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사람을 만난다는 건 즐겁지만 괴로운 게 당연한 거다.
오늘은 뭐... 나쁜 남자는 매력이 있고 어쩌고, 위험하고 어쩌고 그런 말 안 할 거다. 요즘 준비하는 책이 있는데, 일단 가제이긴 하나 책 제목부터가 '정 떨어지지만 쓸모 있는 실용 연애'이니... 뭐 대충 어떤 내용인지는 감이 올 거다. 항상 파티나 상담을 신청하는 사람들에게만 공개했던 내용이긴 한데 이쯤이면 책으로 써도 될 듯싶어서 준비 중이니 기대해도 좋다. 예전부터 블로그에 올리고 싶었으나 뻔한 악플이 귀찮아서 적지 않았었는데 요즘 책도 쓰고 있고 느끼는 바가 있어서 특별히 공개하니 K양한 이번 기회를 빌어 연애 마인드에 대해 1부터 다시 시작해보자.
저는 20대 초반에는 평범남들을 좋아했고, 평범한 남자들과 썸을 타고 연애를 했었어요... 근데 2년 전 클럽에서 나쁜 남자 A를 만나며 제 인생은 꼬이기 시작했어요. 너무 힘들었지만 놓지 못하는 제 자신이 너무도 싫었어요...
일단 용어부터가 잘못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힘들게 하는 상대를 나쁜 남자 혹은 나쁜 여자라고 표현을 하는데, 이건 잘못된 표현이다. 정확히 표현을 하자면 나쁜 남(여) 자가 아니라 매력 있는 남(여) 자다. 상대가 나쁜 사람이라 당신이 아프고 힘든 게 아니다.
K양의 말처럼 나쁜 건 이미 만나기 전부터 느끼고 있었겠지만 상대의 매력에서 벗어나기가 힘든 거다. 나쁜 사람에게서 벗어나지 않는 건 말이 안 된다. 매력이 있으니, 그와 있으면 괴롭지만 또 일정 부분 행복을 느끼기 때문에 벗어나지 못하는 거다.
여기서 말하는 매력이라는 게 당연히 외적인 매력이 가장 크겠지만 꼭 외적인 매력만 말을 하는 건 아니다. 상대의 화술, 센스도 포함이 되고, 당신의 독특한 취향을 저격하는 어떤 매력도 포함이다. 쉽게 생각하자 자기에게 해가 된다고 생각하는데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바보는 이 세상에 없다. 어떤 매력이든 그 매력에 푹 빠졌기 때문에 아파도 참고 견디게 되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매력적인 사람들 만난다는 건 괴로울 수밖에 없다. 나 스스로가 상대의 매력에 빠져있다 보니 상대가 부당한 행동을 한다 해도 그것을 바로잡기보다 그 사람이 주는 즐거움에서 멀어지지는 않을까 두려움에 참고 견딜 수밖에 업다. 이건 부당한 게 아니라 당연한 거다.
A와 헤어지고 다른 평범남들을 만나봤지만 A를 잊을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바보 같지만 얼마 전에 나이트에서 나쁜 남자 B를 만났죠... 문제는 제가 또 B에게 빠졌다는 거예요... 엔조이 관계라는 것을 알면서도 균형을 잃고 또 한없이 빠져 들어버렸네요.. 자꾸만 나쁜 남자에게 빠지는 저... 이제 어떡해야 하나요...?
내가 상담 때마다 말을 하지만 우리는 '욕구'라는 걸 가지고 있고 이것을 제때 채우지 않으면 트러블이 일어나게 된다. 이 욕구는 '뇌간'과 '대뇌변연계'에서 관장을 하는데 식욕과 성욕 등이 그렇다. 문제는 이러한 욕구는 이성적으로 컨트롤이 잘 안된다는 건데 그렇기 때문에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우리는 트러블이 일어나게 되는 거다.
K양이 나쁜 남자를 선호하는 것은 결코 나쁜 행동이 아니다. 오히려 매력적인 남자와 연애를 하고픈 자신의 욕구에 솔직한 행동이다. 문제는 상대가 채워줄 수 없는 욕구를 상대에게 바라는 것이 문제가 되는 거다. 물론 클럽이나 나이트에서 만났다고 다 나쁜 남자는 아니겠지만 K양이 바보는 아니다. A군이든 B군이든 만나는 순간 100%는 아니더라도 어렴풋이는 알고 있었을 거다. "K양에게 안정적인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문제는 나쁜 남자를 만나는 것이 아니다. 나쁜 남자는 만나는 건 매력적인 남자를 만나고픈 K양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지극히 이성적인 행동이다. 문제는 안정적인 사랑이라는 욕구를 줄 수 없는 나쁜 남자에게 그것을 바라는 것이다.
K양이 평범남을 만나지 못하고 자꾸만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이유는 심플하다. "평범남은 매력이 없다." 나쁜 남자만큼 외적으로 괜찮지도 않고 섹시하지도 않고 달콤하지도 않고 센스가 뛰어나지도 않다. 평범남이 젖 먹던 힘을 끌어내 봐야 절대로 K양이 원하는 매력에 대한 욕구를 채워줄 수 없다. K양이 바보라서가 아니다. K양의 행동은 지극히 당연한 거다. 매력이 없는 평범남에게서 매력을 찾으니 마음이 갈턱이 있나.
K양아, 당신은 법정스님이 아니다. 욕구를 부정하고 버리려고 할수록 욕구는 K양을 더더욱 옭아맬 것이다. 매력적인 남자를 만나고 싶으면서 나쁜 남자가 아닌 평범남을 만나려고 하니 이도 저도 안되고 결국은 나쁜 남자에게 대책 없이 빠지고 상처를 받는 거다.
욕구를 드러내는걸 두려워하지 마라. 그리고 상대가 채워줄 수 있는 욕구와 그렇지 못하는 것에 대해 명확히 구별하고 상대가 채워주지 못하는 욕구는 다른 사람과 채워라. 안정적인 연애를 하고 싶다면 평범남과 안정적인 연애를 시작해라.
물론 평범남에게는 K양이 바라는 매력이 없겠지만 이건 B군에게 조금 신세를 지면 될 일이다. 이거 양다리 아닌가요!?라고 놀랄 필요 없다. K양이 진짜 원하는 것이 안정적인 연애라면 자연히 평범남에게 기울 것이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매력적인 남자라면 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B군을 만날 수 있을 거다.
처음에 용기를 내서 좀 달려봤지만... K양 미안해... 블로그라는 공간에서 이야기하기엔 아무래도 오해의 소지가 많은 내용인지라... 기회가 닿는다면 파티에 한번 오길 바라;;; 어쨌든 K양에게 꼭 해주고 싶은 얘긴 자신의 욕구에 좀 더 솔직해지고 그 욕구를 채우는 데에 집중을 해보라는 거야.
지금 K양은 욕구가 아닌 대상에 집중을 하고 있다 보니 자꾸만 상대방이 줄 수 없는 것에 대해 원하게 되고 트러블이 일어나고 있는 건데, 사실 생각만 바꾸면 아주 쉬운 일인데 말이야... "상대방이 내게 줄 수 있는 것과 상대방이 내게 줄 수 없는 것만 명확히 구별해봐" 이것만 잘해도 쓸데없는 고민과 아픔은 느끼지 않을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