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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로맨스 Apr 18. 2017

유학 다녀온 여자 친구, 혹시 동거를 했다면?

뭐든 이해할 수 없으면 어쩔 수 없는 거다.

아무리 과거를 들춰내는 게 지질하다 하더라도 내가 사랑하는 여자 친구가 과거에 동거의 경험이 있다면 어느 남자가 "우리 자기 그러면 요리 잘하겠네~?"하겠는가? 친구들이 어학연수를 다녀온 여자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할 때마다 온갖 생각에 잠기는 S군 이겠지만 동거는 절대 이해 못해!라고 하기 전에 조금만 더 따져보자. 어쩌면 이해를 해줄 수 도 있지 않을까?



뭐든 이해할 수 없으면 어쩔 수 없는 거다.

여자 친구를 만난 지 이제 1년쯤 되었는데... 친구들에게 말하지 못할 고민이 있어서 이렇게 메일을 보냅니다. 저의 여자 친구는 과거 호주에서 1년 미국에서 2년 동안 어학연수를 다녀온 경험이 있습니다. 처음 저는 영어도 곧잘 하는 여자 친구가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호주 워홀을 다녀온 친구 녀석이 워킹이나 어학연수를 온 여자들이 아무렇지 않게 동거도 하고 문란한 생활을 한다며 온갖 소리를 해댔습니다. 그 후로 괜히 여자 친구도 동거를 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진짜 여자 친구를 사랑한다면 신경을 쓰지 말아야겠지만... 


친구의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런 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내 지인들 중에서도 호주 워킹을 다녀오거나 일본에서 유학을 다녀온 친구들이 있는데, 그들의 입을 통해 들은 유학생들의 생활은 뭐랄까... 남자 유학생 입장에서는 파라다이스지만 미래의 남자 친구 입장에서는 생지옥이 따로 없었다. 정확한 팩트는 알 수 없지만 다녀온 녀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유학이나 어학연수의 경우는 좀 덜한다고는 한다던데... 


S군의 입장에서는 여자 친구가 정말 친구들의 말처럼 동거를 했었는지 대놓고 여자 친구에게 "자기야 우리 진실 게임하자~ 너 혹시 동거했었어?"하고 물어보고 싶겠지만(설마...) 그건 S군의 말 맞다나 헤어지자는 소리나 마찬가지 아닌가? 하지만 꼭 물어봐야 하는 건 아니다. 연애는 패턴이다. 여자 친구와의 연애를 통해서도 충분히 유추를 해볼 수 있다.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볼까 했지만 괜히 "XXX 한다고 다 동거했다는 건 일반화의 오류 아닌가요!?"라는 악플이 달릴까 봐... 이건 따로 연락 줘라.) 


그리고 만약 여자 친구가 동거를 했다고 해도 동거 자체는 잘못된 일은 아니다. 타지에서의 외로움 때문이 든 기타 생활적 어려움 때문이든 자연스럽게 동거를 시작했을 수도 있는 거다. 문제는 S군이 동거를 이해할 수 있냐는 거다. 남들이 뭐라 하든 다 상관없는 일이다. 나만 이해할 수 있으면 된다. 


이해는 사랑과 별개다. 사랑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고 사랑해도 이해할 수 없을 수도 있다. 사랑과 별개 이기 때문에 S군이 차분히 생각을 해본다면 여자 친구의 동거도 이해해줄 수 있는 거다. 막약 내가 S군의 입장이라면 사랑하는 여자 친구의 동거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끔찍하겠지만 성적인 것에 집중하기보다. 사랑이라는 관점에서 접근을 해보면 타지에서 누군가와 서로 의지하며 힘든 생활을 이겨냈겠구나 정도로 생각해줄 수 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도저히 이해해줄 수 없다면? 그건 답이 없다. 헤어질 수밖에...  



따질 거면 제대로 따져보자.

저는 여자 친구가 몇 년 사귄 남자 남자 친구가 있었다거나 하는 등의 과거 연애에 대해서는 아무렇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있어서 상대방이 '동거'의 경험이 있었다면 그건 얘기가 달라집니다. 여자 친구에게 동거의 경험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온갖 잡생각들이 저를 너무 힘들게 하네요... 


솔직히 S군의 말에는 심각한 모순이 있다. S군의 말대로라면 동거만 아니면 다 된다는 건가? 매일매일 클럽에 출근도장을 찍어도, 마음만 맞으면 언제든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실천에 옮겼어도 이해해줄 수 있나? 1년밖에 안 사귀었지만 여자 친구가 1년 동안 남자 친구의 자취방에서 살다시피 했어도 잠은 집만 집에서 자면 되고? 일주일에 3일 정도만 남자 친구 집에서 자고 4일은 집에서 자는 건 동거인가? 아니면 남자 친구 집에서 며칠 논건가? 


그런 식으로 따질 거면 제대로 따져라. 일단 자취를 한적은 없었는지 알아봐야 한다! 타 지역으로 학교나 회사를 다녔는지도 조사해보고, 혹시 모르니 집에서 외박을 쉽게 허용해주시는 프리 한 집안인지도 따지자! 이뿐인가? 혹시 모르니 슬쩍 여자 친구의 카드 사용내역도 조사해보며 과거 성적으로 얼마나 문란했었는지도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일요일 낮 12~1시에 해장국집에서 결제한 내역이 있다면!? 그건!?!?


과거를 따지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 지금 S군이 괴로운 건 여자 친구가 동거를 했을 수도 있어서가 아니라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이다. 여자 친구 지갑에서 S군과 사귀기 전에 결제했던 모텔 영수증이 나와도 "동거는 아니니까!"하면서 쿨할 수 있을까? 몰랐으면 편하고 지나갔을 일을 허세 심한 친구들이 괜한 말을 부풀리고 몰아가니까 괴로운 거다. 


사랑한다고 과거를 다 이해해줘야 하는 건 아니다. S군이 전지전능한 신도 아닌데 어찌 허허 너털웃음을 지으며 모두 이해해줄 수가 있겠는가? 하지만 과거보다는 현재를 보자. 현재 여자 친구가 S군에게 충실하고 예쁜 사랑을 나누고 있다면 과거는 말 그대로 과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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