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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Jan 18. 2017

노력해봐야 힘들기만 한 썸의 세 가지 상황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썸을 타는 것 같아요...

사연을 받다 보면 여러 가지로 안타까움을 느끼는데 특히나 안타까운 경우는 "이 상황에서 노력한 도고 될 일이 아닌데..."하는 느낌이 드는 사연이다. 물론 사연의 당사자 입장에서는 힘들다는 걸 알지만 포기가 안 되는 상황이겠지만 사실 그건 포기가 아니라 인정이라고 해야 하는 거다. 다소 잔인하다고 너무 삭막하다고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어쩌겠는가? 누군가를 열렬히 소망하는 당신조차도 누군가에게는 차가운 사람이지 않은가?


어떻게든 연인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며 관계를 해치는 것보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한발 물러나 좋은 지인으로 남도록 하자. 오랜 경험과 사연들을 통해 깨달은 사실은 초반에 스파크가 파팟! 하고 튀기지 않은 관계는 오래 함께하다 어떤 특별한 계기를 통해 급속도로 가까워지기도 하니 말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썸을 타는 것 같아요...

사실 처음에는 큰 마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다쳤는데 그녀가 다른 후배들을 데리고 병문안을 와줬어요. 그날을 계기로 이런저런 카톡을 나눴는데 사실 누가 봐도 사무적인 느낌의 대화였죠. 하지만 저는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네요. 문제는 제 친구와 약간의 썸을 타는 듯한 느낌이 난다는 거예요... 포기해야 하는 게 맞겠지만 잘 안되네요... 이 마음을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 친구의 친구를 사랑한 L군
 


L군은 그녀가 L군의 친구와 약간의 썸을 타는 것을 걱정하는 것 같은데, 솔직히 그건 문제가 아니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그녀에게 L군이 그냥 선배라는 것이 더 문제다. 앞서 말했듯 초반에 스파크가 터지지 않은 관계는 사실상 관계의 진전이 어렵다는 거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그냥 사람 친구사이였다가 한쪽의 노력으로 연인이 되기도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현실에서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거라고!) 특히나 L군이 그녀에게 "고마워~ 나중에 밥이라도 먹자!"라고 했음에도 굳이 "아니에요, 괜찮아요~"라고 대답했다는 건 사실 이미 L군에게서 묘한 촉을 느끼고 관계가 더 복잡해지기 전에 선을 긋는 것으로 보는 게 맞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기 마련인데 연애는 더더욱 그러한 경향이 강하다. 짝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자꾸 자신의 감정에만 집중하며 "어떻게 이뤄질 수 없을까?", "왜 나는 안 되는 거지?", "그 사람이 아니라면 안될 것 같아!"라는 생각을 하지만 한 발짝만 물러나 생각해보자. 


나 자신도 누가 나를 좋아해 준다고 다 사귀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고 사귀기 싫다고 그 사람을 무시하거나 인간적으로 싫어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자존심 상해하거나 마음 아파할 필요는 없다. 나에게도 기준이 있듯 상대에게도 기준이 있는 거고 그 기준에 내가 부합하지 않은 것뿐이다. 


다소 불편한 대답이겠지만 어쩌겠는가 이게 현실인 것을, 나 또한 이것을 뛰어넘어보려 숱한 방법을 시도했지만 99% 실패했다. 처음 상대를 본 그날 혹은 적어도 한 달 안에 "오!?"하는 느낌이 안 오면 갖은 노력을 해봐도 친한 관계까지는 가지만 그 이상은 마치 유리벽이 있는 것처럼 다가갈 수가 없었다. 


물론 예외는 있다. 만사 포기하고 "이 X아! 네가 그러니까 안되지~!"하며 막말 주고받는 사이로 지내다가 그녀의 심경에 큰 변화가 생겼을 때? 혹은 술자리에서 어쩌다 튀어나온 희대의 드립이 통했을 때? 당연한 얘기지만 이런 이벤트는 내가 계획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포기가 아니라 인정하자. 그리고 정당히 마음 한편에 정리해두고 언제 튀어나올지 모를 깜짝 이벤트를 기다리는 편이 현명한 선택이다.  



