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혈기를 자제한다는 거 솔직히 어렵더라.
'바람난 남자 친구'라는 단어만 들어도 여자들은 치를 떨겠지만 막상 내 입장이 되어보면 바람난 남자 친구와 쉽게 헤어질 수가 없다. 주변 친구들은 빨리 헤어지라고 한번 바람피우면 습관 된다며 난리지만 당사자는 그렇게 쉽게 선택하지 못한다. 바람은 피웠지만 아직 날 사랑하는 것 같으니까... 대체 뭐가 맞는 걸까?
근래 들어 숱한 남자 친구의 바람 사연이 들어오고 있는데... 하나하나 다 답변해주기는 어렵고... 대신 당신이들이 궁금해하는 바람피운 X들의 속마음을 대신해서 들려주겠다. 욕먹을 각오하고 말해주는 거니까 잘 읽어보고 남자를 이해하든 아니면 남자와 담을 쌓든 그건 당신의 몫.
진화심리학적으로 남자란 동물은 자신의 유전자를 많이 퍼트리기 위해 세팅이 되어있고 어쩌고의 합리화는 안 하겠다. 현실적인 남자들의 본능에 대해서 구성애 씨는 이렇게 말했다. "남자들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 여자가 패딩을 입고 있어도 그 여자의 알몸을 투시해요. 남자들은 1초에도 수십 번 야한 상상을 해요."(정확히는 아니지만 뭐 비슷한 뉘앙스였다.)
믿을 수 없겠지만 진짜다. 남자란 동물이 진화를 어떻게 했든 내 알바는 아니지만 나도 남자다 보니 구성애 씨의 일침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중학교 때부터 성에 눈을 뜨고 (경험했다는 건 아냐 -_-) 여자를 보면 나도 모르게 성적인 생각이 들더라 특히나 술을 마실수 있고 대학이라는 허락된 방종의 시간이 도래하니 이건뭐 도무지 주체할 수가 없었다.
짐승이라고 욕해도 좋다. 하지만 나를 비롯해 내가 아는 모든 남자들은 이런 시기를 거치더라. 바람을 많이 피우나 안 피우느냐는 사실 그 남자의 인성을 탓이라기보다는 그 남자의 매력의 차이일 뿐, 누구나 20대 때에는 성에 집착하고 자제하기 힘들어한다. 물론 나를 비롯해 대부분의 남자들은 여자 친구가 생기면 그 열정을 여자 친구에게 쏟긴 하지만 솔직히 새로운 기회가 생기면 그 기회를 쉽게 흘려보낼 수는 없더라.
근데 재미있는 건 나이를 먹어가니까, 놀만큼 놀아서일까? 아님 이제 기력이 쇠한 걸까? 예전 같지는 않더라. 20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매번 팀을 짜서 별짓 거리를 다하고 돌아다녔지만 요즘은 친구들 만나면 "내가 죽여주는 순댓국집 찾았다 ㄱㄱ!"하게 되고 어쩌다 시끄러운 술집에 가거나 클럽에 가게 되어도 "우리가 옛날에는..."하면서 왕년 타령이나 하다가 결국 순댓국집 가더라.
어릴 때야 눈에 들어오는 게 여자 알몸밖에 없었지만 나이를 먹고 녹록지 않은 세상을 앞에 두고 이래저래 할 일이 많아지니까 여자도 눈에 잘 안 들어오더라. 가끔 여자 친구가 "오빠 어제 왜 연락 안 되었어!? 바람 폈지!?"하면 솔직히 좀 그렇더라... 내가 그렇게 할 일 없는 XX치로 보이나 싶기도 하고...
내 경험상, 그리고 내가 아는 모든 남자들을 봐도, 젊은 혈기를 자제하면서 여자들이 바라는 일편단심을 한다는 건 진짜 어렵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니 여자 말고 다른 게 보이면서 자연히 자제하게 되고 정신도 차려지더라. 그래서 상담할 때 남자 친구가 20대라고 하면 꼭 이 말을 한다. "30살 먹기 전에 남자는 그냥 짐승이야..."
