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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Dec 12. 2016

현명하게 남자 친구 화 풀어주는 법

대화를 원한다면 분위기를 만들어라.

많은 여자들이 남자들이 대범하고 쿨 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여자보다 표현력이 좋지 못한 남자는 자신의 불만을 표현하기보다 자꾸만 혼자 해결하려고 하고 여자 입장에서는 그 시간을 기다릴 수 없어 작은 일들도 결국엔 큰일이 되어 버린다. 

물론 남자들의 표현력이 한순간에 진화하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알기로 신은 이래저래 할 일이 많아서 남자들의 부족한 표현력을 업데이트시킬 예정이 없다고 하는데... 언제까지 기다릴 것인가? 표현력 좋은 여자가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소심하고 쪼잔한 남자를 언제든 대화의 테이블로 이끌 수 있다.



대화를 원한다면 분위기를 만들어라.

다툼이 있을 때 저는 서운한 부분을 차근차근 말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남자 친구는 항상 회피하거나, 삐지거나 합니다. 서운한 부분을 설명하지 않고, 화가 나있으면서 다른 이야기를 하며 꼬투리를 잡곤 해요. 대화가 안된다고 할까요...? 서로 안 맞는 부분을 잘 맞춰가고 이해하고 싶은데... 남자 친구는 여리면서도 자존심이 세고 소심해요. 
- 소심한 남자 친구 때문에 고민인 P양
 


사연만 보면 P양은 무책임한 남자 친구 때문에 고통스러운 연애를 하며 공덕을 쌓고 있는 보살 같아 보인다. 하지만 그녀가 "이거 봐요! 제 남자 친구가 이렇게 소심하다니까요!?"라며 보내준 카톡을 읽다가 나는 연애를 통해 암이 걸릴 수도 있다는 걸 알려준 전 여자 친구가 떠올랐다. 


평소에 "내가 좀 예민해서..."라고 말하던 그녀의 발암 패턴은 이렇다. 정말이지... 기억도 안 날 만큼 사소한 일로 실랑이를 벌였다. 그리고 난 속으로 기분은 상했지만 '책이라도 좀 읽고 진정하고 얘기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계속 왜 그러냐고 들볶는다... 


나는 부자연스럽지만 웃으며 "아냐 괜찮아~ 내가 쫌 기분 상했었는데 일단 생각을 정리해서 얘기할게~ 신경 쓰지 마요~"라고 말하고 책을 읽으며 진정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왜 그러냐고 묻는다. 이십여분을 실랑이를 하다가 이래선 끝이 없겠다 싶어서 "내가 이래 이래서 좀 그랬어~"하고 말하면 그녀는 어김없이 "근데 그건 이래 이래서 이런 거 아닐까?"라고 말하는데 결국엔 "근데 그거 내가 잘못한 거 아니잖아. 니 잘못 아닌가?"라는 뜻이다. 


졸지에 자기가 잘못해놓고 토라지는 남자가 되어버린 내 모습과 그런 남자 친구를 조곤조곤하게 일깨워주는 착하고 현명한 여자가 된 여자 친구의 모습에 급 열이 올라버리고, 결국엔 별일 아닌 일이 '내 인생에서 과연 연애라는 것이 필요한 걸까?'라는 고찰에 이르게 된다. 


"남자 친구가 너무 소심해요!"라고 말하기 전에 자신의 대화 패턴에 대해 생각을 해보자. P양은 남자 친구에게 툭 터놓고 이야기를 하자고 해놓고 결국엔 무슨 말을 그런 식으로 해, 난 이렇게 하잖아, 왜 그렇게 생각해, 불안해, 내 맘을 몰라줘, 어쨌든 미안 해등의 말 들고 "난 이래 이래서 잘못이 없지만 엄청 노력하는데 넌 그것 가지고 그러냐, 내 맘도 몰라주고, 니 문제지만 일단 미안하다고는 해줄게, 그러니까 그만해라."라는 뉘앙스를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면 남자 입장에서는 "아... 얘랑은 말이 안 통해... 말해봤자 또 내 탓하겠지..."하는 생각이 대화 자체를 회피하게 되고 예민한 여자 입장에서는 "또 대화를 회피하네... 정말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려줘야지!"라며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게 된다. 


대부분의 남자는 여자보다 표현력이 떨어지는 대신 여자보다 훨씬 큰 멘틀 여과장치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빈정 상하는 일이 있어도 일단 드러내 놓고 표현을 하기보다 일단 자체적으로 감정을 다스리려고 한다. 다만 멘틀 여과장치의 성능이 턱없이 낮다 보니 시간이 좀 걸린다는 단점이 있는데 문제는 대부분의 여자들이 이 시간을 참지 못한다는 거다. 


표현력이 좋은 여자 입장에서는 표현을 바로 하지 못하는 남자를 이해할 수 없고 빨리 대화를 통해 풀려고 한다. 결국 여자에게 재촉을 받던 남자는 여과되지 않은 혹은 모나고 어색한 표현들로 오해의 단초를  제공하고, 표현력 좋은 여자는 이를 잘못된 방향으로 확대한다. 이렇게 결국 별일 아닌 일은 중대한 성격차이로 발전하고 결국엔 대화 단절이나 이별로 이어지는 거다. 


이런 악순환을 끊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남자에게 대화를 강요하기 전에 대화를 할 만한 분위기를 만드는 거다. "또 왜 그러는데", "아직도 기분이 안 풀렸어?", "언제까지 그럴 거야?" 등의 말들로 상대를 소심한 남자로 만들거나 "여봉봉 화 풀어요~" 따위의 어색하고 영혼 없는 말들로 대충 달래려고 하지 말고 짧고 굵게 남자의 서운함을 풀어주자. 


야릇한 표정의 사진을 보내며 "더 보고 싶어...?"라며 유혹을 하든, 우는 표정을 하고 손들고 서있는 셀피로 화를 풀어주든 일단 남자 친구의 기분을 풀어주자. 일단 기분이 풀리면 멘틀 여과장치를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상한 말들로 당신의 속을 긁지 않을 것이며 무엇보다 먼저 자신의 속마음과 잘못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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