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닐라로맨스 Mar 09. 2017

남의 연애에 훈 수질 하는 절친들, 어떡해?

과연 훈 수질 할만한 친구들인가?

블로그를 시작하고 3년여 동안 별의별 사연을 받아봤지만 M양의 사연과 같은 사연은 단 한건도 없었다. 남자 친구가 연락이 없어서도 아니고, 헤어진 남자 친구를 붙잡고 싶은 것도 아니고, 연애할 때마다 남자 친구를 헐뜯으며 남의 연애에 훈 수질 하는 모태솔로 친구들 때문에 걱정이라니... 가만히 두면 시간이 해결해주겠지만 우리 M양 속 터지지 않도록 특별히 다뤄본다.



과연 훈 수질 할만한 친구들인가?

올해 26이 되는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저에게는 절친한 친구 2명이 있는데요. 정말 오래되었고 친한 사이긴 한데 저희는 연애관이 너무도 다릅니다. K양은 연애 같은 건 하지 말고 나중에 부모님께서 정해주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을 하고 L양은 얼마 전까지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과는 연애를 하지 않겠다네요. 문제는 저는 마음이 맞는 사람과 연애를 하고 싶은데 절친들은 제가 연애를 할 때마다 그런 남자를 왜 만나느냐며 눈을 좀 올리라고 하면서 제가 만나는 남자들을 무시하더라고요. 


세상에나... 이건 뭐 세상에 이런 일이에 제보를 해야 할 일 아닌가? 모태솔로 2명이서 평범한 연愛인을 바보 취급하다니! M양아 정신 차려라;;; 물론 친구들의 조언을 잘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일단... 조언을 하는 친구들이 훈수질을 할만한 사람인지는 먼저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M양의 친구들이 결혼을 해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연애를 좀 해본 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모태솔로 이건만... 대체 M양은 무엇 때문에 친구들의 훈수질에 괴로워하는가...? 나였다면 매우 선한 미소를 지으며 "친구님들아... 일단은 해보고 말씀을 하세요."라고 말해줬을 것 같은데... 모태솔로 친구들이 남자 친구를 흉본다? 그러면 이렇게 말해주면 될 것 아닌가? "그러게... 괜히 사귀었어... 너희들처럼 그냥 모태솔로로 있을걸..." 


혹시 M양아. "그래도 절친인데 어떻게 그래요..."하는 생각이 드는가? 지금 M양의 절친들이 하는 행동을 봐라... 그게 어디 절친인가;;; 물론 절친들이 보기에 M양의 연애가 훈수질 할 투성이었을지 모르겠다만 정말 M양을 아끼는 절친이라면 대놓고 남자 친구를 흉보고 M양에게 눈 좀 높이라는 말을 하기보다는 보다 M양의 편이 되어주었거나 최소한 돌려 말하는 예의라도 갖추지 않았을까?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

저처럼 연애를 하는 것보다는 한 번도 연애를 해보지 않고, 선으로 만나 결혼생활을 하는 게 차라리 더 잘 살 것 같다는 친구들의 말이 맞을까요? 정말 인생을 살아가면서 나와 비슷한 사람, 조건이 맞는 사람이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요? 친구들은 매일 눈이 너무 낮다고 저에게 말하는데... 그럴 때마다 자존심이 많이 상하네요... 저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요...? 


M양은 지금 조건을 따져가며 만나는 것 VS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 중에서 고민하는 것 같은데 우리 조금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 M양의 친구들의 말이 맞다고 쳐보자. "뭐하려 연애를 해? 나중에 조건 맞는 사람과 선봐서 결혼하면 되지!" 그래 뭐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나중에 조건 맞는 사람과 선을 보면 과연 그 사람이 마음에 들까? 그렇다면 좋겠지만 지금 내 메일함에 잠들어 있는 "예전에는 잘 나갔는데 이제는 선을 봐도 마음에 안 드는 사람만 나와요 어쩌죠?"라고 하소연하시는 수많은 누님들의 사연을 보았을 때 결혼 적령기에 맞선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는다는 것은 절대 쉽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맞선에서 맘에 드는 남자가 나와도 문제다. 연애를 제대로 해본 적도 없는데... 그 훈남을 어떻게 내 남자로 요리할 것인가? 남들은 꾸준히 연애를 하며 연애력을 쌓아가고 있었을 텐데... 20~30년 동안 혼자 귀와 책으로만 연애를 배워서 어디 프로 연愛인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그렇게 조건을 따지고 따져서 골라낸 훈남인데... 어디 호락호락하게 모태솔로에게 넘어가겠냔 말이다. (모태솔로가 맞선 자리에 나가서 하는 헛발질은 M양이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M양아, 분명 친구들의 연애 전략이 100%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절친들의 연애 전략이 성공하려면 M양의 절친들이 의느님의 은총을 듬뿍 받아 페북 스타급의 외모를 갖추던가 아버님 사업이 대박 나서 집안이 빵빵해져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성립해야 가능한 전략이라는 걸 알아두자. (조건만 보고 결혼할 생각이면 본인도 그런 조건을 갖춰야 하는 건 당연한 이치 아닐까?) 


친구들이 자꾸 "맞선 보면 되지!"하면 이렇게 말해주자. "근데 만약에 맞선 상대가 날 마음에 안 들어하면 어쩌지?" 아마 친구들은 "그럼 또 보면 되지!"하고 답하겠지만 굴하지 말고 한마디 더 날려줘라 "근데 맞선도 몇 번 하다 잘 안되면 부모님들께서 엄청 창피해하신다던데..." 


M양아, 나중에 연애결혼을 하든 맞선을 보든 일단 적당한 연애 생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연애한다고 남자를 모두 알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연애한 번 못해보고 막연하게 맞선으로 솔메이트를 찾는다는 것은 운에 당신의 인생을 맡기는 것만큼 위험한 일이다.  



조언은 듣되 주관을 갖자.

제가 앞으로 어떻게 행동을 해야... 친구들에게 눈 좀 높여라, 연애서적 좀 읽어봐라... 같은 소리를 안들을 수 있을 까요...? 언제쯤 다른 친구들처럼 남자 친구 이야기도 재미있게 하며 지낼 수 있을까요...? 연애에 대한 이야기와는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제발 도와주세요! 


아니... 대체... M양의 친구들이 읽었다는 연애서적은 무엇일까...? 대체 어떤 책에서 "연애는 하지 말고 나중에 선봐서 결혼해라"라고 나와있단 말인가!? M양아 걱정마라... 아마 향후 2~3년 안에 M양의 모태솔로 친구들의 연애관은 급변할 것이고 M양의 판단이 맞았다는 것이 증명될 것이다. 


걱정되는 것은 M양의 마음이 너무 여려서 자꾸 모태솔로 친구들의 훈수질에 자신의 연애관이 흔들리는 것 같은데 모든 조언이 그렇듯 일단은 들어는 두되 자신의 주관을 뚜렷하게 세우면 그만이다. 친구들이 "그런 남자 만나지 마!"라고 말을 한다면 일단은 들어보자. 그리고 친구들의 의견에 수긍한다면 M양의 연애관은 조금은 틀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혀 수긍이 안 간다면 적당한 선까지 들어주고 자신의 연애관을 고수하면 그만이다. 


또 하나 조언을 해주자면... 절친 외에도 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자. 지금은 절친을 위주로 만나다 보니 모태솔로의 훈수질이 진지하게 와 닿겠지만 많은 사람을 만나보고 많은 사람들의 연애관을 듣다 보면 M양의 모태솔로 절친들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연애관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썸을 타다가 고민이 생긴다면 이렇게 해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