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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Feb 03. 2017

연락 문제로 남자 친구에게 이별통보받은 여자

남자 친구와 연락 문제로 많이 싸웠어요...?

일단 글을 시작하기 전부터 걱정이 앞선다. 재회상담을 할 때에도 이 부분을 설명하는 데에 30~50분이 걸리는데... 과연 내가 하나의 글로 이 부분을 명쾌하게 설명을 할 수 있을는지...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여자들이 어느 부분에서 오해를 하고 비난을 할지... (그래도 뭐 할 수 없지... 자기 세상에 갇힌 사람은 뭐라고 말을 해줘도 자기 생각대로만 하는걸...) 그래도 10명 중에 7명 정도는 이 글을 이해하고 보다 안정적인 연애를 할 것이라 믿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남자 친구와 연락 문제로 많이 싸웠어요...?

남자 친구는 매우 무뚝뚝한 남자고 저는 반대로 표현이 많고 애교도 많은 여자예요. 서로 좋아하는 건 분명한데... 역시나 연락 문제로 많이 싸웠어요. 제 딴엔 조금씩 고쳐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연락도 연락이지만 남자 친구가 무뚝뚝해서 연애의 달콤함을 만나지 않으면 느낄 수가 없었고 그 때문에 항상 싸움의 연속... 결국은 남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하네요.


재회상담을 하다 보면 거의 대부분 초반에 나오는 이야기다. "남자 친구와 연락 문제로 많이 싸웠어요..." 연락 문제라... 연락 문제란 무엇인가? 남자 친구가 시도 때도 없이 연락두절이 되나? 아니면 밤만 되면 폰을 꺼놓나? 술만 마셨다 하면 연락두절인가? 이런 문제라면 연락 문제는 확실히 문제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 연락 문제라는 것은 "남자 친구가 예전보다 연락을 잘 안 해요..."인 경우가 많다.


그래, 여자 입장에서는 남자 친구에게서 연락이 줄어드는 것이 큰 문제다. 남자 친구가 여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줄어든 것일 수도 있고! 심지어 바람을 피우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은가!? 근데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여자 친구가 연락을 가지고 닦달하기 전에 남자는 연인관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거다!


그러니까 남자들이 여자 친구의 연락 닦달에 "무슨 소리야 연락이 뭐가 줄어?"라는 속 터지는 소리를 하는 거다. 당신은 남자 친구의 줄어든 연락이 위험수위라고 느끼겠지만 남자는 뭐가 잘못되어가고 있는지 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남자는 그냥 둘 다 바람 안 피우고 잘 만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여자 친구가 연락 문제를 가지고 닦달을 하니까 처음엔 당황하고 어리둥절 하다가 여자의 닦달이 심하면 "대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그래! 아... 정말 우리는 성격이 안 맞나 보다..."하고 이별을 말한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당신은 아무 문제없이 잘 만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남자 친구가 당신을 만날 때마다 "언제부터인가 너의 눈에서 사랑이 느껴지지 않아...", "요즘 마음이 변한 것 같아...", "왜 요즘은 애교가 없어?"라고 말을 한다면 당신의 기분이 어떻겠나?


당신이 아니라고 마음 변한 게 아니라고 그냥 좀 피곤하네 어쩌네 말을 해도 남자 친구가 "그냥 솔직히 말해줘... 다른 남자 생겼어?", "마음이 변한 게 아닌데 왜 저번에 그렇게 행동했어?", "요즘 전화 시간도 줄었잖아"라며 추궁한다고 생각해봐라.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나?


연락 문제로 싸우는 커플의 가장 문제는 연락이 줄어든 것을 상대방의 잘못이라고 규정하고 탓을 하고 짜증을 내고 화를 낸다는 데에 있다. 반대 입장에서 생각해봐라. 난 뭐가 잘못인지도 모르겠고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상대방이 대뜸 당신에게 비난을 하고 탓을 한다고 말이다.



남자 친구를 이해하려고 노력을 해봤지만 쉽지가 않네요...?

이미 이전에 연락 문제로 싸우다가 두어 번의 이별을 했었지만 그때마다 제가 잘한다고 이해하겠다고 잡았어요... 근데 이번엔 다르네요... 남자 친구도 너무 많이 지친 것 같고... 저도 제가 너무 욕심이 많았구나... 싶기도 하고... 이번에는 정말 잘 할 자신 있는데... 그래서 제가 다 이해하겠다고 있는 그대로 보겠다고 말을 했지만 남자 친구는 달라질 게 없을 것 같다고 그냥 헤어지자고만 해요. 제가 간신히 설득해서 한 달이란 시간을 벌었는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K양은 지금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 연락 문제로 남자 친구에게 닦달하다 차인 여자들은 하나 같이 "제가 욕심이 너무 컸었던 것 같아요... 이제 정말 다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고 말을 하는데 그들의 대부분은 재회를 해도 결국엔 "오빠 요즘 왜 연락이 줄어들어? 정말 나만 노력하는 것 같아!"라며 폭탄을 터뜨리고 결국 산화해버리곤 한다.


