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듣기만이라도 잘해보자.
당신을 숨 막히게 하고 가슴을 찢어지게 하는 이별은 '연락 횟수', '술자리', '친한 이성'등 의외로 사소한 이유로 시작된다. 물론 이 문제가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달려들어 이별의 파국을 맞을 만큼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 않은가?
연락 횟수 문제로 남자친구와 다투다가 결국 이별이란 파국을 맞은 J양의 사연을 들어봐라. 갑자기 줄어든 남자친구의 연락 횟수에 민감해진 J양은 남자친구에게 종종 서운함을 나타냈지만 J양의 남자친구는 말로는 노력한다고 했지만 J양이 원하는 만큼 변하지 않았다. "분명 조금 남자친구가 노력하긴 하는 듯했지만 제가 보기엔 충분히 더 연락을 자주 할 수 있는 상황인 것 같은데 남자친구는 자꾸 바쁘다고만 하는 거예요."
J양은 서운한 마음이 쌓여만 갔고 J양의 늘어만가는 짜증에 남자친구는 지쳐가다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야! 이제 좀 연락 가지고 뭐라고 좀 하지 마! 나도 힘들다고! 요새 회계 감사다 뭐다 나도 힘들어 죽겠다고! 너까지 이러면 난 어떻게 하란 거야!" J양은 갑작스런 남자친구의 폭발에 그간 쌓아두었던 서운함과 분노를 터뜨려버렸고, L양과 L양의 남자친구는 몇 시간 동안 서로를 비난하다 결국 이별을 맞게 되었다.
여기서 안타까운 점은 L양의 남자친구는 깔끔하게 돌아섰지만, L양은 며칠이 지나지 않아 눈물로 반성하며 남자친구에게 매달리기 시작했고, 아직도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L양이 이런 고통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했어야 할까?
첫째,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2-4. 좋은 대화 상대가 되는 비결
일단 남자가 흥분을 했다면 남자의 말에 반박을 하기보다 남자가 불만을 전부 쏟아낼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려라. 물론 남자가 하는 말에 모순이 보이고, 당신의 행동을 교묘히 비꼬는 남자의 말을 가만히 경청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미 남자는 이성을 잃은 상태이기 때문에 당신이 그 어떤 말을 한들 남자의 귀엔 들리지 않을 것이고, 자신의 말을 끝까지 경청해주지 않는 당신에게 최악의 선택인 이별을 통보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일단은 십 분 정도 남자가 자신의 불만을 모두 쏟아낼 수 있는 시간을 줘라. 아무리 불만이 많이 쌓여있다한들 당신이 상대의 말에 반박하지 않고 가만히 진지한 태도로 남자의 말을 경청한다면 "넌 진짜 이기적이야!", "넌 날 숨 막히게 해!"라며 분노하던 남자도 십 분이 지나지 않아 "내가 얼마나 힘든데...", "조금만 더 이해해주면 안될까...?"라며 분노를 가라앉히고 당신과 이성적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세를 보여줄 것이다.
'분노'란 화염은 '반박'이란 연료 없이는 오래가지 못한다. 상대의 분노를 견디고 이해해주는 것이 당신에게는 너무도 고통스러운 일이겠지만 십여분의 인내가 더 큰 분노를 막고 이성적 대화를 가능케한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충분히 참을만한 고통이 아닐까?
둘째, 제가 말을 마치고 나서 또 그 직원들이 자신들의 견해를 늘어놓으려 하자 그는 그들에게 제 입장에 서서 얘기했습니다. 와이셔츠 깃은 분명히 정장 때문에 얼룩졌음을 지적했고, 고객에게 100퍼센트 만족을 제공하지 않은 제품은 팔아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2-4. 좋은 대화 상대가 되는 비결
당신이 남자친구와 민감한 상황에 처했다면 절대로 "나도 잘못했지만 오빠도 잘못했잖아!"식의 양비론을 펴서는 안된다. 일단 상대의 말을 끝까지 경청했다면 그 뒤엔 "하긴 나라도 일 때문에 바쁜데 자꾸 오빠가 보채고 심술 부리면 너무 힘들것 같아"라며 상대의 입장에서 상대의 의견이 타당하다는 것을 인정해줘야 한다.
이것은 절대로 당신이 지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트러블을 겪고 있는 관계에서는 필히 거쳐야 할 단계인 거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생각에 반대하는 말을 듣게 되면 방어적 자세를 취하고 상대방에게 또다시 반격한 기회를 엿보기 마련이며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 그 끝은 불 보듯 뻔하지 않을까?
당신이 상대방의 의견을 인정해주는 것은 당신이 지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이성적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이렇게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데 "왜 여자만 노력해야 하는 거죠?"라고 유치한 자존심 싸움을 하고 싶다면 굳이 상대의 의견을 인정해주지 않아도 된다. 다만 하나만 알아두자, 잠깐의 자존심을 위해 이별 후에 세상에서 가장 추한 모습으로 남자에게 매달릴 수도 있음을 말이다.
셋째, 그는 양복의 결함에 대해 몰랐던 점을 인정하고 아주 간단히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양복을 어떻게 해드릴까요? 원하시는 대로 처리해드리겠습니다.' 몇 분 전만 해도 나는 그들에게 빌어먹을 양복이나 가져가라고 말할 생각이었지만 그에게 이렇게 말했을 뿐이었습니다. '저는 조언을 구하고 싶은 것뿐입니다. 이 물 빠짐 현상이 일시적인 것인지 알고 싶은데요.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될까요?'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2-4. 좋은 대화 상대가 되는 비결
만약 J양이 위의 단계를 충실히 밟았다면 남자친구는 처음 "이런 지긋지긋한 연애 끝내버릴 거야!"라고 생각했다가도 차분히 자신의 생각을 인정해주고 자신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J양을 바라보며 금세 미안한 마음이 들어"아니... 난 그런 게 아닌데 자꾸 네가 그러니까 나도 모르게 화가 났어... 미안해..."라고 사과를 하거나 진지한 자세로 문제 해결에 임할 것이다.
이때 당신은 연락을 잘 안 한 게 더 잘못인지, 연락을 가지고 투정을 부린 게 더 잘못인지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어떻게 하면 우리가 이 트러블을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을까?"라는 관점에서 대화를 이끌어 가보자.
"그동안 나는 내가 서운한 것만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면 오빠도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하면 될까?"라는 말이 J양의 입에서 흘러나올 때야 비로소 남친도 "정말 나도 나만 생각했던 것 같아... 그럼 우리 앞으로..."와 같은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이야기들이 나올 것이다.
물론 이렇게 대화를 했다고 다음날부터 남자친구가 스토커처럼 연락을 잘할 것이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남자친구는 J양에게 미안함을 갖게 될 것이며 더 나아가 작은 노력이라도 더 해보려고 시도할 것이라는 것이다. 하루아침에 전혀 달라진 남자친구를 만들고 싶은가? 그렇다면 차라리 쿨하게 헤어지고 당신이 원하는 만큼 연락을 해주는 남자를 찾아 헤매는 편이 몇 배는 빠른 길이라는 것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