겠지만
썸남에게 K양은 제주도에서 만난 여행객 1이었다는 거다.
슬프지만 어쩌겠는가 모든 썸이 내 맘처럼 될 순 없는 것을... 하지만 조금 아쉬운 점은 그래도 여행지에서 만난 사이인데...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았을 때 K양이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갔다면 어땠을까 하는 거다. 남자 쪽에서 먼저 만나자는 싸인이 없다는 건 이미 남자 쪽엔 큰 마음이 없다는 소리이니 마지막 로또를 긁는 심정으로 먼저 만남을 요청? 할 수도 있지 않은가?
애매한 말들로 만남의 뉘앙스를 풍기기보다 "오빠~ 주말에 시간 되시면 친구랑 해서 2대 2로 한번 봐요~"라고 질러보았다면 어땠을까? 딱히 느낌이 없어서 먼저 만나자고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2대 2라면 친구한테도 생색낼 겸 충분히 만남에 응할 확률이 있다.
박명수 옹의 말처럼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정말 늦은 것이지만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연락을 해보자. 하다못해 "오빠 잘 지내셨어요? 친구가 남자 좀 소개해달라는데 혹시 주변에 괜찮은 분 있어요?"라며 소개팅을 핑계로만 남을 이끌어 내도록 해보는 거다! 혹시 아는가? 산타할아버지가 K양에게 선물을 주실지!?
오늘만큼은 커플들은 싸우지 말고 솔로들은 썸 타는 하루가 되길~
-썸타할아버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