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남이 숙맥인데 어떻게 유혹을 할까요?
나의 바람대로 상대가 움직여 주지 않으면 우리는 당황하고 머리를 쥐어뜯는다. "대체 어떻게 하면 상대를 나의 바람대로 움직이게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의 정답은 바로 스스로에게 "나라면 상대가 어떻게 행동해 줄 때 움직일까?"라고 물어보는 거다. 어차피 사람은 다 거기서 거기다. 당신이 좋은 행동이라면 상대도 좋아할 거다.
안녕하세요. 바로님, 지난번에 짝사랑으로 고민상담을 했던 J 양이에요. 사실 저는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그분의 지인분께 이야기를 했더니 그분이 좀 숙맥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용기를 내보고 싶은데... 어떻게 접근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먼저 선톡을 하기는 좀 위험할 것 같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숙맥을 어떻게 유혹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J양
사실 이 정도의 고민은 굳이 나에게 물어볼 필요가 없다. "사실 뭘 아직 해본 것도 없잖아!!!" 지금 J양의 머리가 아픈 건 "어떻게 하면 숙맥남을 꼬실 수 있을까!?"라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입장에서는 전혀 알 수 없는 상대방의 심리와 기호를 예측만 하려고 보니 머리만 빠질 뿐 방법은 단 하나도 생각이 나질 않을 수밖에...
이럴 땐 앞서 말을 했듯 질문을 바꿔보자. "누가 나한테 어떻게 하면 넘어갈까?"라고 말이다. J 양이라고 아무나 지나가다 '툭'하고 찔러보면 "어맛! 이 남자야!"하지는 않을게 아닌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J양은 언제 남자에게 호감을 느끼는지, 그리고 그 남자가 어떻게 해주면 연애를 시작할지를 말이다.
당신이 좋아하는 음식과 숙맥남이 좋아하는 음식은 다르겠지만 맛있는 음식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똑같은 것처럼, 디테일은 좀 달라도 J양의 생각과 숙맥남의 생각이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자! 카톡만 놓고 보자. J양은 호감이 있는 상대에게 카톡이 먼저 오는 게 싫을까? 이 질문의 답은 J양과 숙맥남의 답은 분명 일치할 것이다. 여기서 만약 부정적 피드백이 왔다면 그건 둘 중 하나다.
1. 그는 J양이 별로라고 생각하고 있다.
2. J양의 선톡이 식상하고 대답할만한 드립이 별로 없다.
1번의 경우라면 사실 방법이 없다. 취업으로 따지면 서류 광탈이고, 월드컵으로 치면 지역예선 탈락인데... 그다음을 생각하는 건 무의미하다. 물론 지인으로 지내며 친밀감으로 어필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만... 이 방법은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다.
2번의 경우라면 그래도 가능성이 있다. 사실 2번의 경우라도 만약 상대가 당신에게 홀딱 빠졌다면 당신이 "뭐하고 계세요?"라고 막연한 멘트만 던져도 "아하!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향긋한 과테말라 안티구아를 마시며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고 있는데요~ 블라블라~"라며 혼자서 모노드라마를 찍었을 거다. 하지만 시큰둥하다는 건 호감은 있으나 그 호감이 그다지 높지는 않다는 뜻.
3달 전쯤 어학원에서 2살 연하의 남자를 알게 되었어요. 사실 그 아이에게 특별한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닌데 강사님도 그러고 같이 수업을 듣는 분들도 그렇고 자꾸 썸 타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유심히 보니 그 아이가 제게 호감이 좀 있는 것도 같았고요. 그때부터 좀 티도 내고 선톡도 했는데 뭔가 이야기가 자연스럽지 죽죽 나가지 못하고 끊기는 기분이에요. 저에게 관심이 없는 걸까요...?
- 톡은 하는데 호감은 없는 것 같다는 Y양
Y양의 경우 정확히 위의 2번 경우 "식상하거나 지루한 선톡을 날리는 스타일"에 속한다. 많은 사람들이 "뭐하세요?", "출근은 잘 하셨어요?", "저번엔 고마웠어요^-^" 따위의 식상한 신변잡기를 해놓고 "저는 할 만큼 어필했는데요!?"라고 말을 하는데... 글쎄다... 이런 질문들은 어쨌든 결국 별 성과 없이 "아... 네 좋은 하루 보내세요^-^"로 마무리가 되곤 한다.
앞서 말했듯 내가 연락을 했는데 상대의 반응이 뜨뜨 미지근하면 그건 상대의 눈에 내가 김태희나 원빈이 아니라는 거다. 정확히는 호감은 있으나 올인할 만큼의 호감은 못 느꼈다는 거다.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지루한 대화가 오가다 보면 결국엔 연락이 부담스러워지는 지경에 빠지게 된다.
또한 Y양의 가장 큰 실수는 연락으로 뭔가를 하려는 태도다. 연락은 유혹의 수단 중 가장 효율이 떨어진다. 호감과 매력은 오프라인에서 어필을 해야 하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카톡으로 어찌어찌 찔러보거나 상대를 간 보려고 하기보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만남을 위한 연락을 하는 것이 맞다.
음... 한 가지 공유를 하자면 "혹시 치킨 좋아하세요?" 잽에 이은 "제가 치킨 덕후인데 먹을 사람이 없어요 ㅠ_ㅠ" 어퍼컷은 매우 기본적이면서도 강력한 방법이다. 만약 "그렇게 했는데 안되던데요!?"라고 말을 하고 싶어 진다면 그건 톡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앞서 말한 1번의 경우다. '서류 광탈 & 지역 예선 탈락' 이건 답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