과연 K양은 이번에 재회하면 여전히 남자 친구가 무뚝뚝하고 연락이 적어도 환하게 웃으며 "너무 욕심내지 말자!"하며 이쁜 연애를 할 수 있을까? 내 모든 것을 걸고 말하지만 단언컨대 K양은 또 다지 남자 친구에게 연락 문제로 시비를 결고 결국엔 또 이별통보를 받을 수밖에 없을 거다. 이미 연락 문제로 두어 번 이별을 반복하지 않았던가? 지금 바뀔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바뀌었겠지!


연락 문제는 남자 친구를 얼마만큼 이해를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연락 문제로 싸운다는 건 K양 스스로의 욕구를 어떻게 채워 넣느냐의 문제다.


더 많은 사랑을 갈구하는 나머지 여자는 초조해지고 불안해져 남자를 의심합니다. 남자는 여자의 이런 모습을 보며 숨도 쉴 수 없을 만큼 답답함을 느낍니다. 만일 여성이 자신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다른 남성에게 돌릴 수 있다면 남자 친구도 여유를 찾을 수 있으며 예전보다 자상하게 대해 줄지 모릅니다. 
(중략) 
한 남자에게 마음을 전부 주는 대신 여러 명의 남성에게 마음을 나누면, 당신 역시 상대로부터 마음의 일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쪼가리 천을 기워서 하나의 조각보를 만들듯이 각각의 마음 조각은 하나의 마음으로 완성되고, 당신의 마음은 충만해집니다. 
- 분산 연애, 신자키 모모


모든 사람은 여러 욕구를 가지고 살아가고 이 욕구를 채워가며 살아간다. 문제는 어떠한 욕구를 제때 채우지 못하면 트러블이 난다는 거다. 배가 고픈데 다이어트한다고 하루 종일 굶으면 잠도 잘 안 오고 짜증이 나거나 예민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은데 그것이 채워지지 않으니 짜증이 나고 트러블이 나는 건데 이걸 어떻게 이해하고 참을 수 있겠는가?


바람을 피우라는 게 아니다. 어장관리를 하라는 건 더더욱 아니다. 남자 친구가 당신이 원하는 것만큼 관심과 사랑을 주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 혹은 다른 방식으로 사랑과 관심을 채우라는 거다. 새로운 취미를 갖거나, 어학학원에 등록을 하거나, 동호회도 좋다. 굳이 만나지 않아도 아는 선배 (남자든 여자든!)와 통화를 하면서 자잘한 사랑과 관심에 대한 욕구를 해소할 수도 있다.


K양이 남자 친구에게 연락 문제로 짜증내는 건 남자 친구가 미운 게 아니다. 사랑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은데 그걸 채우지 못하니 짜증이 나고 트러블이 나는 거다. 그것만 채우면 K양은 절대로 남자 친구에게 짜증을 내지 않을 거다. 아니 오히려 남자 친구가 자신에게 더 이상 사랑을 구걸하지 않고 활짝 웃으며 사회생활을 하는 K양에게 불안함을 느끼고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될 거다.



K양에게

내가 이래서 라이프 스타일을 강조하는 거야. 사귀기 전에는 그렇게 도도한 여자도 연애를 시작하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무너뜨리고 모든 욕구를 남자 친구에게 정조준을 하는데 문제는 여자 친구가 바라는걸 모두 해줄 수 있는 남자는 없다는 거지... 결국 욕구에 결핍을 느낀 여자는 히스테릭해지고 남자는 도망가는 거야.

가만히 생각해봐. 남자 친구가 연락 문제로 K양을 닦달한 적 있어? 아니면 요즘 사랑이 식은 것 같다고 닦달해? 남자 친구가 그런 말을 하지 않는 건 K양이 너무 연애를 잘해서가 아냐, 남자 친구는 K양에게 채우지 못한 욕구들을 여러 방면에서 스스로 알아서 해결하기 때문이야. "남자 친구는 저와 남자 친구 친구들을 5:5로 보는 것 같아요."라는 K양의 말이 그 증거인 거지.

남자 친구는 자신의 삶을 균형감 있게 잘 이끌고 있잖아. 그러니까 K양에게 먼저 짜증을 내지 않는 거야. "남자에게 올인하지 마!"따위의 이야기가 아니야, 남자를 잘해줘도 알아주지 않는 이기적인 존재로 볼 필요는 없어. 장담하지만 K양이 하는 것처럼 남자 친구가 K양에게 해도 K양은 금방 질려버릴 테니까 말이야. 

한 달이란 기간 동안 K양이 해야 하는 건 남자 친구의 마음이 돌아오게 만드는 게 아니라 남자 친구가 K양을 꼬셨을 때 그때의 K양으로 돌아가는 거야. 친구를 만나고 아는 오빠들이랑 수다도 떨고, 열심히 공부도 하고 말이야. 일단 K양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 보자. 그러면 분명 지금과는 다른 상황이 연출될 테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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