가벼운 만남이 아니라 진지한 만남으로 넘어가고 싶어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서 용기 내서 먼저 말을 걸었고 그러다 몇 번 만나게 되었어요. 이렇게 말하기 좀 그렇지만 어쩌다 보니 가벼운 만남을 갖게 되었고 이런 식의 만남도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에 저도 그냥 가벼운 만남을 갖기로 했어요. 그런데 어쩌다 보니 다시 연애감정이 생기기 시작하네요. 아플 때 챙겨주고, 제가 뭐 힘들다고 하면 도와주기도 하는데 제가 사귀자고 먼저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
- 가벼운 만남에서 진짜 연애로 골인하고 싶은 P양
 


배수의 진을 치고 관계의 선을 그을 생각이 아니라면 되도록 말을 꺼내지 않는 게 좋다. 이 관계가 건강한 관계냐 아니냐는 각자 판단의 몫이니 굳이 내가 선을 긋지는 않겠지만 이 상황에서 P양이 남자에게 사귀자고 말을 하는 건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어쨌든 둘이서 가벼운 만남을 하기로 동의를 한상태에서 다짜고짜 연애 구두계약을 들이밀면 상대는 갑자기 부담을 느끼고 도망가버릴 확률이 높다. P양이 남자와 보다 진지한 연애관계를 원한다면 차라리 관계를 규정지으려고 하는 편보다는 지금과 같은 가벼운 관계를 유지하며 서서히 P양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편이 옳다. 


"가로수길에 이번에 괜찮은 수제 맥주집 생겼데! 이번 주에 ㄱㄱ!", "이 아저씨는 야밤에 뭐하고 계시나?", "아... 스키장 가고 싶은데 ㅠ_ㅠ" 따위의 말들을 건네며 조금씩 상대의 시간을 점령해나가는 거다. 남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자연스럽게 P양과 연애를 하고 있게 될 거다. 


물론 P양이 자연스럽게 남자의 시간을 점령해나가려고 하는데 자꾸만 "그날은 약속이 있어서;;;", "나 스키는 별로..." 따위의 말들로 P양의 제안을 거절한다면 그건 가벼운 만남 그 이상은 1만큼도 생각이 없다는 뜻이니 이후의 결정은 P양 스스로 하면 된다.  



전 남자 친구의 친구가 좋아요...

대학교 오티에서 제가 마음에 들었던 오빠가 제 친구를 좋아하는 것 같아서 저는 다른 오빠와 친하게 지내다가 사귀게 되었어요. 그런데 사귀면서 좋아하는 마음도 안 생기고 이건 아닌 것 같아서 100일 정도 만나다가 헤어졌네요. 그런데 제가 좋아했던 오빠가 사실 저를 좋아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제 전 남자 친구가 저를 좋아하는 걸 알고 일부러 양보?를 했던 거라는... 사실 요즘 다른 남자들에게도 고백을 받고 있지만 다 거절하고 있어요... 저는 그 오빠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은데... 저 정말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엇갈린 썸으로 고민하는 S양
 


S양아 무. 조. 건 안된다. 물론 S양이 선배에게 다가가 S양의 속마음만 말을 해도 게임은 끝나겠지만 그랬다가는 S양의 이미지도 끝난 다는 걸 명심하자. 아직 1학년이면서... 앞길 창창한 대학생활을 한큐에 날려 버릴 일 있나!? 


S양과 비슷한 대학 동기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동기를 만나다가 동기들 군대 가니까 선배 만나고 동기 군 전역하니까 또 동기 만났다가 다시 선배를 만난 레전설의 동기가 있었다. (물론 다 다른 남자) 결과가 어땠을까? 선배 동기 후배 할 거 없이 그녀가 나타다면 뒷담 화하기 바빴다. 


이 연애가 잘못이라는 게 아니다. 성인남녀가 서로 좋으면 사귈 수도 있는 일이지! 하지만 득과 실을 따져 봤을 때 한 집 단안에서 한 명 이상의 남자를 만나는 건 득보다는 실이 훨씬 많다는 거다. 더욱이 둘이 친구사이에다가 상대가 한번 양보한 상태에서 연애라!? 대체 그 후폭풍을 어찌 감당하려고... 


그 사람 아니면 안 될 것 같아도. S양의 남은 3년 혹은 4년? 대학생활을 걸만큼 중요하지는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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