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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Oct 17. 2016

남자 친구와의 트러블, 어디까지 이해해야 할까?

나보다 친구가 먼저인 남자 친구

뭐든 단점은 나중에 보이기 마련이다. 사귀기 직전에는 "이런 남자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시작했다가 초반에는 "이런 남자가 또 있을까?"싶지만 결국엔 "뭐 이런 남자가 다 있어!"에 봉착하게 된다. 남자 친구의 생각지 못했던 단점에 당황한 당신은 처음엔 "이해하자..." 하다가도 결국엔 "대체 어디까지 이해해야 하는 거야!?"하고 만다. 그러니 남자 친구를 이해하려고 하지 마라. 대신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해라.



나보다 친구가 먼저인 남자 친구

이제 연애를 시작한 지 5달이 되어가는데... 남자 친구는 사귀고 난 첫 주말, 친구들과 겨울바다를 보러 간다는 것을 시작으로 한 달에 한두 번 친구들과 여행을 가네요... 그나마 연락이 끊긴 적은 없고 정말 친구들이랑만 가는 건 알겠는데... 처음엔 이해를 해보려고 했지만 해도 해도 이건 정말 너무 심한 것 같아요... 맘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지만 바로님 말씀대로 화를 내봐야 해결될 일이 아니니 일단 참고는 있는데... 대체 제가 어디까지 참아야 하는 걸까요?
- 사랑보다 우정을 더 따지는? 남자 친구 때문에 고민인 C양
 


C양은 주변 사람들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고 하지만... 조금만 찾아보면 꼭 C양 남자 친구의 케이스와 일치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사람들은 꽤 많다. 내 대학 동기만 하더라도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여행계를 하며 두어 달에 한 번씩 여행을 간다. 이뿐인가?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모임을 갖고, 간단한 술자리는 뭐...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있더라. 


여자 입장에서는 "뭐야! 여자 친구보다 친구가 더 좋다 이건가!?"라고 발끈할 수 도 있지만 가만히 보면 친구가 많은 남자일수록 여자 친구에게도 더 잘하고 안정적인 연애를 한다. (물론... 친구들이 뭐하는 친구들이냐가 중요하겠지만...) C양과의 트러블이 생겨도 한눈을 팔기보다 친구들과 한잔을 하며 풀고, 친구들에게 C양과의 고민을 털어놓으면 지나치게 공정한? 수컷의 특성상 남자 친구의 말에 동조하기보다 "XX아 네가 잘못했네"하며 C양의 편을 들어줄 확률이 높다. 


물론 아무리 그래도, 한 달에 주말을 한두 번씩 친구들에게 빼앗긴다는 게 불만이라면 C양이 남자 친구의 여행에 동행해보는 건 어떨까? 시간이 맞지 않는다면 C양이 후발대로 슬쩍 껴보는 방법도 있다. 물론 수고스러운 일이되긴 하겠지만 남자 친구의 친구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한두 번 모임에 끼게 되면 자연스럽게 일등 여자 친구로 등극하여, 남자 친구와의 트러블이 있을 때마다 남자 친구의 친구들이 발 벗고 나서서 도와줄 것이다. 


많은 여자들이 남자 친구의 친구들을 데이트 시간을 빼앗는 라이벌이라고 여기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남자 친구의 친구들은 언제나 친구의 여자 친구를 환영하며 모임에 나오려고 하는 여자 친구를 매우 높게 평가한다. C양아 지금 상황은 안 좋은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C양이 조금만 노력해서 친구들에게 점수를 따면 평생 남자 친구를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좋은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상황일 수도 있다.


  

자꾸만 집에 놀러 오고 싶다는 남자 친구

이제 100일이 막 지난 커플이에요... 한 달 전부터 남자 친구가 자꾸 집에 놀러 오고 싶다는데 난감하네요... 저는 친언니랑 같이 사는데... 언니가 곧 결혼을 하게 되어서 이래저래 집이 어수선하고 그래서 초대하기가 좀 그랬거든요... 그래서 저는 사정을 잘 설명하고 나중에 정리되면 초대하겠다고 하지만 남자 친구는 괜찮다고 그냥 보여달라고 계속 조르고... 그러다 얼마 전에 싸우기까지 했는데 참...
- 남자 친구의 가정방문이 부담스러운 B양
 


솔직히 내가 봐도 B양의 남자 친구 좀... 이상하다... 만우절날 에피소드도 그렇고 좀 4차원적인 마인드를 가진 것 같긴 한데... 아마도 다른? 남자라면 B양의 말에 알았다며 차분히 기다렸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겠나 B양이 사랑하는 사람이 초등학생처럼 떼를 쓰는 사람인 걸... 