30대라고 다 바람을 안 피운다는 건 아니지만 확실히 20대 때보다는 훨씬 덜하다. 또한 20대 때에는 개나 소나 바람을 피우지만 30대가 되면 대부분 여자가 아닌 일에 치중을 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연애를 원하는 여자 입장에서는 훨씬 더 낫다. 그러니 당신이 안정적인 연애를 원한다면 불같은 뜨거움은 없겠지만 미 직지 근한 30대 남자 중에서 골라 만나라. 30대 남자는 그나마 당신처럼 결혼을 생각하고 있고 자제력을 갖춘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아마 이것 때문에 바람난 남자 친구를 쉽게 못 놓는 것 같은데... 남자란 짐승은 지혜로운 여자의 상상을 뛰어넘는 모순적인 동물이다. 남자란 동물은 사랑 없이 관계할 수 있고 바람을 피워놓고도 여자 친구를 사랑할 수 있다. 말도 안 되는 말이고, 그런 남자 필요 없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남자란 동물이 그렇다.
분명 여자 친구를 사랑하면서도 친구들에게 "나 여자 친구랑 결혼할 거야!"라고 다 말해놓고도 아무렇지 않게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울 수 있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뭔가 징그럽고 역한 느낌이지만 사실 남자들 사이에서는 "남자라면 그럴 수도..."라고 받아들여진다.
바람을 피워놓고 사랑한다는 이 모순적인 말을 납득할 수 없겠지만 남자라는 게 그렇다. 남자가 그러니 참고 살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진실을 알려주고 싶은 거다.
여자들은 현 조강지처를 사귀다가 질려서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렸다고 생각하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여전히 여자 친구를 사랑하면서도 바람이라는 일탈을 저지른다. 만약 바람을 피웠다가 들킨 남자 친구가 당신에게 사랑한다며 용서를 구한다면 그를 용서할지 아니면 헤어질지는 당신의 선택이겠지만 그의 말은 진심일 거다.
뭔가 남자란 동물들은 이기적이고 양심도 없는 동물이라고 말을 한 것 같지만... 남자도 알고 보면 불쌍한 동물이다. 성욕이란 것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불완전한 존재이니 말이다. 남자라고 그런 자신의 모습이 마냥 좋은 건 아니다. 인터넷에 '성욕 억제제'라고만 검색해봐라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자신의 본능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바람피운 남자 친구를 용서하면 다시는 바람피우지 않을까? 글쎄다... 그건 확답할 수 없지만 확실한 건 살아가며 여러 가지 일들이 생기고 당신과의 신뢰가 쌓여간다면 확실히 자제력은 길러지고 바람을 피울 시간이 줄어들며 유혹도 줄어든다. 물론 어디까지나 확률이 줄어드는 것이지 100%는 없는 거다.
남자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바람은 습관이네 어쩌네 하면서 다른 남자 만나면 다 해결될 것처럼 말하지만... 글쎄다... 다른 남자라고 그렇게 다를까?
누차 말하지만 선택은 당신이 하는 거다. 이 남자가 또 바람을 피울지, 다른 남자를 만나면 그 남자는 바람을 안 피울지 사실 아무도 알 수가 없다. 다만 하나의 기준을 제시하자면 당신의 본능이 이 남자가 여자 없이는 못 사는 남자라는 판단이 섰다면 미련 없이 헤어져라. 만약 그게 아니라 어쩌다 실수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한번 눈감아 주자.
다시 말하지만 남자는 이러니 여자들이 참고 살라는 소리가 아니다.
남자는 이러니 잘 알아두고 여자들도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현실적으로 대응하라는 거다.
그래도 어쨌든... 불완전한 존재로써 여자를 힘들게 하는 건 모든 남자를 대표해서 미안하다.
그리고 남자들아 우리도 좀 변해보자! 언제까지 짐승 취급받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