B양의 케이스가 조금 특이하긴 하지만 어쨌든 여자는 쓸데없는 혹은 부담스러운 어떤 것을 계속 조르는 남자 친구를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예를 들면 스킨십에 관한?) 이때 대부분의 경우 B양처럼 "이래 이래서 안돼!"라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거나 "그건 나중에"라며 미루기 일쑤인데 사람보다는 짐승에 가까운 남자 입장에서는 납득하기가 어렵다. 대체 그게 뭐라고 안되며 나는 당장 원하는데 나중에는 무슨 말이냐?라는 식이다. 


남자 친구가 뭔가 부담스러운 것을 요구할 때에는 알아듣게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그것을 원하는 남자 친구가 그것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적당한 보상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당신이 남자 친구가 해달라는 걸 모두 해줘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만 양보해서 다른 쪽으로 남자 친구의 기분을 달래 준다면 남자 친구는 더 이상 떼를 쓰지도 않을 것이고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노력한 당신에게 고마움과 사랑스러움을 느낄 것이다. 


무엇을 하냐 안 하냐라고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지 마라. 무엇에 대해 무조건 안된다고 말하지 않고 "이래 이래서 지금은 안되지만 대신! 내가 이거 해줄게!"라며 다른 대안을 제시해주면 남자 친구도 어느 정도 납득할 것이다. 그리고 남자 친구가 당신에게 고마움과 사랑스러움을 느낄 때 왜 그것이 안되는지 조금 더 설명해보자. 방금 전까지 "왜 안되는데!!!"하던 남자도 "아... 그래?"라며 드디어 말이 통하기 시작할 거다. 


B양의 경우라면 남자 친구가 또 가정방문 드립을 칠 때 기습포옹에 이의 기습키스를 하고 도망치며 "조금만 참으라고 이 꼬맹아! 조금만 더 기다리면 내가 응...?"이라고 해보자. 남자 친구는 신세계를 경험한 표정으로 만족스럽게 집으로 돌아갈 거다.  



경험 많은 남자는 적당한 무관심이 약이다.

이제 딱 한 달 된 제 남자 친구는 자타공인 훈남에 이전 여자 친구들도 대단한? 분들이라 저도 나쁘지 않은 편임에도 기가 죽을 정도였어요... 그러다 며칠 전 사소한 말다툼을 했는데 한 달 동안 그렇게 달달했던 남자 친구의 태도가 한 번에 차갑게 확 변하더라고요.  정말 저를 사랑하는 게 맞나 싶은 생각도 들지만 이대로 헤어질 수는 없어서 어르고 달래서 만나고는 있지만 이대로 어디까지 참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 남자 친구의 변덕에 지친 J양
 


사실 J양도 이렇게 될 거란 걸 이미 알고 있지 않았는가.... "처음엔 남자 친구를 싫어했어요. 욕도 많이 하고, 목소리도 저음에 화도 잘 내고... 정말 저런 사람 만나면 고생할 것이 뻔하다고 생각되는, 제가 피해왔던 사람의 부류였죠."라고 본인이 말을 했으면서... 


일단 J양의 남자 친구와 같은 스타일을 만날 땐 연애에 열중할게 아니라 적당히 연애에 손을 놓는 편이 속이 편하다. 여자를 많이 만나봤다는 건 그만큼 여자에게 바가지를 긁혀봤다는 것이고 사소한 트러블에도 "너랑은 안 맞는 것 같다."라며 차갑게 돌아서거나 자연스럽게 이별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이런 스타일은 한없이 받아주고 하라는 대로 하면서 무수리가 되어주거나 아니면 적당히 거리를 두며 신경을 쓰지 않는 쪽이 J양의 정신건강에 좋다. 솔직한 말로 J양의 레벨에서는 도무지 해결이 안 되니 다음 타자에게 바통을 넘기라고 해주고 싶지만 어떻게든 남자 친구와의 관계를 지속하고 싶다면 차라리 남자 친구에게 신경을 꺼라. 


오히려 J양이 남자 친구에게 신경을 끄고, 무미건조하게 만나면서 일단은 J양이 다른 여자들처럼 바가지를 긁지 않는 다는 걸 어필하는 게 먼저다. 그 후 6 개울에서 1년이 지나고 나면 자연스레 '정'이라는 것이 서로를 묶을 것이고 바가지는 그때부터 서서히 긁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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